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중등부 랭커’ 화봉중 이승현이 국제 무대를 통해 느낀 점

아마 / 임종호 기자 / 2025-11-21 20:18:15

인터뷰는 9월 초 진행되었으며,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10월호에 게재되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대한민국 16세 이하 남자농구 대표팀은 최근 몽골에서 막을 내린 2025 FIBA U16 남자 아시안컵에서 5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목표로 했던 ‘4강’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승현은 선발 라인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성장 부스터 가동을 원하는 이승현. 그가 걸어온 농구 선수로서의 길을 돌아보자.

 

이번 시즌을 돌아보면?
부상도 있었지만, 동료들이 너무 잘 해줬어요. 덕분에, 동계 훈련 때 흘린 땀의 결실이 나온 것 같아요. 전반기에는 우승과 준우승 한 번씩 해서, 잘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소년체전 일주일 전에 팀에 합류했는데, 용산중한테 져서 4년 연속 결승을 못 간 건 아쉬워요.(울산 대표였던 화봉중은 지난 5월 25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8강전에서 서울 대표였던 용산중에 패했다)

국제 대회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이승현은 최근 몽골에서 열린 2025 FIBA U16 아시아컵에 출전했다)
국내에서는 살짝만 접촉해도 (슛을) 못 넣는 경우가 있는데, 해외 선수들은 다르더라고요. 세게 부딪혀도 슛을 다 넣고, 힘들 때도 슛을 잘 넣더라고요. 저희가 농구 실력으로는 위라고 생각하지만, 힘과 피지컬에서 많은 걸 느꼈어요. 또, 해외 선수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아요. 벤치의 눈치를 안 보는 게 신선했어요. 저희는 한 번 실수하면 위축되는데, (다른 나라 선수들은) 실수해도 하던 대로 하더라고요.

5위라는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어요.
대진 운이 안 좋아서 아쉽긴 해요. 예선전에서 중국을 만났고, 8강에선 호주를 상대했거든요. 그래도 마지막 경기를 이겨,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요.

학교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소감부터 전해주세요.
형들이 수비와 궂은 일을 잘해줘서, 제가 작년에는 공격을 편하게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주장이 돼서 그런지), 작년보다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게다가 팀 평균 신장도 낮고, 궂은 일에도 신경을 더 써야 했어요. 그래서 책임감이 엄청 강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주장과 중학교 주장은 다르다고요?
사실 초등학교 때는 부모님께서 다 챙겨주셨었어요. 그런데 중학교는 다르더라고요. 초등학교 주장은 팀원 수만 체크했다면, 중학교 주장은 운동할 때 필요한 물품도 챙겨야 해요. 그리고 분위기가 떨어지면, 주장이 토킹도 많이 해야 해요. 또, 팀원들이 못할 때, 제가 다독여줘야 해요. 때로는 쓴소리도 해야 하고요.

주장으로서 힘들 때마다 형(무룡고 이창현)에게 조언을 구한다고요?
“팀원들이 정신 못 차릴 때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니, 형이 “너나 똑바로 하라”고 하더라고요. “못 한다고 뭐라고 하지 말고, 다독여줘라”라고요. 형이 그런 얘기를 자주 하지 않는데, 필요할 때마다 한 마디씩 해줘요. 그런 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농구와 가까워졌죠? (이승현의 아버지는 현재 상주상산초 이준호 코치다.)
유치원생 때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때만 해도, 축구하면서 놀았죠.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코치로 계신 상산초등학교 체육관을 갔는데, 아빠가 그 날 이후로 저를 체육관에 자주 데려가셨어요. 그러면서 저도 초등학교 입학할 때쯤 자연스럽게 공을 만졌고, 아빠 그리고 형과 같은 팀에 3년 정도 있었어요.

