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챔프전] 챔프전 MVP 김정은, 큰절과 눈물로 씻어낸 12년 설움
- WKBL / 이성민 / 2018-03-21 21:56:52
![]() |
[바스켓코리아 = 청주/이성민 기자] 챔피언 결정전 MVP가 호명되자 김정은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붉게 상기된 얼굴을 애써 감췄지만, 쉽게 감춰지지 않았다.
아산 우리은행은 21일(수) 청주체육관서 펼쳐진 청주 KB스타즈와의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75-57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승리로 고대하던 통합 6연패와 마주했다.
우리은행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다렸던 선수가 있다. 바로 김정은.
지난해를 끝으로 우승을 위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정은은 위성우 감독의 혹독한 조련 아래 재기에 성공했다. 정규리그를 넘어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김정은은 우승 설움을 날림과 동시에 챔피언 결정전 MVP라는 영예까지 거머쥐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한차례 눈물을 흘렸던 김정은은 챔피언 결정전 MVP가 호명되자 더욱 뜨겁게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마를 새도 없이 뒤로 돌아 한 시즌을 함께해준 선수단에게 큰절을 올렸다.
우승의 기쁨을 한껏 누리며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정은은 “너무 얼얼하다. 오늘 지면 우승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임)영희 언니가 아니었으면 졌을 것이다. 언니에게 너무 고맙다. 끝나고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행복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12년 만에 마주한 첫 우승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김정은은 “부저가 울리기도 전에 울컥했다. 남들이 보면 촌스럽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힘든 시간들이었다. 매번 아무리 열심히 발버둥을 쳐도 성적과 거리가 먼 선수였다. 자괴감이 들었다. ‘그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선수로서 가치가 최고일 때 FA로 팀을 옮겼으면 최고의 시나리오지만, 저는 바닥을 치고 감독님을 만났다. 그렇기에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진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지난 12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김정은은 “언니 때문에 더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감동이었다. 또치 뿐만 아니라 영희 언니 등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원했다. 다들 저를 많이 도와줬다. 동료들의 도움과 감독, 코치님의 가르침 덕분에 이 자리에 설수 있게 됐다.”
김정은은 부상으로 힘들었을 때 옆에서 큰 도움을 준 남편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제가 어디 가서 자랑을 잘하지 않는다. 저희 남편은 상남자다. 옆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항상 옆에서 ‘정은아 기죽지 마’라고 얘기를 많이 해줬다. 회사에 다녀오고 난 후 대청소도 하면서 많이 도와줬다. 본인은 상남자라 생각하겠지만, 아마 지금 중계를 보면서 울고 있을 것이다. 남편에게 너무 감사하다.”
팀 적응에 큰 도움을 준 임영희에게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정은은 “(임)영희 언니가 항상 ‘훈련 정말 힘들다’, ‘지나가는 개가 부럽다’라는 말을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안 믿었는다. 그런데 훈련을 하면서 그 말이 백번 공감됐다.”며 “후회를 정말 많이 했다.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왔지만, 이러다 정말 죽겠다는 생각도 했다. 다리에 쥐난 것을 셀 수가 없다. 운 것도 셀 수 없다. 그럴 때마다 영희 언니가 “지금 견디면 그만큼 보상이 온다. 버티자.”라고 항상 다독여줬다. 영희 언니가 없었으면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WKBL 최고의 팀이다. 승리가 익숙하고, 우승이 당연하다 생각되는 팀이다. 그런 팀으로 합류를 결정했기에 스스로 부담감이 상당했을 터.
김정은은 “제가 제일 두려웠던 것은 딱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부상이다. ‘또 다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이 항상 들었다. 트라우마로 자리 잡았다. 또 하나는 ‘팀에 해가 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었다. 저로 인해 팀이 무너지고, 감독님의 지도력에 누가 될까봐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올 시즌 마무리와 함께 무릎 수술 일정을 잡는다. 무릎 수술 일정에 따라 국가 대표팀 승선 여부가 정해진다. 김정은은 “아마 무릎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 시기는 정해야 해서 아직 정확한 복귀 시기는 모르겠다. 하지만, 뛸 수만 있다면 대표팀에 들어가서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자 김정은은 망설임 없이 “자고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약 한 달간 제 스스로를 옥죄는 느낌이었다. 지금부터는 한 1주일간 잠만 자고 싶다. 가정으로 돌아가는 만큼 착한 아내가 되고 싶다. 일단은 쉬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고 답했다.
사진제공 = WKBL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성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