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의 탁월한 득점력이 가진 명과 암
- KBL / 이재승 기자 / 2017-10-22 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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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이재승 기자] 인천 전자랜드가 연패의 늪에 빠졌다.
전자랜드는 22일(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원정경기에서 87-80으로 패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패배로 시즌 3패째를 떠안게 됐다.
전자랜드는 이날 출발이 좋았다. 1쿼터 한 때 13-2로 치고나가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전자랜드는 들쑥날쑥했다. 전반을 앞선 채 마치기도 했지만, 3쿼터 막판에 공격 난조에 시달렸고, DB에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전자랜드에서는 조쉬 셀비가 홀로 30점을 책임졌다. 그러나 영양가는 돋보이지 않았다. 국내선수들과의 호흡도 전무했다. 아넷 몰트리가 12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정영삼이 14점을 올렸지만, 여러 선수들이 고루 활약한 DB에 모자랐다. DB에서는 디온테 버튼이 31점을 퍼부으면서 로드 벤슨, 서민수, 두경민이 두 자리 수 득점을 책임졌다.
전자랜드에서는 셀비가 주득점원으로 나섰다. 2쿼터에만 무려 16점을 몰아치는 등 3쿼터 초반에 이미 20점 이상을 책임지면서 남다른 득점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서는 다소 잠잠했다. 빈곳의 동료에게 패스를 뿌리는 모습은 좀체 나오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선수들 중에는 강상재가 무득점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셀비는 초반에 좋지 않았다. 1쿼터에 교체되어 코트를 밟았을 때 슛이 좀처럼 들어가지 않았다. 엘보우로 접근조차 하기 전에 던진 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이후 슛감을 찾았지만, 셀비가 다소 성급하게 공격을 시도하면서 전자랜드는 공격기회를 제대로 활용조차 하지 못했다.
문제는 셀비가 공격에 나설 때 국내선수들의 역할이었다. 국내선수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전무했다. 셀비는 공을 잡으면서 자신의 득점을 먼저 노린다. 득점으로 연결되면 그만이지만, 선수들과의 움직임을 통해 빈 공간을 만드는 장면이 좀체 나오지 않았다. 국내선수들은 코트 한편에 머무는 장면이 많았다.
셀비의 물오른 득점력에 힘입어 전자랜드가 경기 내내 앞서 있었지만, 셀비가 뛸 때 코트밸런스 문제는 여전히 해갈되지 않았다. 2쿼터에도 공을 건넨 후 좌측 윙에서 공격에 나선 것을 제외하고는 전반 대부분의 공격을 정면에서 공을 쥔 채 곧바로 시도하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보탬이 될 틈이 없었다.
외국선수 한 명이 뛸 때 셀비가 나선다면,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강상재, 정효근, 김상규와 같은 장신 선수들이 두루 포진하고 있지만,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는 점은 아쉽다. 셀비가 공격을 시도하는 빈도가 높다. 이 때 리바운드가 다소 뒤질 수밖에 없다. 1쿼터에도 셀비가 뛸 때 오히려 전자랜드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전자랜드에 있는 차바위, 정효근, 강상재는 서울 SK나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 못지않게 토종 포워드 선수층이 두텁다. 하지만 이들은 SK나 이전의 오리온처럼 특출한 특장점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김상규도 마찬가지. 결국 셀비 중심의 농구가 좀 더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토종선수들의 뒷받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아넷 몰트리, 박찬희와의 호흡이다. 몰트리는 주로 외곽에 머무는 빈도가 많다. 외곽에서 준수한 슛터치를 활용하는 부분이 있지만, 전자랜드에서 골밑에서 몸싸움을 도와줄 토종 빅맨은 없다. 결국 공격이 실패하면 리바운드를 내줄 수밖에 없고, 이는 곧바로 상대 속공으로 연결된다.
박찬희와의 호흡도 아직은 온전치 않다. 2쿼터에 박찬희는 아예 투입되지 않았다. 후반에 나섰지만, 박찬희가 공을 들고 있을 때면 셀비의 위력이 줄어들었고, 셀비가 공을 들고 있으면 박찬희가 구석에 머물러야 하는 약점이 있다. 박찬희의 외곽슛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이 부분에서도 오히려 상대 수비에게 기회를 주는 꼴이 된다.
결국 전자랜드는 셀비가 나설 때 코트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았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인 1순위로 합류한 셀비는 NBA 경력자다. 하지만 아직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통한 토종 빅맨 부재와 함께 몰트리나 박찬희와의 배분 문제까지 겹치면서 이날 DB를 상대로도 쉽게 치고 나가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셀비가 막히거나 공격이 원활히 전개되지 않을 때 나머지 선수들이 좀 더 주도적으로 나서서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다. 셀비가 여전히 본인의 공격만 고집한다면,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혼자서 팀을 승리로 이끌 수는 없다. 셀비와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에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가 주목된다.
사진_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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