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길렌워터의 클래스, “Tired”에 담긴 불안 요소

KBL / 손동환 기자 / 2020-01-06 07:52:56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장점과 불안 요소가 명확하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80-79로 꺾었다. 17승 13패로 중상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또한, 창원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트로이 길렌워터(197cm, F)가 클래스를 뽐냈다. 시작과 끝, 가장 중요한 시기에 LG를 맹폭했다. 1쿼터에는 13점, 4쿼터에는 10점을 몰아넣었다. 1쿼터와 4쿼터 모두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LG전에서 27분 22초 동안 29점 5리바운드(공격 1) 2어시스트 2블록슛 1스틸로 맹활약했다.


외국선수제도가 자유계약으로 변경됐지만, 길렌워터의 득점력은 여전했다. 수비가 붙으면 길렌워터는 파고, 수비가 떨어지면 길렌워터는 던졌다. 다양한 패턴으로 야투 성공률 60%를 만들었다.(2점 : 7/10, 3점 : 2/5) 클래스는 여전했다.


길렌워터는 ‘코트의 악동’으로 불렸다. 심판 판정에 손가락으로 돈을 세는 동작을 취했고, 수건으로 중계 카메라를 가리는 등 기행을 보였다. 2015~2016 이후 KBL을 떠났다.


그리고 약 3년 만에 KBL로 돌아왔다. 심판 판정에 관한 항의를 자제하고, 동료와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분명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약점은 여전하다. 수비 범위가 넓지 않고, 수비 활동량 자체가 많지 않다. 수비 스텝이 공격 스텝보다 느린 편. 특히, 2대2 수비 시 페인트 존으로 돌아가는 동작이 그랬다. 리바운드 역시 떨어지는 편이다. 궂은 일을 향한 투지만큼은 예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본인 역시 단점을 알고 있다.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더 나아져야 한다. 특히, 감독님께서 주문하시는 리바운드를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몸이 받쳐주지 않았다. LG전 또한 슈팅 감각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 후 “힘들 때 교체 사인을 나한테 준다. 교체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LG전 같은 경우는 길렌워터가 사인을 보냈다. 이건 꼭 적어주셨으면 좋겠다(웃음)”며 교체 관련 상황을 말했다.


유도훈 감독의 미소. 그리고 꼭 적어달라는 메시지. 길렌워터의 경기 체력이 완전하지 않다는 걸 의미했다. 길렌워터의 활동량 자체가 많지 않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길렌워터가 불안 요소를 감내하지 못하면, 국내 장신 자원이 그걸 감당해야 한다. 강상재(200cm, F)와 민성주(200cm, F)가 LG전에서 그랬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단점이 명확하다. 민성주는 공격력 부족, 강상재는 골밑 수비에 특화되지 않았다. 길렌워터의 체력이 떨어진다면, 전자랜드 공수 밸런스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유도훈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


그렇다고 해서, 머피 할로웨이(197cm, C)의 컨디션이 좋은 것도 아니다. 할로웨이는 발목 부상 여파로 마무리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비 범위와 순간적인 힘싸움 역시 예전 같지 않다. 할로웨이가 제 역할을 못하기에, 길렌워터를 쓰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할로웨이의 컨디션이 올라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길렌워터가 할로웨이의 장점을 어느 정도 소화해야 한다.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장점인 공격력까지 살리려면, 경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길렌워터 역시 “오늘 같은 경기는 열심히 뛰다가 순간적으로 호흡이 차서 그랬다. 경기 체력은 나아지고 있다”는 말만 했다.


옆에 있던 김낙현(184cm, G)도 바람을 전했다. “경기력 면에서는 말할 게 없다. 체력만 올라오면 될 것 같다. 그리고 경기 중에 웃을 때도 있으면 좋겠다. 길렌워터와 라렌이 트래쉬 토크할 때, 내가 영어를 할 줄 알았다면 끼어들기라도 할 건데...”라며 ‘길렌워터의 체력 향상’을 바랐다.


사실, 라렌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면, 전자랜드-LG는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다. 유도훈 감독은 경기 후 “아무 생각 없었다(웃음)”고 웃었지만, “만약에 들어간다면, 길렌워터가 버텨줄까”라는 걱정을 은연중에 했다. 길렌워터가 지닌 불안 요소를 드러낸 셈이다.


유도훈 감독의 말이 생각났고, 기자는 길렌워터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연장전에 가면?”이라고. 길렌워터의 답은 명확했다.


“Tired”. 짧고 굵고 알아듣기 쉬웠다.


[트로이 길렌워터, LG전 슈팅 차트]


[트로이 길렌워터 2019~2020 기록]
- 12경기 평균 18분 36초, 18.9점 5.0리바운드(공격 1.6)
* 20분 이상 소화 경기 : 5경기
[트로이 길렌워터, 20분 이상 소화 경기]
- 2019.12.08. vs KCC : 20분 12초, 22점 (전자랜드 패)
- 2019.12.21. vs KGC인삼공사 : 23분 3초, 22점 (전자랜드 패)
- 2019.12.22. vs LG : 27분 57초, 33점 (전자랜드 패)
- 2019.12.29. vs 오리온 : 20분 42초, 23점 (전자랜드 승)
- 2020.01.05. vs LG : 27분 22초, 29점 (전자랜드 승)

* 길렌워터 20분 이상 출전 시 : 2승 3패 (최근 2경기 전승)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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