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허훈은 미스 매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KBL / 손동환 기자 / 2019-12-12 06:02:40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오히려 고맙다”


부산 kt는 지난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서울 SK를 81-68로 꺾었다. 서동철 감독이 부임한 이후, kt는 처음으로 6연승을 달성했다. 2011년 11월 4일(vs. KCC) 이후 2,960일 만에 수립한 기록이기도 하다.


kt는 경기 초반부터 SK를 압도했다. 강한 수비가 시작이었다. 시작점을 통한 상대 턴오버 및 야투 실패 유도로 재미를 봤다. 1쿼터 속공 득점에서 10-0으로 압도했다. 그 결과, 1쿼터를 25-13으로 마쳤다.


2쿼터와 3쿼터에 추격 흐름을 내줬다. 2쿼터에는 공수 집중력 저하, 3쿼터에는 알 쏜튼(203cm, F)의 효율적이지 못한 공격과 애런 헤인즈(199cm, F)의 봉쇄 실패가 겹쳤다. 3쿼터 한때 55-49까지 쫓겼다.


그리고 허훈(180cm, G)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허훈은 kt의 핵심 볼 핸들러. 주득점원까지 할 수 있는 공격형 가드다.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전 “다른 선수에게는 바꿔막기를 갈 수 있어도, (허)훈이한테만은 스위치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최)성원이나 (김)선형이가 훈이를 끝까지 쫓아가줘야 한다”며 허훈 봉쇄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4쿼터. 문경은 감독이 경기 전에 제시했던 허훈 봉쇄법은 실제와 달랐다. 허훈이 지속적으로 2대2를 펼치자, SK 외국선수(자밀 워니-애런 헤인즈)가 바꿔막기를 했다. 때로는, 최준용(200cm, F)-안영준(195cm, F) 등 포워드 라인까지 허훈 앞에 섰다.


그러나 허훈은 자신 있었다. 자신의 스피드와 슈팅 능력을 믿었다. 바이런 멀린스(212cm, C)의 스크린을 받은 후, 자밀 워니(199cm, C)나 헤인즈와 미스 매치를 유도했다. 두 외국선수의 느린 스피드를 이용해 돌파했다. 혹은 드리블로 흔든 후 슈팅했다.


워니 앞에서는 3점포를 터뜨렸다. 워니는 바꿔막기 후 더 앞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워니가 허훈을 압박하면, 허훈은 돌파했다. 돌파를 성공한 허훈에게 선택지는 많았다. 직접 득점 시도나 짧은 패스로 골밑 득점 유도, 긴 패스로 3점 득점 유도. 크게만 놓고 봐도, 3가지였다.


최준용이나 안영준이 허훈을 막아도 마찬가지였다. 허훈은 자신 있었다. 1대1이든 2대2든 공략 준비는 끝났다. 크게 놓고 보면, 돌파와 슈팅 시도 혹은 어시스트 패스였다. 세부 패턴은 더욱 많았다. SK로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4쿼터에 나왔다. 4쿼터 시작 후 56초 만의 일. 2대2로 헤인즈와 마주한 허훈은 드리블로 헤인즈를 흔들었다. 왼쪽 돌파로 자유투 라인까지 침투. 스텝 백과 슈팅 페이크 동작으로 헤인즈의 수비 타이밍을 흔들었다. 헤인즈의 몸이 쏠리자, 허훈은 피벗을 이용해 앞으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슈팅.


헤인즈에게 파울 콜이 불렸다. 그리고 허훈이 던진 볼은 림 안으로 들어갔다. 허훈은 환호했다. 벤치에 있는 팀원과 하이 파이브를 나눴다. 그리고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 허훈은 유유히 백 코트했다.


허훈이 중심을 잡으며, kt의 볼 흐름은 더욱 원활해졌다. 2대2에 이은 골밑 활용, 볼 없는 쪽에서의 활발한 움직임이 원활히 이뤄졌다. 그리고 양홍석(195cm, F)의 쐐기 3점(78-58). kt에 6연승이 허락됐다.


허훈은 경기 후 “처음에는 2대2를 하면, SK 빅맨이 나를 압박하다가 페인트 존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3쿼터에는 바꿔막기를 했다. 그렇게 했다는 것 자체가 나한테 공격 옵션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1대1을 하는 옵션부터 페인트 존 투입까지 잘 이뤄졌다. 상대가 바꿔막기를 해주면, 나에게는 고맙다”며 빅맨 자원과의 1대1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동철 kt 감독도 “(허)훈이가 상대 빅맨을 끌어내면, 안쪽에 미스 매치가 난다. 그 공략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본인의 공격으로 미스 매치를 잘 활용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나올 수 있는 상황들인데, 효율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허훈에게 올 미스 매치 상황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외국 선수가 국내 선수를 막으면, 국내 선수가 당황한다. 자신 있게 공격하는 사례가 드물다. 그러나 허훈은 달랐다. 자신보다 10cm, 아니 20cm나 큰 상대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감을 보였다. 허훈의 자신감은 결과로 나타났다. 그 결과는 값졌다. kt가 2,960일(2011.11.04. vs. KCC) 만에 6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허훈 SK전 기록]
- 1Q : 10분, 4점(2점 : 1/1, 3점 : 0/2) 4어시스트
- 2Q : 6분 59초, 5점(2점 : 1/2, 3점 : 1/2) 3어시스트 1리바운드
- 3Q : 6분 42초, 3점(3점 : 1/3) 1리바운드
- 4Q : 8분 34초, 6점(2점 : 2/2, 자유투 : 2/2) 2어시스트


[허훈 SK전 전체 슈팅 차트]


[허훈, 자밀 워니 상대 시 슈팅 차트]


[허훈, 애런 헤인즈 상대 시 슈팅 차트]


[허훈, 최준용 상대 시 슈팅 차트]


[허훈, 안영준 상대 시 슈팅 차트]


* 수비 선수 위치 기준에 의한 슈팅 차트다. 그래서 꼭 1대1을 통해 얻은 기록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기록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진 및 슈팅 차트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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