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현수 “오고 싶었던 삼성에 와서 좋다”

KBL / 이재범 / 2018-06-07 13:09:35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현수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원래 되게 오고 싶었던 삼성에 와서 좋다.”


2012년 11월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의 맞대결이 열렸다. 당시 KT는 4연패에 빠진데다 1승 6패로 부진했다. 전자랜드는 반대로 6승 1패, 5연승 중이었다. 상반된 분위기로 만난 두 팀의 경기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KT가 전자랜드에게 79-68로 이겼다.


이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는 은퇴를 앞두고 KT에서 한 시즌을 보내던 서장훈과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신인 장재석, 그리고 데뷔전을 치른 김현수가 들어왔다.


당시 서장훈은 “신인인데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게 잘 해줬다. 선배들이 해야 할 일을 대학 졸업도 안 한 선수가 해줬기에 놀랍고 고맙다”며 “김현수가 가뭄에 단비 같은 활약을 해줘서 나도 놀랐다. 연습을 같이 해본 지가 이틀 되었다. 2군(현재 D리그)에서 훈련했기에 몇 번 본적도 없다”고 김현수를 칭찬했다.


김현수는 3점슛 2개 포함 10점 3어시스트 3스틸로 인상적인 프로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줄곧 KT에서 활약한 김현수는 데뷔 시즌과 달리 프로 2년 차부터 자리를 못 잡는 듯 했다. 장점이었던 과감한 3점슛도 부진했다.


김현수는 5시즌 동안 137경기에 나서 평균 4.3점 1.0리바운드 1.3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 27.9%(83/297)를 기록했다. 지난 5월 KT와 자유계약 선수로 보수 1억원(연봉 9000만원, 인센티브 1000만원)에 계약한 뒤 삼성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바꾼 김현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삼성에 온 소감이 궁금합니다.


원래 삼성에 되게 오고 싶었다. 또 이번 시즌에 이동엽이 군대 가서 가드 포지션이 부족한 팀 중에 하나다. 김태술 형에게 많이 배우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생겨 영광스럽고 너무 좋다. 태술이 형은 가드 중 최고다. 제일 배우고 싶은 게 경기 조율과 패스다. 이상민 감독님도 잘 가르쳐주시겠지만, 또 두 분의 스타일이 조금 다르다. 태술이 형에게 2대2 플레이와 멀리 내다보는 패스, 멀리 보는 듯 하면서 외국선수에게 찔러주는 패스를 배우고 싶다. 드리블을 잘 하는 이관희 형에게 배우고 싶은 점도 있다. 관희 형이 일찍 와서 훈련하고 있길래 지금은 지켜보고 있다. 이런 삼성에 와서 좋다.


처음 이적 소식을 들었을 때 그 팀이 삼성이라서 서운한 듯 하면서도 기분 좋았을 거 같네요.


처음에 뭔가 섭섭하고 서운했다. 싱숭생숭한 기분이 더 강했는데 제가 워낙 가고 싶은 팀이라서 기분도 좋았다.


삼성에 와서 어떤 게 좋나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물론 KT도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 했었고, 감독님 교체 후 좀 더 밝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삼성에 오니까 너무 다른 분위기다. 시설도 다르고, 트레이너 형들도 섬세하게 봐주신다.


삼성에서 중앙대 동기인 임동섭 선수와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임동섭과 대학 4년을 함께 보내고 또 상무에서 1년을 같이 지냈다. 많이 친하고, 잘 맞는 부분이 많은 선수다. 동섭이가 제대한 뒤 같이 뛰면 제가 주는 패스를 슛이 좋은 동섭이가 잘 넣어줄 거 같다.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KT 시절을 돌아보면 어떤가요?


돌아보면 아쉽다. 같이 계셨던 감독님, 코치님께서 저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에 대한 부응을 못해서 아쉽다. 조동현 감독님 계실 때 그 상황에 맞춰 1번(포인트가드)과 2번(슈팅가드)으로 뛰었다. 다른 선수들이 외곽슛을 자신있게 못 쏘고 있을 때 절 넣으셨는데 저도 움찔움찔 했다. 1번으로 나갈 때 경기 흐름과 선수들 움직임을 읽기를 바라셨는데 그런 것도 잘 안 되었다.


데뷔 시즌 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그 이후 하락세 느낌이 듭니다.


