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민성주, 그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KBL / 손동환 기자 / 2019-12-24 06:32:19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쟤(민성주) 나가니까, 이제 좀 괜찮겠다”


창원실내체육관 기자석과 관중석은 아주 가깝다. 기자석 바로 뒤에 관중석이 있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따라, 관중의 반응을 알 수 있다.


지난 22일도 마찬가지였다. 창원 LG와 인천 전자랜드의 3라운드 경기가 열렸던 날. 3,303명의 관중 대부분이 LG를 응원했다.


경기 종료 5분 48초 전. LG 팬들은 환호했다. 한 선수가 5반칙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LG 팬들은 환호했다. 환호성은 생각보다 컸다. LG 팬을 환호하게 한 선수. 전자랜드의 민성주(200cm, C)였다.


민성주는 골밑 수비와 공수 리바운드 등 궂은 일을 전문으로 하는 빅맨이다. 머피 할로웨이(196cm, C)가 벤치에 있을 때, 민성주는 상대 외국선수를 막는다. 볼 잡는 것 자체를 어렵게 하고, 볼을 허용해도 지속적인 손질과 몸싸움으로 상대방을 짜증나게 한다.


LG전도 마찬가지였다. 민성주의 주요 매치업은 캐디 라렌(204cm, C). 라렌은 이번 시즌 최고의 외국선수로 평가받지만, 민성주는 자기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낮은 자세로 라렌과 라렌이 잡은 볼을 바라봤다. 라렌의 볼이 밑으로 내려오면, 민성주는 손질을 시도했다. 라렌이 포스트업을 하면, 민성주는 낮은 자세로 버텼다. 라렌의 힘을 정면으로 맞섰다. 라렌에게 쉽게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


민성주의 존재감은 3쿼터에 가장 잘 드러났다. 민성주는 끈질긴 풋워크와 지속적인 세로 수비로 라렌을 짜증나게 했다. 라렌의 슈팅을 막고, 라렌의 턴오버를 이끌었다. 물론, 전자랜드의 도움수비 전술도 있었다. 하지만 민성주가 버텨주지 않았다면, 전자랜드의 수비 전술은 무용지물이었다.


민성주가 라렌을 짜증나게 하는 사이, 전자랜드는 LG를 위협했다. 40-51까지 밀렸던 흐름을 49-51로 되찾았다. 기자석 뒤에 있던 한 팬은 “라렌 말렸네, 말렸어”라고 했다. “하긴 저렇게 짜증나게 하는데...”라고 덧붙였다. 민성주의 존재감을 알 수 있었다. 민성주의 짜증(?)나는 수비 덕분에, 전자랜드는 3쿼터를 57-60으로 마쳤다.


그리고 4쿼터에 위기가 찾아왔다. 민성주는 동료 선수와 함께 라렌을 막아섰다. 수비망이 촘촘했다. 라렌이 무리한다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라렌은 2명의 수비숲을 뚫었다. 득점과 파울 자유투 유도. 전자랜드는 69-70으로 밀렸다. 남은 시간은 5분 48초.


문제는 민성주의 5반칙이었다. 전자랜드는 라렌으로부터 파생되는 공격을 막지 못했다. 리바운드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LG의 공격 리바운드 가담을 저지하지 못했다. 특히, 경기 종료 2분 33초 전부터 3번의 공격 리바운드 허용으로 뒤집을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결국 80-85로 패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 전 “(민)성주가 라렌을 막을 예정이다. 길렌워터가 공격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하는데, 길렌워터한테 수비 부담을 적게 주고 싶다. 성주가 라렌을 책임지는 수비를 한 다음에, 수비 전술을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며 민성주의 비중을 높게 잡았다.


민성주는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했다. 15분 17초 동안 8점 3스틸 1리바운드(공격)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100% 이상 보여줬다.


민성주가 궂은 일에 집중하자, 트로이 길렌워터(197cm, F)의 득점력이 더욱 빛났다. 33점 12리바운드(공격 5) 2스틸로 양 팀 선수 중 최다 득점과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민성주-길렌워터 조합이 나쁘지 않았다는 증거다. 민성주의 역할이 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한, 길렌워터의 활동량과 궂은 일 기여도가 그리 높지 않다. 길렌워터가 나올 때, 민성주의 투지와 활동량이 필요하다.


유도훈 감독도 경기 후 “민성주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다. 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민성주와 길렌워터를 같이 투입하는 게 많아질 수 있다”며 민성주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민성주가 전자랜드의 핵심 빅맨은 아니다. 그러나 민성주의 역할은 작지 않다. 지난 LG전에서 이를 증명했다. LG 팬의 한 마디에서 알 수 있었다. 그의 한 마디는 “쟤(민성주) 나가니까, 이제 좀 편하겠네”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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