[수비수의 시선] 해먼즈의 파울 트러블, 그래서 더 컸던 ‘이승현의 수비 영향력’

KBL / 손동환 기자 / 2025-10-06 09:55:59

이승현(197cm, F)이 주변 악재들을 잘 극복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울산 현대모비스의 2025~2026시즌 전력은 2024~2025시즌보다 떨어졌다. 그리고 코치였던 양동근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 이유로, 현대모비스를 향한 우려가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장점도 분명하다. 가장 큰 장점은 두터운 프론트 코트 라인이다. 중심에 서있는 이는 이승현이다.
물론, 이승현은 2025년 비시즌에야 현대모비스로 합류했다. 새로운 선수들과 합을 맞춰야 하고, 새로운 감독의 색깔에 녹아들어야 한다. 이승현의 과제도 많다는 뜻.
그렇지만 이승현은 궂은일에 특화된 빅맨이다. 또, 레이션 해먼즈(200cm, F)가 포워드 유형의 선수이기 때문에, 이승현의 버티는 수비와 골밑 수비가 더 중요하다. 이승현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노의 1옵션 외국 선수(네이던 나이트)도 포워드 유형이다. 해먼즈가 외국 선수를 막을 수 있다는 뜻. 그래서 이승현은 소노 국내 장신 자원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 다만, 도움수비를 신경 써야 한다. 해먼즈가 수비를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다.

# Part.1 : 위기

이승현은 일단 정희재(196cm, F)와 1대1을 했다. 그러나 정희재가 이정현(187cm, G)의 수비수에게 스크린을 걸 때, 이승현이 수비 범위를 넓혀야 했다. 이정현의 3점 혹은 돌파를 경계하기 위해서였다.
변수가 발생했다. 해먼즈가 경기 시작 3분 56초 만에 두 번째 파울을 범한 것. 이승현의 프론트 코트 파트너가 에릭 로메로(210cm, C)로 변경됐다. 이승현의 수비 대응 방식이 이전과는 달라야 했다.
하지만 로메로는 해먼즈보다 골밑 수비에 특화됐다. 또, 로메로의 공수 전환 속도가 꽤 빠르다. 그런 이유로, 이승현이 도움수비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속공 수비 부담 또한 덜 수 있었다.
또, 케빈 켐바오(195cm, F)의 넓은 행동 반경을 잘 제어했다. 이승현의 수비 범위도 꽤 넓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모비스의 실점 속도도 빠르지 않았다. 이승현의 수비 영향력이 분명히 컸다.
그렇지만 로메로가 나이트의 스피드를 막지 못했다. 이승현이 때로는 나이트를 막아야 했다. 이승현을 제외한 4명이 도움수비를 생각했다. 현대모비스 수비가 결국 균열을 일으켰다. 이승현은 자신의 매치업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1쿼터 종료 1분 1초 전 두 번째 파울.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 Part.2 : 대체 카드, 그러나

이대헌(196cm, F)이 이승현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부담을 조금 덜었다. 소노가 백업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파울이 급작스레 늘어났다. 현대모비스 앞선 자원들이 정희재의 볼 없는 스크린을 대처하지 못해서였다. 현대모비스의 수비가 위축됐고, 현대모비스는 2쿼터 시작 3분 45초 만에 29-25로 쫓겼다. 양동근 현대모비스 감독이 그때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이대헌이 그 후에도 뛰었지만, 현대모비스는 계속 흔들렸다. 함지훈(198cm, F)이 2쿼터 종료 3분 38초 전 코트를 밟았다. 소노전에는 처음 나섰다.
해먼즈와 함지훈, 이대헌이 동시에 코트를 밟았다. 소노의 약점을 노리려고 했다. 다만, 소노의 조합(이재도-이정현-케빈 켐바오)과 정반대였다. 스피드 열세를 극복해야 했다. 그렇지만 소노의 스피드와 돌파를 어려워했다. 계속 앞섰던 현대모비스는 35-35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 Part.3 :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승현이 3쿼터 시작하자마자 코트로 돌아왔다. 이승현의 수비 매치업은 정희재였다. 앞서 말했듯, 이승현은 정희재를 막을 때, 도움수비를 더 생각해야 한다. 정희재의 공격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하고, ‘이재도-이정현-케빈 켐바오-네이던 나이트’ 등 공격력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다.
그러나 해먼즈가 3쿼터 시작 1분 38초 만에 3번째 파울을 기록했다. 해먼즈가 나이트를 적극적으로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승현이 다시 한 번 나섰다(해먼즈는 이때 도움수비수 역할을 했다). 나이트의 백 다운을 온몸으로 버텼다. 비록 나이트에게 골밑 득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나이트의 힘을 잘 뺐다.
소노가 김진유를 투입하자, 이승현은 김진유에게 붙었다. 그리고 해먼즈를 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먼즈는 3쿼터 종료 4분 37초 전 4번째 파울을 범했다. 그러나 이승현과 로메로가 림 부근에서 잘 버텼다.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3쿼터 한때 59-45까지 앞섰다. 좋은 흐름 속에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공격도 해결사

현대모비스가 61-50으로 4쿼터를 시작했다. 꽤 큰 점수 차였다. 그렇지만 이승현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있는 힘을 쥐어짜내, 최대한 끝까지 로테이션 수비를 해냈다. 그 결과, 정희재의 3점을 무위로 돌렸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원활하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수비에 악영향을 미쳤다. 공수 모두 해내지 못한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4분 30초 전 67-63으로 쫓겼다. 승리를 더 이상 장담할 수 없었다.
이승현의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높아야 했다. 현대모비스가 공격권을 쥐었기에, 이승현은 공격력부터 끌어올려야 했다. 공격 진영에 선 이승현은 켐바오에게 백 다운을 했다. 그 후 페이더웨이. 69-63으로 급한 불을 껐다.
이승현이 급한 불을 끄자, 미구엘 옥존(182cm, G)의 장거리포가 터졌다. 장거리포를 작렬한 현대모비스는 경기 종료 2분 15초 전 두 자리 점수 차(75-65)로 달아났다. 그제서야 승기를 잡았다.
이승현도 현대모비스 소속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내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비 지배력을 발휘했기에, 값진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특히, 해먼즈 없는 상황을 극복해, 이승현의 영향력이 더 크게 다가왔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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