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2019년 12월 23일 기준, 바코 기자가 뽑은 WKBL BEST 5는?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0-03-11 09:22:0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2019년 마지막 주가 다가오고 있었다.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도 어느덧 중반을 바라보고 있다. 경기력 좋은 선수들도 눈에 드러나고 있었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2019년 12월 23일 기준으로 WKBL에서 가장 잘해주고 있는 5명의 선수를 선정했다. 5명이 어떤 활약을 보였는지 요약해보려고 한다.


* 본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에 작성되어, 바스켓코리아 웹진 1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업로드가 늦어진 점, 독자들께는 거듭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BNK의 야전사령관, 안혜지


안혜지(165cm, G)는 2015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전체 1순위의 영광을 얻었다. 당시 구리 KDB생명(부산 BNK 썸의 전신). 포인트가드라고 쳐도 작은 키를 지녔지만, 패스 센스만큼은 발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여느 신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게다가 팀의 재정 상황까지 좋지 않은 상황. 슛을 연습할 여건마저 불안정했다. 성장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2018~2019 시즌. 안혜지는 데뷔 후 다섯 번째 시즌 만에 풀 타임을 소화하는 선수가 됐다. 당시 정상일 OK저축은행 감독(현 신한은행 감독)의 믿음 하에 경기 감각을 쌓았다. 경기 감각 속에 많은 과제를 얻었다.
* OK저축은행 역시 부산 BNK 썸의 전신이다.
그래도 값진 시간이었다. 비시즌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슛. 안혜지의 2018~2019 3점슛 성공률은 26.2%에 불과했다. 안혜지는 슛 연습에 매진했다.
유영주 BNK 감독의 자극도 한몫했다. 유영주 감독은 “(안)혜지한테 그런 적이 있다. ‘내가 상대 팀 감독이라면, 너 슛 체크 안하고 다른 득점력 있는 선수한테 도움 수비를 가겠다’고. 혜지가 슛만 되면 더 좋은 가드가 될 수 있기에, 어떻게든 성장을 시키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안혜지 본인의 노력과 감독의 자극은 결실을 보았다. 안혜지는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 1위(43.5%)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 역시 5위(1.85개). 괄목상대는 안혜지를 두고 나온 말이었다.
본연의 강점 또한 자연스럽게 나왔다. 돌파와 패스 센스다. 안혜지는 드리블 강약 조절과 패스 타이밍만으로 경기 조율을 할 수 있는 선수다. 게다가 높은 슈팅 성공률을 기록하다 보니, 안혜지가 공격에서 흔들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다.
그 결과, 독보적으로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신의 공격 빈도와 패스 빈도를 조절하는 능력 또한 나아지고 있다. 안혜지가 조금씩 성장하면서, BNK 역시 1라운드 전패의 아픔을 떨쳤다. 패배 의식을 떨치는 팀이 됐다. BNK의 야전사령관, 안혜지의 힘이 컸다.


우리은행의 변함없는 엔진, 박혜진


박혜진(178cm, G)은 우리은행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선수 중 1명이다. 물론, 박혜진은 떡잎부터 남달랐던 선수다. 입단 후부터 2009 WKBL 신입선수 선발회 1순위에 신인선수상, MIP(기량발전상)를 차지할 정도로 잠재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이 부임한 이후, 박혜진은 한층 성장했다. 그저 잘하는 신진급 자원이 아닌, 우리은행 왕조 중 일원으로 거듭났다. 이승아(은퇴)-임영희(현 우리은행 코치)-양지희(현 부산 BNK 썸 코치) 등과 함께 우리은행의 황금 라인업을 구축했다.
하지만 황금 라인업이 1명씩 떠나갔다. 우리은행의 전력은 약해졌다. 위성우 감독의 걱정도 컸다. 그렇지만 우리은행은 쉽게 우승 트로피를 내주지 않았다. 박혜진의 존재가 컸기 때문이다.
이승아가 은퇴한 이후, 박혜진은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어쩔 수 없는 전환. 두 포지션의 움직임과 임무가 다르기 때문에, 박혜진도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나 박혜진은 자신만의 특색을 보일 줄 아는 선수였다. 뛰어난 슈팅 능력과 돌파, 강심장 기질 등을 포인트가드라는 포지션에 녹였다. 경기 조율을 침착하게 하되, 팀이 필요로 할 때 득점할 줄 아는 선수가 됐다.
물론, 시련을 겪기도 했다. 지난 2018~2019시즌이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놓쳤고,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도 실패했다. 여기에, 든든한 맏언니였던 임영희도 은퇴를 선언했다.
우리은행의 전력 약화가 자명했다. 하지만 박혜진은 이를 비웃고 있다. 본인 역시 어시스트 2위에 3점슛 성공률 2위(41.7%), 경기당 평균 1.92개의 3점슛 성공(4위)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을 단독 선두(11승 2패, 12월 23일 오전 기준)로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여전히 강하다. 시즌 전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작하겠다”라고 했지만, 시즌을 치르며 “우승 후보인 KB스타즈를 견제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확실한 근거가 있다. 박혜진이라는 엔진이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우리은행의 에이스 + 구심점


