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포트] 김단비 의존증 탈출...그러나 끝이 너무 아쉬웠던 신한은행

WKBL / 이성민 / 2018-12-15 19:18:54

[바스켓코리아 = 이성민 기자] 김단비 의존증에서 탈출하는 듯 했다. 하지만, 끝이 너무나도 아쉬운 신한은행이었다.


인천 신한은행은 15일(토) 용인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 78-80으로 패배했다.


올 시즌 시작 전부터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김단비 의존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을 버릇처럼 해왔다. 이를 위해 국가대표 출신 가드 이경은을 영입, 고른 활약을 통한 승리를 바라봤다.


신한은행은 2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김단비 의존증에 깊이 빠져있었다. 김단비는 팀 내 득점, 어시스트 모두 1위를 마크했다. 김단비가 막히면 팀 경기력이 곤두박질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신한은행이 리그 최하위 나락에 빠진 이유.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만큼은 김단비의 팀이 아닌 모든 선수들이 함께하는 팀 신한은행이었다. 경기는 뼈아픈 20점 차 역전패였어도 선수들의 고른 활약만큼은 확실한 수확이었다.


1쿼터부터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펼쳐졌다. 신한은행은 1쿼터에 5명의 선수가 득점을 올렸다. 단발적인 개인 공격이 아닌 패턴 플레이와 픽 게임으로 삼성생명 수비를 넘어섰다. 공격 원투 펀치인 먼로와 김단비는 공격에서 찰떡 호흡을 보였다. 각각 10점, 8점을 책임졌다.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펼쳐야 하는 이경은, 김규희, 김아름이 9점을 합작했다. 적절한 오프 더 볼 무브가 가미된 영양가 만점의 득점이었다. 세 명밖에 득점을 올리지 못한 삼성생명과 분명 대조되는 부분이었다. 신한은행의 1쿼터 야투 성공률은 58.8%를 상회했다. 1쿼터를 13점 차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27-14, 신한은행 리드).


국내 선수만 뛴 2쿼터는 더욱 고른 활약이 동반됐다. 김단비를 메인 볼 핸들러로 내세운 신한은행은 유기적인 모션 오펜스를 꺼내들었다. 김단비에게 업 스크린 혹은 더블 스크린을 걸어 돌파 공간을 내준 뒤 이후 파생되는 기회들을 노렸다. 득점력이 출중한 김단비에게 삼성생명 모든 수비가 몰렸고, 김단비는 무리하지 않고 이를 역이용했다. 코너로 빠져나가는 곽주영을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에게 적절하게 킥 아웃 패스를 뿌려 외곽슛을 도왔다.


2쿼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양인영-배혜윤 더블 포스트를 앞세운 삼성생명이 추격 흐름을 형성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단비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신한은행의 고른 득점포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 중반부에 경기 흐름을 다시금 잡아낸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2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긴 시점부터 10점을 쓸어 담았다. 경기 시작 후 최다 점수 차인 20점 리드를 챙겼다(49-29, 신한은행 리드).


신한은행의 2쿼터 최다 득점자는 김단비가 아닌 김아름이었다(7점). 그 뒤를 김단비(6점), 곽주영(4점), 이경은(3점), 한엄지(2점)가 받쳤다.


3쿼터는 신한은행이 주춤한 시간이었다. 특유의 패싱 게임을 다시 꺼내든 삼성생명에 추격을 허용한 것. 배혜윤에게만 2쿼터 초반 8점을 내주면서 크게 흔들렸다. 수비에서의 흔들림은 공격까지 전염됐다. 전반전까지 효과적으로 전개됐던 픽 게임이 자취를 감췄다. 득점 페이스가 곤두박질쳤다. 11점 차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겨놓고 김단비가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 말았다.


자칫하면 삼성생명 쪽으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던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 신한은행은 전반전 완벽했던 경기 내용을 다시금 떠올렸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하는 농구로 위기를 타개했다. 먼로를 중심으로 한 확률 높은 공격, 빈틈없는 존 디펜스를 꺼내들었다. 3쿼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약 2분의 시간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그 사이 먼로의 결정적인 골밑 득점이 터졌다.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할 수 있었다. 김단비 없이도 위기를 극복한 신한은행이었다.


삼성생명의 추격 기세가 가장 거셌던 4쿼터. 신한은행은 4쿼터 시작과 함께 3연속 3점슛을 내주며 또 다시 추격 가시권에 들게 됐다. 이후 삼성생명과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투 포제션 게임 이내 접전의 연속이었다.


신한은행은 기세에서 완전히 밀렸지만, 쉽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파울 트러블에 걸려 소극적으로 변한 김단비의 빈 자리를 김아름과 먼로, 곽주영 등으로 최대한 메웠다. 기세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에 당장 리드를 내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종료 1분 35초 전 6점 차까지 달아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김단비 의존증 완벽 탈피를 눈앞에 둔 순간이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신한은행의 수비 집중력이 무너졌다. 이날 가장 슛감이 좋았던 김보미 견제에 실패했다. 결정적인 연속 3점포를 내주면서 동점까지 허용했다. 마지막 공격을 실패하며 펜에게 역전 점퍼까지 지켜보게 됐다. 신한은행의 희망이 그렇게 무너졌다.


신한은행은 20점 차 역전패라는 아픔을 안게 됐다. 최근 경기력 회복 징조가 분명히 보였기에 이날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중위권 도약을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하지만, 충격의 역전패로 흐름이 끊겼다.


그럼에도 이날 경기에서 신한은행의 수확은 분명했다. 김단비 말고도 활약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선 이날 경기에서 잘된 점과 부족했던 점을 확실히 되짚고 넘어가야 하는 신한은행이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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