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나 ‘코스프레’ 이주연, 그녀의 앞날이 기대되는 이유
- WKBL / 김우석 기자 / 2019-01-26 1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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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김우석 기자] “저렇게 투박할까? 무리 좀 안 하면 좋을 텐데. 운동 능력이 참 아까워”
삼성생명 에이스로 성장하고 있는 박하나가 신인 시절 자주 듣던 이야기다. 박하나는 2008 WKBL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부천 신세계(현 KEB하나은행)을 통해 데뷔했고, 2013-14시즌까지 뛰었다. 하지만 전체 2순위에 걸 맞는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6년을 보낸 후 FA를 통해 삼성생명으로 이적했다.
평균 득점이 4.1점에 불과했다. 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 좋은 운동 능력과 잠재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장면을 많이 노출, 여론과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받았다.
삼성생명으로 이적 후 평균 11.46점을 기록하며 다른 모습을 보였던 박하나는 시즌을 거듭할 수록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고, 이번 시즌 완전히 유연한 모습을 장착하며 삼성생명 백 코트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누구도 박하나 플레이에 대해 아쉬움을 던지는 이는 없다. 물 오른 수비력에 더해진 안정적인 공격 운영 그리고 침착함 가득한 슈팅력이 그를 둘러싼 실력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기록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녀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 과정에 안정감은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
자유투 성공률만 78.8%에서 83.1%로 소폭 상승했을 뿐, 다른 공격 지표는 모두 조금씩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박하나를 둘러싼 평가는 '불안'에서 완전히 ‘믿음’으로 바뀐 모습이다.
그런 박하나의 전철을 밟아가는 선수가 있다. 바로 3년 차를 지나고 있는 삼성생명의 미래 이주연이다.
이주연은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13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뒷받침했다. 팀은 박하나(21점 4어시스트), 김한별(23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 활약을 더해 84-77로 승리했다. 3위 싸움에서 한 걸음 달아날 수 있는 귀중한 승리였다.
이날 이주연은 선발로 나선 윤예빈과 1쿼터 후반 교체 투입된 후 32분 08초 동안 경기에 나섰다. 고비마다 득점을 만들었고, 박혜진 등과 매치 업 집중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되었다. 특히 4쿼터, 초반 자신에게 주어진 오픈 3점슛 찬스를 성공시킨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날 침착함과 안정감 그리고 효율성을 보여준 박하나와 함께 승리를 만들어낸 이주연의 활약이었다.
게임 후 이주연은 “준비하게 잘 되었다. 이기자는 마음이 컸다.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을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한 후 커리어 하이에 대해 “점수를 많이 넣어서 좋다기 보다는 이겨서 좋다. 하자는 생각보다는 언니들이 공격하다 몰리니 찬스가 난다기 본다. 열심히 뛰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연의 이전 커리어 하이 득점 역시 우리은행 전에서 기록한 12점이었다. 우리은행 킬러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우리은행은 통합 6연패를 거둔 강 팀이다. 3년 차에 입장에서 쉽지 않을 듯 했다. 이주연은 이에 대해 “우리은행과 할 때마다 감독님께서 ‘부담 갖지 말고 자신 있게 하라’는 주문을 하신다. 딱히 언니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 몸이 반응하는 것 같다. 이제 극복했다.”고 말했다.
이주연은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그녀의 플레이에는 활기와 열정이 가득하다. 에너지와 열정에는 세기가 부족하다. 박하나의 신인 시절이 딱 그랬다. 임근배 감독 역시 비슷한 의견은 내놓곤 한다. 임 감독은 “열정은 아주 좋다. 열심히 한다. 아직 수비와 세기는 다듬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주연은 이제 세기가 필요한 셈이다. 본인 역시 인지하고 있었다.
이주연은 “경기 뛸 때는 찬스 같아서 던진다. 차분하게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복기를 해보면 그렇지 않은 장면이 많다. 그래서 안 해야지 생각을 하고 있다. 혼자 바쁘게 하고 있다. 이제 신인이 아니다 고쳐야 한다. 수비에 대해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정면으로 막아야 한다. 뚫리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나마 오늘은 조금은 해낸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그래도 이주연 플레이에는 아직 열정과 투박함이 뒤엉켜 있다. 박하나 신인 시절과 다르지 않은 모습들로 가득하다. 그런 이주연이 조금씩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생명 입장에선 반갑기 그지 없는 일이다.
박하나와 이주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하나는 “(이)주연이가 초반에 조금 잘했는데, 중반 라운드 되면서 조금 헤매고 있어요. 그래서 (배)혜윤 언니랑 굉장히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아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거여요. 둘이서 ‘그 몸을 갖고 머를 못하냐’를 중심으로 엄청 이야기를 했거든요. 연습 때 주연이하고 부딪히면 돌이랑 부딪히는 느낌이 들어요. 몸과 근육이 정말 좋아요. 상,하체가 정말 좋아요. 이렇게 밸런스 가진 선수가 정말 드물어요. 그래서 혜윤 언니하고 ‘너는 모든 걸 다 가졌다, 생각이 많았던 게 독이 되었던 것 같다, 경기장 밖에서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경기에 들어가서는 간단히 해야 한다 등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죠. 근데 경기에 들어가면 생각이 많아지는 거 같아요. 장점이 줄어 드는 거죠.”라고 말했다.
박하나는 이주연 칭찬에 대해 멈추지 않았다. “주연이가 1대1 수비가 엄청 좋아요. 공격에서 드라이브 인이 장점이죠. 근데, 경기에 나서면 정신만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엄청 잔소리를 했죠. 그래서 혜윤 언니랑 저 사이에 앉혀놓고 ‘이 기센 언니들 사이에서 생각 좀 해봐라’라고 하기도 했어요. 스트레스 받고 속상했는지 울고 그랬어요.”라며 이주연과 밀당을 하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또, 박하나는 “예빈이도, 주연이도 잘해야 우리가 도움이 되죠. 팀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헤매고 있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어린 선수들 들어오면 확실히 득점에 욕심이 나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어요.”라고 말했다.
한참을 이야기한 박하나는 드디어 자신의 어린 시절에 이주연을 대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 어릴 때와 비슷해요. 정신 없는 거나 드라이브 인해서 수비 있어도 던지는 거나, 참 비슷한 점이 많아요. 신세계 때 정인교 감독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수비를 못해서 플레잉 타임을 많이 줄 수 없다.’라고 하셨죠. 주연이도 수비먼저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도 이제 좀 깨달았거든요. 그래도 주연이가 나 어릴 때 보다는 잘하는 것 같아요. 어쨌든 너무 잘해서 기특해요.”라며 칭찬은 놓치지 않았다.
삼성생명 가드 진은 박하나를 필두로 이주연과 윤예빈으로 이어지는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다. 박하나는 날이 갈수록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고, 이주연과 윤예빈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농구 명가로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날은 멀지 않은 듯 하다.
사진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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