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정인덕이 써온 성장 드라마, 그리고 LG와 함께 할 시간들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6-08-04 09:33:39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6년 7월호에 게재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은퇴했던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선수는 코트를 너무 그리워했다. 지푸라기를 짚은 심정으로 원 소속 구단에 요청했다. 돌아온 그 선수는 누구보다 노력했다.
노력의 결과물이 나왔다. 결과물은 FA(자유계약) 조건과 결부됐다. 그래서 그 선수의 이야기는 드라마 같았다. 이는 모두 정인덕(창원 LG)의 이야기다.

드라마의 시작
정인덕은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6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송도고와 중앙대를 졸업했고, 신장을 갖춘 슈터로 평가받았다. 나쁘지 않은 재목이었다.
그러나 정인덕은 2017~2018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농구장을 완전히 떠났다. 그리고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팬들에게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정인덕은 농구를 갈망했다. 2021년 6월 연습생 신분으로 LG에 돌아왔다. 어느 때보다 더 땀방울을 많이 흘렸다. 그 결과, 조상현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았다. LG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인덕은 LG의 주전을 꿰찼다. 2024~2025시즌에는 LG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그렇게 드라마를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조상현 감독한테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된 포인트가 있을 건데요.
조상현 감독님께서 D리그 경기들을 챙겨보셨어요. D리그에서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많이 기울이셨죠. 그러다 보니, 저도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기회를 얻었을 때 너무 감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부터 해내자’라고 다짐했어요. 그런 다짐이 기회를 얻은 포인트와 연결됐던 것 같아요.
성장을 계속 했고, LG의 주전 포워드로 도약했어요.
긴 시간을 뛰다 보니, 책임감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팀에 도움을 더 줘야 했죠. 주전들은 ‘승리’에 더 집중해야 하니까요.
2024~2025시즌에는 ‘창단 첫 우승’의 멤버로 거듭났습니다.
LG의 창단 첫 우승이자, 저의 프로 인생 첫 우승이었어요. 그리고 은퇴를 번복한 후, 우승을 해냈어요. 그래서 더 의미 있고, 더 기뻤어요. 뿌듯하기도 했고요.
우승을 확정한 직후에는 어떤 마음을 가지셨나요?
말씀 드린 대로, 너무 좋았어요. 또, 눈물을 안 흘릴 줄 알았는데, (양)준석이랑 (유)기상이의 눈물을 봤어요. 그래서 저도 눈물을 흘렸죠. 다들 고생한 걸 알았으니까요. 또, ‘힘든 걸 마쳤다’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꾸준함 그 자체
정인덕은 팀원들과 함께 정상에 올랐다. 어느 때보다 주목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보다 2024~2025시즌을 늦게 마쳤다. ‘60일 단체 훈련 금지 규정’으로 인해, 비시즌 훈련을 길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인덕은 몸 관리를 잘했다. 2024~2025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을 해냈다. 2025~2026 정규리그에서 평균 25분 28초 동안, 경기당 5.5점 2.4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당 1.1개의 3점을 꽂았고, 약 44%의 3점슛 성공률을 달성했다.
정인덕의 보이는 수치는 그렇게 높지 않았다. 3점슛을 제외하면 그랬다. 하지만 정인덕은 수비와 박스 아웃 등 궂은일을 많이 했다. 정인덕의 보이지 않는 기여도가 LG에 전해졌고, LG는 2013~2014시즌 이후 1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정인덕은 데뷔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2025년 비시즌은 짧았습니다. 몸 만드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저희 팀은 우승 직후 BCL(FIBA에서 주최하는 ‘Basketball Champions League’)에도 나가야 했습니다. 저는 그때 고관절을 다쳤어요. 이전보다 몸을 제대로 만들 수 없었죠. 여러모로, 많이 부족했어요. 그게 시즌까지 이어졌던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정인덕 선수는 코트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두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전 경기를 뛰었어요.
부상은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안 다치게끔, 몸을 관리했습니다. 가족과 동료들을 떠올리며, 더 열심히 하려고 했죠. 그래서 부상 없이 잘 뛰었던 것 같아요. 다만,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전 경기 출전’을 떠올렸을 때, 저 스스로 ‘강하다’라는 뿌듯함을 느꼈어요(웃음).
은퇴했을 때만 해도, 이런 기록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사실 은퇴를 번복했을 때에는 ‘정규리그 엔트리에라도 들어가자’라고 생각했고, 그 후에는 ‘1초만 뛰자’라고 다짐했습니다. 목표를 조금씩 상향 조절하다 보니, 좋은 기록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3점슛 지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동료들이 제 찬스를 잘 봐주고, 아셈 마레이 선수랑 칼 타마요 선수는 리바운드를 너무 잘 잡아줬습니다. 또, 제가 한정된 롤(‘슈팅’과 ‘수비’)을 수행해야 해, 저는 과감하게 던졌어요. 그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아요.
