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한 스태프의 요점 정리, 막혀버린 배혜윤

WKBL / 손동환 기자 / 2020-01-24 10:02:57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배혜윤을 잘 막았다”


청주 KB스타즈는 지난 2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용인 삼성생명을 69-64로 꺾었다. 6연승을 질주했다. 그리고 단독 1위(16승 5패)로 대표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았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경기 전 “우리가 삼성생명한테 4전 전승을 거뒀지만, 2~4라운드는 사실상 진 경기였다. (배)혜윤이를 막지 못한 게 컸다. 혜윤이가 물이 올랐는데,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며 배혜윤(183cm, C)을 경계했다.


배혜윤은 김한별(178cm, F)과 함께 삼성생명의 핵심. 김한별이 메인 볼 핸들러로서 템포를 조절한다면, 배혜윤은 페인트 존과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점수를 적립한다.


안덕수 감독의 말대로, 배혜윤의 득점력이 물 올랐다. 배혜윤은 이번 시즌 평균 16.95점으로 득점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선수 득점 1위.


배혜윤의 활동 반경은 그렇게 넓지 않다. 운동 능력도 뛰어난 편이 아니다. 빅맨치고 키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발을 워낙 잘 쓴다. 스텝만으로 상대 수비를 공략할 수 있다. 페이더웨이와 상대 블록슛에 따른 타점 조절 등 마무리 동작도 다양하다. 그래서 배혜윤을 막는 건 꽤나 까다롭다.


안덕수 감독이 고민할 만했다. 매치업이 어려웠다. 김한별-비키바흐(193cm, C)까지 있기에, 더욱 그랬다. 박지수(196cm, C)는 활동 반경과 스피드에서 배혜윤을 막는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박지수와 배혜윤이 맞선다면, 비키바흐의 높이를 감당할 KB스타즈 자원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카일라 쏜튼(185cm, C)이 배혜윤을 막자니, 김한별을 막을 KB스타즈 선수를 맞추는 게 어렵다.


안덕수 감독의 선택은 강아정(180cm, F)이었다. 강아정이 어느 정도 버텨준다는 가정 하에, KB스타즈 특유의 함정수비를 선택했다. 상대 볼 흐름을 베이스 라인에서 몬 후, 베이스 라인에서 함정수비. 일명 ‘잼비’였다.


KB스타즈의 선택은 적중했다. KB스타즈는 베이스 라인으로 볼을 몬 후, 빠르게 협력수비를 시행했다. 반대편에서의 로테이션 속도도 나쁘지 않았다.


배혜윤의 득점을 ‘11’로 묶었다. 2쿼터 이후에는 ‘4’로 막았다. 배혜윤의 야투 성공률은 40%(2점 : 4/9, 3점 : 0/1)에 불과했다. 2쿼터 이후 야투 성공률은 약 14%(2점 : 1/6, 3점 : 0/1에 불과했다.


배혜윤이 막히자, 삼성생명의 공격 흐름도 엇갈렸다. 실타래가 엉킨 듯했다. 삼성생명은 마지막까지 KB스타즈를 위협했지만, 박지수(196cm, C)와 카일라 쏜튼(185cm, C)을 앞세운 KB스타즈에 한계를 보였다.


안덕수 감독은 경기 후 “배혜윤을 중요할 때 잘 막았다. 후반부에 잘 막았다는 뜻이다. 준비한 수비 중 1~2개가 안타까운 건 있었지만, 그런 건 어쩔 수 없는 거다. 발이 무거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볼 사이드와 반대 사이드에서 잘 움직여줬다”라며 ‘배혜윤 봉쇄 전략’에 만족도를 표했다.


결과가 전략의 효율성을 말해준다. 그러나 준비 과정 역시 중요하다. 철저한 준비 없이, 결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KB스타즈는 매 경기 공수 포인트를 칠판에 적는다. 안덕수 감독이 2년 전부터 멘탈 트레이너(최옥숙 심리학 박사)에게 주문하는 부분. 안덕수 감독이 주문하는 걸, 멘탈 트레이너가 칠판에 기재한다. 아니면, 멘탈 트레이너가 알아서 칠판에 적는다.


많은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경기 요점’을 주문한다. 그러나 말로 주문하는 건 순간일 뿐이다. 조그만한 칠판에 요점을 적으면, 선수들이 경기 내내 핵심을 인지할 수 있다. 핵심 주문 사항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김병천 KB스타즈 사무국장은 “최옥숙 박사님께서 온 지 4년 정도 되셨는데, 감독님께서 박사님한테 2년 전부터 요점 전달에 관해 말씀을 해주셨다. 박사님께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고민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이 원하는 요점을 간단명료하게 선수들에게 전달해준다. 팀에 많은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며 멘탈 트레이너의 팀 내 비중을 말했다.


물론, 결과론이다. 그러나 결과는 과정 없이 나오지 않는다. KB스타즈는 매 경기 최고의 결과를 내고 싶었고, 매 경기 최고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칠판에 요점을 적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그 결과, KB스타즈는 이번 시즌 팀 최다 연승을 달성했다.


사진 = 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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