하락세죠. 군대 다녀온 뒤 몇 경기를 뛰었는데 제 주위 많은 분들이 달라졌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슛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셔서 슛을 좀 더 집중해서 연습하려고 한다.


데뷔 시즌에 보여줬던 슈팅 능력이 그 다음 시즌부터 굉장히 안 좋았습니다. 그 다음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0%도 안 됩니다. 왜 이렇게 달라졌나요?
(김현수는 2012~2013시즌 3점슛 성공률 38.3%(18/47)를 기록했지만, 2013~2014시즌 8.7%(2/23)로 부진했다. 이후 세 시즌 모두 29.9%(29/97), 23.7%(18/76), 29.6%(16/54)로 30% 미만 3점슛 성공률에 그쳤다.)


코트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10% 미만이었던 2년 차에는 어리다 보니까 눈치를 많이 봤다.


중앙대에선 2번을 많이 봤던 걸로 기억해요. 프로 데뷔 시즌에는 1번을 맡아 자신감 있게 슛을 던지며 김현수가 이런 선수라는 걸 보여줬어요. 그 이후에는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아서 힘든 시즌의 연속이지 않나 싶은데요.


제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고 왔다갔다 하니까 혼돈이 왔다. 이 포지션도 연습하고, 저 포지션을 연습해야 했다. 물론 두 포지션을 연습하는 게 좋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혼돈이 와서 흔들렸던 거 같다.


상무에서 출전한 D리그 3점슛 성공률은 40.5%(15/37)인데 제대 후 정규리그에선 29.6%(16/54)입니다. 제대 후 3점슛이 들어갈 때는 들어갔지만, 안 들어갈 때는 또 안 들어갔는데요. 상대팀의 경기력이 달라서 이런 차이를 보이는 건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게 조금 있다. D리그와 정규리그의 차이가 크다. D리그에선 정규리그보다 수비가 조금 더 느슨하고, 정규리그에선 외국선수도 있다. 그래서 D리그에선 여유있게 쏘지만, 정규리그에선 더 강한 수비로 그렇지 못한다. 이건 제가 이겨내야 하는 거지만, 그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졌다. 이번에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제대 후 3점슛 시도(경기당 평균 3개) 자체는 이전보다 더 많이 늘어난 거 같습니다.


조동현 감독님께서 “네가 오기 전까지 슛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슈터라면 많이 던져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슈터라면 한 경기에 10개 가량 던져야 한다”며 자신감을 심어주신 뒤 “넌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코트에서 자신있게 슛을 많이 던지라”고 주문하셨다. 그렇게 해서 많이 던졌다.


지난 시즌 두 자리 득점을 올린 경기가 종종 있었는데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았어요.
(김현수가 두 자리 득점을 올린 6경기에서 KT는 2승 4패를 기록했다.)


저도 알고 있다(웃음). 공격을 해야 하나, 말이야 하나 고민도 했다.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가장 아쉬운 경기를 꼽는다면 삼성과 맞대결입니다.
(김현수는 1월 28일 삼성과 경기서 3점슛 4개 포함 16점을 올렸지만, KT는 1점 뒤지던 경기 막판 슛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며 졌다. 이날 패한 뒤 당시 KT 조동현 감독이 한동안 뒷목을 감싸고 있어 삼성 이상민 감독이 상당히 걱정했다.)


그렇죠. 그 경기 밖에 없다. 삼성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경기가 딱 생각났다. ‘(이상민) 감독님께서 기억하고 계시겠지?’라고 생각했다.


삼성이 가드가 약하다고 해도 김태술, 천기범, 이관희 등과 출전시간 경쟁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준비를 해야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면 체력이 떨어져서 교체를 하게 되어 있다. 전 새로 왔으니까 기존의 선수들과 맞춰가는데 집중하고, 그러면서 손발이 맞아떨어지면 자신있게 플레이를 해야 할 거 같다.


마지막으로 삼성 선수로서 각오 한 마디 해주세요.


삼성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못 나갔기에 플레이오프 진출하는데 힘을 싣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전 어느 팀을 가든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좋은 거 같다. 제 실력을 더 향상시키고, 경기 때 최선을 다해서 ‘얘가 KT에 있는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팬들과 감독님께 각인시키겠습니다.


사진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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