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향한 기대와 우려, 허예은은 이제 시작이다

WKBL / 손동환 기자 / 2020-01-10 06:21:52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우선 1군 무대에 나서고 싶어요”


상주여고 허예은(165cm, G). 허예은을 처음 본 건 2019년 5월 김천에서 열린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였다.


상대가 어딘지 기억은 안 난다. 그러나 허예은의 플레이는 기억난다. 허예은은 코트에 선 10명 중 가장 작았다. 하지만 임팩트는 가장 컸다. 양손 드리블-양손 패스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고, 어느 손으로든 크로스오버 드리블이 가능했다. 또래들이 보지 못하는 패스 길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허예은의 활약을 업은 상주여고는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허예은이 지난 9일 2019~2020 WKBL 신입선수 트라이아웃과 선발회에 나섰다. 트라이아웃 무대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잠깐씩 나서도, 제 기량을 보여줬다. 상황에 따른 패스 경로 설정, 수비수의 타이밍을 빼앗는 날카로운 돌파로 많은 관계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6개 구단 코칭스태프 모두 “(허)예은이만큼 센스를 지닌 자원이 없다. 그렇게 농구를 알고 기술 좋은 가드가 당분간 나오지 않을 거다. 가드가 없는 팀에서는 즉시 전력으로 나설 수 있다”며 허예은의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시즌 내내 “1순위가 나온다면 무조건 허예은을 뽑을 거다”며 허예은의 합류를 기대했다. 안덕수 감독의 바람이 컸는지, KB스타즈는 4.8%의 확률을 뚫고 허예은을 뽑았다. 안덕수 감독은 포효했다. 기쁨을 만끽했다.


선발 후 “예은이를 꾸준히 봐왔다. 너무 뽑고 싶었던 선수다. 우리 팀을 위해 준비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상당히 기분이 좋다. 어시스트 능력도 좋고, 코트 밸런스를 읽을 줄 아는 선수다. 우리 팀에 좋은 빅맨과 달릴 수 있는 슈터도 있어서, 예은이가 여기에 걸맞는 활약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허예은 역시 “팀에서 내 이름을 박힌 유니폼을 전해주셨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감독님께서 (박)지수 언니를 뽑으셨을 때, 절을 한 걸로 기억난다. 이번에도 1순위 지명권을 보유했을 때 너무 좋아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안덕수 감독의 기대를 감사히 여겼다.


허예은은 분명 슈팅과 돌파, 패스 센스를 모두 갖춘 가드다. 그러나 키가 작고, 체구가 너무 왜소하다. 슈팅 거리도 그렇게 길지 않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 상주여고 시절, 동료의 부재로 홀로 농구하는 날이 많았다. 프로에서 가장 가다듬어야 할 점이다.


하지만 허예은은 “농구는 5명이 하는 거다. 당연히 나 혼자 해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 때는 혼자 하는 면이 있었는데, 프로에서는 더욱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 장점은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알고 있었다.


이어, “좋은 슈터 언니들이 많고, (박)지수 언니라는 최고의 센터가 있다. 쏜튼이라는 외국선수 역시 확실한 득점력을 갖췄다. 내가 코트에 들어가게 된다면, 언니들의 득점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팀 내에서의 자기 역할을 서술했다.


또한, “몸싸움이 약하다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나 스스로도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에 가서는 무조건 체력과 힘을 보강해야 한다. 프로에서는 볼 있는 상황이든 아니든 몸싸움이 많다. 거기에 밀리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필수 요건으로 생각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KB스타즈는 허예은의 적응을 도울 지원군이 많다. 우선 심성영(165cm, G). 심성영은 허예은처럼 낮은 신장으로 고생했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확립했다. KB스타즈에 없어서는 안되는 야전사령관.


허예은은 “(심)성영 언니가 뛰는 걸 관중석에서 봤을 때, 언니가 키는 작지만 못 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가까이 있으면서 언니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고 싶다. 언니가 힘들어할 때, 내가 언니한테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수(196cm, C)와 카일라 쏜튼(185cm, C)은 허예은의 기를 살려줄 수 있는 선수다. 박지수는 WKBL 최고의 빅맨이고, 쏜튼은 WKBL 최고의 득점 자원 중 1명. 허예은의 패스 센스와 좋은 궁합을 이룰 수 있다.


허예은은 “(박)지수 언니와 함께 뛰는 건 영광이다. 지수 언니 쪽에서 파생되는 찬스가 많은 것 같았고, 나는 언니가 쉽게 농구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주고 싶다. 쏜튼은 잘 달리는 선수인데, 나도 빠른 농구를 좋아해서 거기에 잘 맞게 주고 싶다. 물론, 팀에서 정한 전술대로 수행하는 게 먼저다”며 박지수-쏜튼과의 호흡을 기대했다.


강아정(180cm, F)-최희진(180cm, F) 등 속공 가담에 능한 슈터 역시 허예은을 도울 수 있다. 허예은은 “너무 좋은 슈터 언니들이다. 내가 패스만 잘 해준다면 끝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언니들이 조금이라도 빠르고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도록, 패스를 타이밍과 위치에 맞게 잘 줘야 한다”고 말했다.


KB스타즈 동료와 관련한 질문을 했다. 허예은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KB스타즈 선수로서 많은 준비를 한 듯했다. 기쁜 감정이 가장 컸다. 좋은 언니들과 함께 한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본인만 잘 한다면, 언니들이 해결해줄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허예은의 목표는 소박했다. 허예은은 마지막으로 “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구체적인 목표가 없지만, 코트에 나가면 열심히 뛰려고 한다. 일단 1군 무대에 나서고 싶다”며 ‘1군 데뷔’를 목표로 했다.


허예은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기대만큼 우려도 많이 듣고 있다. 그렇지만 허예은은 자신을 향한 기대와 우려 모두 알고 있다. 해야 할 일 역시 그랬다. 끝없는 연구와 끝없는 연습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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