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더 짙어질 ‘노란 물결’, 중심에 설 ‘청주의 여제’
- WKBL / 손동환 기자 / 2026-07-11 22:32:25

여제가 돌아왔다. 돌아온 여제는 청주 KB의 V3에 기여했다. 가치를 인정받은 여제는 2026 WKBL FA에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KB의 절대 에이스인 박지수의 이야기다.
환영받은 복귀, 그러나...
박지수는 2024~2025시즌에 WKBL을 비웠다. 튀르키예리그의 갈라타사라이에서 뛰었기 때문. WKBL보다 한 단계 높은 선수들과 뛰었다. 그 곳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박지수는 1년 만에 KB로 돌아왔다. 그러나 KB로부터 격한 환영을 받았다. 박지수가 복귀한 것만으로도, KB는 우승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
그렇지만 박지수는 2025~2026 정규리그에 순탄치 않았다. 생각만큼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동료들의 활약을 꽤 긴 시간 동안 지켜봐야 했다. 동료들의 선전에 박수를 쳤지만, 마음 놓고 웃을 수 없었다. 팀이 필요로 하는 만큼, 박지수가 뛰지 못해서였다.
1년 만에 KB로 돌아왔습니다. 연습체육관으로 돌아왔을 때 느꼈던 감정을 말씀해주신다면?
어렸을 때부터 운동했던 곳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봤던 동료들과 재회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진 못했던 것 같아요. 다만,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을 보면서, ‘올해 슬로건이 달라졌구나’라는 느낌만 받았던 것 같아요(웃음).
KB로부터 기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전 경기를 뛰지 못하셨어요. 출전 시간도 이전 같지 않았고요.
(박지수는 2025~2026 정규리그 24경기를 뛰었다. 박지수의 정규리그 평균 출전 시간은 23분 21초였다)
감독님과 구단에서 저를 배려해주셨고, 저 역시 출전 시간에 욕심내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몸도 빨리 올라오지 않았죠. 게다가 부상이 연달아 발생했고요.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송)윤하랑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어요. 제 자리를 잘 메워줬죠. 그렇기 때문에, 팀적으로 더 단단해졌던 것 같아요.
부상을 많이 겪었음에도, 페이스를 점점 끌어올렸습니다. KB는 2025~2026 정규리그 우승(21승 9패)을 차지했고요.
2023~2024시즌만큼은 아니었지만, 자신감을 회복했어요. 체력도 좋았고, 몸놀림도 괜찮았죠. 그렇지만 속상했어요. 발목을 다쳐, 챔피언결정전에 뛰지 못했거든요.

위에서 살짝 이야기했듯, 박지수의 퍼포먼스가 조금씩 나아졌다. KB도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좋은 흐름 속에 플레이오프로 나섰다.
KB의 상대는 아산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4위(13승 17패)로 플레이오프에 간신히 올랐지만, KB는 안심할 수 없었다. 2023~2024 챔피언결정전에서 1승 3패를 기록한 적 있기 때문.
그래서였을까? 박지수를 포함한 KB 선수들은 1차전부터 우리은행을 압도했다. 단 3번의 경기 만에 챔피언결정전으로 진출했다. 2년 전의 아픔을 완벽히 지웠다. 동시에, ‘V3’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플레이오프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2년 전에 우리은행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렀어요. 그때 졌기 때문에, 2년 전과 다른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그렇게 생각했죠.
박지수 선수의 플레이오프 평균 출전 시간은 22분 34초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20.7점 9.7리바운드(공격 4.7) 2.3어시스트 1.0블록슛 1.0스틸을 기록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부터 페이스를 올렸어요. 컨디션과 퍼포먼스 모두 좋았죠. 다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고 해서,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KB 역시 2023~2024 챔피언결정전의 아픔을 지웠습니다. 박지수 선수의 기쁨이 더 컸을 것 같아요.
‘KB와 우리은행의 격차가 너무 컸던 거 아냐?’라고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희는 그걸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어요. 이기는 것만 생각했죠. 또, 하나된 KB를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챔피언결정전을 남겨뒀기에, 마음을 계속 단단하게 먹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그리고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를 동시에 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를 기분 좋게 마쳤던 것 같아요.

