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은 달라져도, 양동근이라는 코어가 있다

KBL / 손동환 기자 / 2019-11-19 06:08:04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양)동근이형이 있잖아요”


현대모비스는 지난 11일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대성(190cm, G)과 라건아(200cm, C)를 내줬다. 이대성과 라건아는 전력의 핵심. 농구 팬은 놀랐다.


반대 급부 역시 놀라웠다. 리온 윌리엄스(196cm, F)-박지훈(193cm, F)-김국찬(190cm, F)-김세창(180cm, G). 4명을 받아왔지만, 이대성과 라건아를 채울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


그러나 더 놀라운 건 현대모비스의 경기력.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강했다. 트레이드 후 첫 2경기를 패했지만, 마지막까지 상대를 위협했다. 활발하면서도 조직적인 공수 움직임으로 창원 LG-전주 KCC와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 17일. 현대모비스는 트레이드 후 첫 승을 기록했다. 그냥 승리가 아니었다. 시종일관 고양 오리온을 압도한 것. 88-70, 기분 좋게 승리했다. 3연패의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많은 이들이 현대모비스의 급격한 하락을 예상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저력 있었다. 리온 윌리엄스와 박지훈, 김국찬이 자기 강점을 바탕으로 자기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동근이라는 큰 산이 버텼기에, 이적생이 제 활약을 할 수 있었다. 양동근은 신인 시절부터 현대모비스에서 활약한 원 클럽 맨. 그냥 원 클럽 맨이 아닌, KBL에서 손꼽히는 레전드 포인트가드다.


양동근은 현대모비스 시스템 농구의 코어다. 누구보다 현대모비스 농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해야 할 역할도 알고 있다.


양동근의 핵심 역할은 경기 조율.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격을 전개한다. 빅맨의 스크린을 활용한 2대2 전개와 점퍼, 돌파에 이은 킥 아웃 패스 등 포인트가드로서 해야 할 기본적인 임무를 착실히 수행한다.


양동근의 진가는 수비다. 전성기처럼의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볼 핸들러를 압박하면서 볼 흐름을 읽는 능력은 여전히 KBL 탑 클래스다. 양동근이 쉽게 뚫리지 않기에, 현대모비스 뒷선 수비도 틀과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있었다.


물론, 트레이드 후 첫 2경기에서 제 역할을 했던 건 아니다. 양동근이 4쿼터에 흔들리자, 현대모비스도 뒷심을 잃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경기를 잘 하다가도, 마지막에 무너졌다. 앞선에서 마지막에 공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돌려 말했지만, 양동근의 공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양동근도 이를 알고 있다. 지난 17일 오리온전 이후 “우리 팀이 잘 하다가도, 4쿼터에 무너져서 선수들한테 미안했다. 다 나 때문이다. 내가 못 넣고 턴오버하고, 경기 조율을 잘 못했다. 그냥 못했던 것 같다(웃음)”며 연패의 원인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오리온전에서는 달랐다. 경기 시작부터 정교한 슈팅 능력을 보였다. 슈팅에서 자신감을 찾은 양동근은 후반전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야투 성공률 70%(2점 : 4/4, 3점 : 3/6)에 18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팀의 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중요할 때 내가 꼭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고참으로서 경기에 관한 책임감은 안고 있다. 후배 선수들이 나를 믿어주는데,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해 미안했다. 우리 선수들이 나만큼 경험을 쌓는다면, 나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거다”며 자신보다 동료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현대모비스 구성원은 매년 조금씩 달라졌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더욱 그렇다. 문태종이 지난 시즌 통합 우승 후에 떠났고, 김상규(198cm, F)가 새롭게 합류했다. 시즌 중반에는 주역이었던 라건아와 이대성이 떠났다. 함지훈(198cm, F) 또한 최근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이탈한 상황이다.


그래도 현대모비스는 약해지지 않았다. 양동근이라는 기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워진 현대모비스를 상대했던 선수 모두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저력 있는 팀이다. (양)동근이형처럼 개인 능력 좋고 노련한 선수가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다른 팀 같았으면 흔들렸을 것이다”며 양동근의 존재감을 이야기했다.


새롭게 합류한 김국찬 역시 “KCC에서 볼 때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다 1대1로 막기 어려웠다. 계속 도움수비를 가야했다. 좋은 두 형님(라건아-이대성)이 가셨고, 역량이 떨어지는 우리(KCC에서 이적한 4명)가 왔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동근이형이 선수단에서 중심을 잡아주신다”며 양동근의 존재감을 ‘현대모비스 저력’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양동근은 “어떤 선수가 오든지 간에, 나와 (함)지훈이가 있든 없든, 선수들이 자기 강점에 맞게 자기 역할을 해주면 된다. 감독님께서 그런 틀을 짜주셨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은 자기 역할을 잘 하면 되는 거다”며 ‘팀 역할론’을 이야기했다.


분명 현대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의 지도 하에 오랜 시간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시스템에는 코어가 있다. 시스템을 돌아가기 위한 핵심 동력이 있어야 한다. 그 동력은 양동근이다. 구성원은 달라지고 변해도, 양동근이라는 코어는 현대모비스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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