데뷔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하셨는데요.
물론, 플레이오프 우승도 정말 어려워요. 그렇지만 정규리그 우승 같은 경우, 팀 전체가 6개월 동안 좋은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해요. 부상자도 나오지 않아야 하고요. 그래서 더 쉽지 않았고,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예상치 못한 결과
LG와 정인덕 모두 승승장구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2주’라는 공백기와 마주했음에도, 걱정하지 않았다. 2022~2023시즌부터 4시즌 연달아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고,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자부심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고양 소노였다. LG 특유의 탄탄한 방패가 장착됐음에도, LG는 소노의 상승세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규리그 5위였던 소노에 스윕패.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4강 플레이오프를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소노와 SK의 6강 플레이오프부터 지켜봤습니다. 저는 그때 케빈 켐바오 선수를 연구했죠. 켐바오 선수가 빠른 슛 타이밍과 속공 능력을 갖춰, 저는 그 점에 집중했어요. 켐바오 선수의 장점을 줄여야 했거든요.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한때 15점 차까지 앞섰습니다. 그렇지만 1차전을 내줬는데요.
전반전에 잘했지만, 후반전에 밀렸어요. 그렇지만 저희는 이제 1차전을 마쳤고, 2차전 또한 홈 팬 앞에서 할 수 있었어요. 허무하기는 했지만, 다들 “잘해보자”라고 다짐했어요.
2차전 역시 14점 차까지 치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패배를 당했어요.
그래도 희망을 지니려고 했어요. 고양에서 이기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에, 3차전을 잘 준비하려고 했죠. 물론, 분위기가 다운되기는 했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가 두 경기 모두 졌으니까요.
4강 플레이오프를 허무하게 마쳤습니다.
말씀해주신 대로, 허무했습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팬 분들에게 너무 죄송했어요. 그렇지만 좌절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다가올 시즌을 떠올리며, ‘더 연구하고 더 준비해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LG를 위하여
정인덕은 2025~2026시즌을 아쉽게 마쳤다. 하지만 쉴 틈 없었다. FA 시장이 정인덕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정인덕은 숨겨진 대어였다. 그러나 정인덕은 빠르게 소식을 알렸다. ‘계약 기간 4년’에 ‘2026~2027 보수 총액 3억 5천만 원’의 조건으로 LG와 재계약한 것.
사실 정인덕은 2025~2026시즌에 3억 원을 받았다. FA 프리미엄을 더 기대할 법했다. 그런 걸 감안하면, LG의 이번 계약 조건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인덕은 LG에 남았다. ‘감사’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두 번째로 FA를 맞이했습니다. 숨겨진 대어로 분류됐는데요.
좋은 평가가 나왔다는 게, 저로서는 너무 감사했어요. 그렇지만 다른 팀의 연락을 받기 전에, LG랑 계약했습니다. 돈을 1순위로 여기지 않았거든요. 또, 최저 연봉(3,500만 원)을 받던 제가 10배의 보수 총액을 기록한 거라, 그런 생각이 더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LG 선수로서는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가장으로서는 경제적인 여건 또한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아내와의 소통이 더 필요했을 것 같아요.
제가 농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내는 저를 많이 도와줘요. 또, 제 생각을 늘 지지해주고요. 무엇보다 저의 행복을 가장 많이 생각해줍니다. 이번 FA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내가 저의 생각을 지지해줬기에, 제가 LG와 계약을 잘 마쳤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LG는 정인덕 선수한테 어떤 의미인가요?
앞서 계속 말씀 드렸듯, 은퇴를 한 적 있습니다. 그리고 LG 관계자 분에게 “코트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LG는 그런 저를 받아줬어요.
제가 LG로 돌아온 후, 저는 ‘데뷔 첫 플레이오프 우승’과 ‘데뷔 첫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했어요. LG와 많은 걸 같이 이루는 것 같아요. 그래서 LG가 저한테는 남다른 것 같고요.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신다면?
LG가 구단 역사상 통합 우승을 해보지 못해, 저는 ‘LG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기여하고 싶어요. 물론, 제 뜻대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 LG의 통합 우승에 힘을 싣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모든 경기에 나서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세바라기(LG 팬덤)’ 분들께서는 LG와 저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번 시즌에 세바라기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어요. 너무 죄송했어요. 그렇지만 저희의 농구는 앞으로도 이어질 거니, 세바라기 분들의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KBL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