KB는 챔피언결정전을 여유롭게 준비했다. 그런데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박지수가 팀 훈련 중 발목을 다친 것. 복귀를 계속 타진했으나, 박지수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 직전에도 팀원들과 훈련하지 못했다.
KB는 결국 박지수 없이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기로 했다. 전력의 절반 없이 통합 우승을 노려야 했다. 박지수는 초조함 속에 팀원들을 지켜봤다.
하지만 KB는 박지수 없이도 강했다. 단 3번의 경기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박지수도 팀원들과 우승 세레머니를 했다. 최악의 변수를 최고의 결과로 극복했다.
챔피언결정전 직전 발목을 다쳤습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했기 때문에, 발목 부상을 꽤 경험했어요. 그렇지만 이번 부상은 이전과 완전 달랐어요. 고통이 계속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소리 지르며 울었던 것 같아요. 제가 너무 크게 울어서, 체육관이 싸해졌던 기억이 나요(웃음). 제가 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팀원들도 당황했던 것 같아요. 사실...
사실...
저는 기억이 안 나는데,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더라요(웃음). 그리고 제가 다치고 나서, ‘정말 큰일났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선수들도 우승한 후에야 “저희도 ‘큰일났다’ 싶었어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박지수 선수가 없었지만, KB는 ‘V3’를 달성했습니다.
저희가 2020~2021시즌에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전을 했어요. 그때는 5차전 끝에 패했어요. 힘들게 뛰었던 기억만 남아있었죠.
하지만 제가 뛰지 않고도, 저희 팀이 이번에 우승했어요. ‘나도 이런 경험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웃음). 그래서 팀원들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또, 미안했어요. 동료들이 시리즈 내내 한 명의 빈자리를 필사적으로 메웠거든요.
박지수 선수가 있었다면, KB는 더 압도적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반대예요(웃음). 물론, 제가 뛰어도, 저희 팀은 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제가 있었다면, 삼성생명이 저를 더 철저히 준비했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챔피언결정전을 뛰었다면, 저희는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것 같아요.

박지수는 2025~2026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를 맞았다. 모든 구단과 계약할 수 있는 2차 FA. 박지수가 발목 수술을 해야 했음에도, 박지수를 향한 러브 콜은 강했다. 박지수만한 ‘전력 보강 수단’이 존재하지 않아서였다.
그래서 박지수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박지수는 KB에 남기로 했다. ‘계약 기간 2년’에 ‘2026~2027 연봉 총액 5억 원’의 조건으로 KB와 재계약했다. 2026~2027시즌에도 청주체육관의 노란 물결을 등에 업을 수 있다.
2025~2026시즌 종료 후 FA를 맞았습니다. 2차 FA였기에,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2차 FA가 되면, 좋을 줄 알았어요(웃음). 행복한 고민을 할 줄 알았죠. 하지만 다른 2차 FA들이 왜 사소한 일에도 예민했는지, 저도 알 것 같아요(웃음). 그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어떤 걸 가장 고민하셨나요?
2025~2026시즌 시작할 때부터 좋지 않았어요. 몸 상태가 그랬죠. 그러다 보니, ‘나한테 줄 수 있는 동기가 뭘까?’라는 의문을 품었죠. 그래서 ‘동기 부여’가 저에게 가장 중요했어요.
물론, 다른 분들은 ‘출전 시간도 줄었고, 챔피언결정전도 뛰지 않았잖아. 그리고 우승한 거면, 이번 시즌을 편하게 보낸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렇지만 저는 데뷔 후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그러다 보니, ‘동기 부여’를 더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래서 타 팀으로의 이적을 고민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협상 기간이 길어졌던 것 같아요(웃음).
고민의 끝은 ‘KB’였습니다.
저희 팀의 구성이 달라졌어요. 또, 제가 뛰지 않았음에도, 저희 팀이 우승을 했어요. 그리고 제가 연속 우승을 해보지 못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KB에 10년 있는 동안, 저희 팀의 우승 횟수가 3번 밖에 없어요. 그 중 1번은 뛰지를 못했고요.
그런 것들이 KB에 남아야 할 동기 부여로 작용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건강한 박지수’ 그리고 ‘더 강해진 박지수’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KB를 선택했어요. 또, 저희 KB가 제 몸 상태를 잘 알고요(웃음).
마지막으로 KB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내가 타 팀 선수로 청주체육관에 올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청주 팬들은 저희 KB 선수들의 자부심입니다. 저희 팀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희 선수들 모두 팬들에게 매번 감사해요.
제가 KB를 떠날 거라고 생각한 분들도 많으실 거예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기다려주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더 커요. 그래서 다가올 시즌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더 단단하게 다지고, 리더로서 팀을 더 강하게 이끌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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