김정은(180cm, F)은 신인 시절부터 독보적인 기량을 지닌 선수였다. 탄탄한 체격 조건을 이용한 힘, 가드 못지않은 스피드, 골 밑과 외곽을 넘나들 수 있는 득점력까지. 온양여고 시절부터 모든 관계자의 기대를 받았다.
2006년 WKBL 신입선수 선발회. 1순위는 당연히 김정은의 차지였다. 김정은의 행선지는 신세계 쿨캣(현 부천 KEB하나은행)이었다. 신인선수상을 비롯해, BEST 5와 라운드 MVP, 득점상 등 개인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김정은에게 없는 것이 있었다. 큰 무대 경험이었다. 나아가서는 우승 반지였다. 팀에서 가장 독보적이었지만, 팀을 독보적으로 만들지 못했다. 이로 인해, 김정은의 가치가 떨어질 때도 있었다.
설상가상. 김정은의 무릎 상태가 악화됐다. 소속 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일정 속에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2017년 여름. 10년 넘게 함께 해왔던 KEB하나은행 유니폼(전신 신세계 쿨캣 포함)을 벗어야 했다.
김정은의 행선지는 아산 우리은행이었다. 김정은은 위성우 감독의 혹독한 조련 속에 다른 선수가 됐다. 자신의 공격만 보는 게 아닌, 동료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코어러가 됐다. 박혜진-임영희와 함께한 김정은은 더욱 위력적이었다.
김정은은 2017~2018 시즌 우승 반지를 획득했다.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획득했다. 우리은행 통합 6연패의 일원이 됐다. 김정은은 ‘소녀 가장’이라는 타이틀을 없애버렸다.
임영희가 은퇴한 2019~2020 시즌. 김정은에게 주어진 무게감은 컸다. 하지만 김정은은 무게감을 극복할 줄 아는 선수였다. 만 32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층 성장했다.
김정은은 공격과 수비 모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블록슛 4위와 스틸 등 수비 기록이 그 증거다. 팀의 구심점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김정은은 더욱 무서운 선수가 됐다.


삼성생명 배혜윤, 소리 없이 강한 빅맨


KBL 감독과 WKBL 감독이 빅맨과 관련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그들 모두 “가드가 엔트리 패스를 할 줄 알면 1억을 받는다는 KBL 속설이 있듯, 빅맨도 그런 게 있다. 발을 놓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발을 앞으로 놓을 줄 아는 빅맨일수록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했다.
모든 농구 선수가 그렇지만, 빅맨에게 피벗과 풋워크는 더더욱 중요하다. 발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림과의 거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발을 놓는 각도, 위치 모두 빅맨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다.
배혜윤(183cm, C)은 그런 면에서 가치 있는 빅맨이다. 피벗 동작이 탄탄하다. 포스트업에서 페이스업으로, 페이스업에서 포스트업으로 전환이 가능한 빅맨이다. 양쪽 방향 모두 피벗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양손 사용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단순히 자기 공격만 보는 선수가 아니다. 발을 놓으면서, 시선은 다양한 곳에 둔다. 양쪽 45도와 양쪽 코너 등 어느 지점에 볼을 던질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수비하기 껄끄러운 유형의 빅맨이다.
배혜윤은 2012~2013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을 함께 했다. 그 후, 용인 삼성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배혜윤에게 많은 기회를 줬고, 배혜윤은 기회 속에서 성장했다.
배혜윤은 어느새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 2017~2018시즌을 제외하고는, 최근 5시즌 중 4시즌을 25분 이상 코트에서 보냈다. 특히, 지난 2018~2019시즌에는 평균 34분 14초를 소화했다. 해당 시즌 6라운드 MVP를 받기도 했다. 데뷔 후 최초의 기록.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기도 했다. 7년 연속 통합 우승을 노리던 우리은행에 일격을 가한 것. 챔피언 결정전에서 청주 KB스타즈에 완패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했다.
배혜윤의 중요도는 이번 시즌에 더욱 커졌다. 리네타 카이저(193cm, C)와 김한별(176cm, F) 등 주축 자원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전 시즌보다 더 많아진 출전 시간으로 카이저와 김한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 결과,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감과 영리함으로 팀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다. 소리 없는 강함을 과시하고 있다.


KB스타즈 박지수, 골밑에서의 독보적인 존재감


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 일명 박지수 드래프트로 불린 행사였다. 1순위는 누가 뭐래도 박지수(198cm, C)였기 때문. 어느 팀이 박지수를 데려갈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운명의 순간. 박지수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청주 KB스타즈. KB스타즈 코칭스태프와 관계자 모두 환호했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절을 할 정도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박지수는 프로의 쓴맛을 봤다. 부족한 힘과 경험, 개인 기술이 문제였다. 신장은 좋지만, 힘-경험-기술-센스를 모두 갖춘 양지희(현 부산 BNK 썸 코치)를 넘지 못했다. 많은 과제를 알게 된 데뷔 시즌이었다.
두 번째 시즌(2017~2018)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층 성장했지만, 우리은행의 조직력을 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를 뚫었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0-3으로 완패했다. 안방에서 우리은행의 6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박지수는 잠재력만큼 성장 욕구를 지닌 선수였다. WNBA로 건너가, 자신보다 뛰어난 선수들과 경쟁했다.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박지수의 농구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신체 조건과 동료의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선수가 됐다. 자신에게 도움 수비가 오는 타이밍을 영리하게 캐치했고, 비어있는 선수를 본능적으로 찾았다.
언제 스크린을 걸고 언제 페인트 존으로 빠져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 혹은 자유투라인까지 빠져서 슈팅하는 상황까지 연출. 동료와 다양한 공격 패턴을 만들었다.
수비와 리바운드 존재감은 기본이었다. 박스 아웃은 기본이고, 돌파하는 상대 볼 핸들러의 레이업 타이밍이나 슈팅 타이밍도 잘 파악했다. 덕분에, KB스타즈는 상대의 확률 낮은 농구를 유도했다.
공수 존재감이 컸던 박지수는 KB스타즈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팀에 새로운 역사를 남겼다.
박지수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다만, 부상이 문제다. 데뷔 후 처음으로 ‘3~4주 결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KB스타즈는 점점 박지수의 공백을 체감하고 있다. 박지수의 존재감은 그만큼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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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및 자료 제공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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