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포트] 박혜진의 승부처 존재감, WKBL 여제는 달랐다

WKBL / 이성민 / 2018-11-23 02:32:21

[바스켓코리아 = 아산/이성민 기자] 여제는 달랐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아산 우리은행은 22일(목) 오후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 읏샷과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73-60으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시즌 6연승을 질주했다.


우리은행이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2쿼터와 4쿼터, 가장 중요했던 시간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박혜진(26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이 있었다.


우리은행은 1쿼터 초반 빠르게 경기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크리스탈 토마스가 골밑에서 다미리스 단타스를 상대로 근소 우위를 점하며 팀의 중심을 지켰다. 토종 3인방(임영희, 김정은, 박혜진)은 번갈아 가며 득점포를 가동해 리드를 이끌었다. 5분여 만에 더블 스코어를 만들어낸 우리은행이었다. 1쿼터 막판 OK저축은행의 골밑 집중 공략에 잠시 주춤하며 4점 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지키는 데 별 무리는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1차 승부처라고 볼 수 있었던 2쿼터는 우리은행만을 위한 무대였다. 2쿼터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경기 균형이 우리은행 쪽으로 확 기울었다. 수비 응집력이 살아나며 잇단 수비 성공을 거둔 것도 컸지만, 박혜진의 득점 폭격이 주효했다.


박혜진은 2쿼터에 메인 볼 핸들러, 스코어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주로 탑에서 45도 사이를 왕복하며 투맨 게임 혹은 스크린을 이용해 득점 기회를 엿봤다. 김소니아, 김정은 등 빅맨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박혜진 주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다.


박혜진은 기회가 나면 주저 없이 돌파 혹은 슛을 시도했다. OK저축은행의 스위치 맨투맨 디펜스와 헷지 디펜스도 박혜진의 날카로운 판단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박혜진은 2쿼터 초반 점퍼를 터뜨리고 난 뒤 약 5분이 흐른 시점부터 2쿼터 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4분여의 시간 동안 13점을 몰아쳤다. 야투 성공률은 완벽에 가까웠다. 3점슛 4개를 시도해 3개를 넣었고(75%), 2점슛은 3개를 시도해 2개를 성공시켰다(66.7%). 자유투는 2개를 모두 넣었다.


2쿼터 초반까지 4점 차 내외로 앞서고 있던 우리은행은 21점 차로 멀찌감치 달아난 채 2쿼터를 마쳤다. OK저축은행의 전의를 상실케 하는 순간이었다.


우리은행의 무난한 승리로 끝나는 듯했던 승부는 후반전에 큰 변화와 마주했다. OK저축은행이 트리플 포스트(조은주-정선화-단타스)를 내세우면서 우리은행의 페인트 존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했다. 크리스탈 토마스를 제외하고 최장신이 181cm에 불과한 우리은행은 OK저축은행의 고공 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4쿼터 중반 격차가 6점까지 좁혀졌다.


우리은행에 닥친 최대 위기 상황. 2쿼터에 이어 이번에도 박혜진이 팔을 걷고 나섰다. 종료 1분 52초를 남겨놓고 우중간에서 기습적인 3점슛을 꽂아 넣었다. OK저축은행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는 한방이었다. 후반전 내내 지속된 추격전에 체력 부담을 느낀 OK저축은행은 박혜진의 결정적 3점슛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전까지 원활하게 이뤄지던 골밑 팀플레이도 서서히 자취를 감춰갔다.


우리은행은 박혜진이 가져온 승기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수비 집중력을 다시금 끌어올려 OK저축은행의 공격을 연이어 막아냈다. 박혜진의 뒤를 이어 박다정이 날카로운 드라이브인으로 연속 득점을 뽑아냈다. 김정은도 점퍼로 힘을 보탰다. 종료 44초 전, 전광판에는 71-60이라는 스코어가 찍혀있었다. 우리은행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승부를 결정지은 박혜진은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림과 동시에 밝게 웃음 지었다. 자신이 왜 WKBL의 여제인지 증명해낸 한판이었다.


사진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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