아빠와 같은 팀이었을 땐 어땠나요?
코트 위에서 호칭이 애매한 건 불편했어요. 그래서 처음엔 “코치님”이라고 불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빠”로 바뀌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성적이 좋기도 했지만, 제가 농구에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아빠가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셨어요. 제일 편했던 건 팀 훈련 중 제게 “뭐할래?”라고 물어봤을 때, 제가 하고 싶은 훈련을 얘기할 수 있었어요. 아빠와 아들이 아니었다면, 제가 그런 얘기를 못했을 거예요. 제 의견을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죠.

농구하면서 재밌었다고 느꼈던 순간은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엘리트 농구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아무것도 모를 때였죠. 그러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팀원들의 움직임이 보이더라고요. 제대로 농구를 배우지도 않았는데도, BQ(농구 센스)와 상황 판단력이 빠르게 좋아지더라고요. 그래서 더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롤 모델과 이유를 꼽아주신다면?
원래는 이우석(울산 현대모비스) 선수였는데, 최근에 이현중(일본 B리그 나가사키 벨카)로 바뀌었어요.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에이스로서 궂은 일도 많이 하고 슈팅을 빠르게 하세요. 그리고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궂은 일이나 토킹을 많이 하지 않는데, 이현중 선수는 달라요. 저도 그런 점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다짐했어요.

스스로가 생각하는 장단점은?
가장 큰 장점은 코트 비전이요. 그리고 센스도 좋은 것 같아요. 경기를 하는 중에도,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이 제 머리에 그려지더라고요.
 

“키에 비해 볼 핸들링도 괜찮다”고 평가해주시는데, 그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 때 더 느꼈지만, 슛은 아직 부족해요. 힘드니까 슛이 짧더라고요. 그동안 슛 연습을 대충했다는 게 느껴졌어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힘들 때 슛을 정확하게 던지려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체력이 떨어지면 슛을 대충 던지는 게, 이번 아시안컵에서 그대로 나오더라고요. 

 

농구하면서 힘든 순간과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작년 왕중왕전이 가장 힘들었어요. 우승 후보였던 휘문중이 안 나와 저희가 우승을 했지만, 왕중왕전을 준비하는 한 달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거든요. 그랬는데 결과가 좋아서, 대회 끝나고 참았던 눈물이 나왔던 것 같아요.

잊을 수 없는 순간은요?
작년 추계연맹전 16강전이요. 용산중을 상대로 버저비터를 성공시켰는데, 짜릿해서 잊을 수가 없어요. 패턴 플레이를 하다가 안 돼서 슛을 던졌는데, 그게 들어가서 이겼거든요.

김현수 코치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점은?
특별히 어떤 얘기를 해주시진 않지만, “부상 없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세요. 코트 안에선 골밑 마무리를 강조하시고요.

또래들이 꼽는 가장 막기 어려운 선수로 자주 거론돼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 스스로 연구도 더 많이 하고, 실력을 더 키우는 것 같아요. 같은 상대를 다음에 만났을 때, 더 강하게 하기도 하고요.

자신의 기량을 점수로 환산한다면?
올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저를 많이 못 보여준 것 같아요. 그래서 100점 만점에 75점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발이 느리다 보니,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에게 많이 막혔어요. 키와 힘만으로 농구를 할 순 없겠더라고요.

고교 진학 전까지 어떤 점을 채우고 싶나요?
스피드요. 제가 달리기가 느리거든요. 힘도 더 키워야 해요. 그래서 코어 운동을 더 많이 하려고 합니다.

농구는 가족 같은 존재라고요?
맞아요. 농구는 저에게 하나밖에 없는 가족 같은 존재에요. 그만큼 소중하죠. 특히, 형과는 1대1을 자주 해요. 재미 삼아 내기도 하는데, 농구로 스트레스를 서로에게 안 주려고 해요. 아버지도 (농구 관련해서는) 별 얘기를 안 하시고요. 그저 “노력했던 게 나중에 돌아올 테니, 지금 열심히 하라”는 말씀만 하세요.

 

사진=본인 제공

일러스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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