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최강전] 옛 제자의 3점포, 옛 스승의 옅은 미소

NBA / kahn05 / 2015-08-18 16:37:53
20150818 전주 KCC 김민구

[바스켓코리아 = 잠실학생/손동환 기자] “(김)민구 얘기만 하면 먹먹해요”

경희대학교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 경기에서 전주 KCC에 62-76으로 패했다. 경희대는 이날 패배로 이번 프로-아마 최강전을 한 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경희대는 끈적한 수비와 강력한 박스 아웃으로 KCC에 덤볐다.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한희원(195cm, 포워드)이 12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에 2개의 스틸과 2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최승욱(195cm, 포워드)과 성건주(189cm, 가드)도 각각 12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와 11점으로 분전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중점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음주운전 사고’로 부상당한 김민구(190cm, 가드)가 528일 만에 코트로 복귀했기 때문. 공교롭게도 모교 후배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러야 했다. 김민구의 만감이 여느 때보다 교차했다.

김현국(44) 경희대 감독은 코치 시절 김민구를 가르쳤다. 김민구의 잠재력과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경기 전 김민구와 정답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민구는 경기 종료 6분 51초 전 코트로 나섰다. 김민구의 몸 상태는 완전하지 않았다. 고관절이 아직 좋지 않고, 오른쪽 발목 신경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 덕분에, 돌파와 속공 등 운동 능력이 필요한 공격 패턴을 선보일 수 없었다.

그러나 김민구의 감각은 탁월했다. 김민구는 볼 낙하 지점 포착과 코트 밸런스 파악, 2대2에 이은 패스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뽐냈다. 체육관에 있던 팬은 김민구의 동작 하나하나에 감탄사를 표했다.

김민구는 경기 종료 3분 57초 전 정면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김민구는 유유히 코트로 돌아왔다. 김현국 감독은 김민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미소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김현국 감독의 말은 이랬다.

“코트에 돌아온 것만 해도 감사하다. 3점슛을 넣었을 때, 아직까지 살아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2대2나 동료를 보는 시야는 괜찮았던 것 같다. 우리 수비가 잘 된 건 아니었지만, 민구의 슈팅에 기분이 좋았다. 오늘 경기를 통해 감각을 더 살렸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

김현국 감독은 제자의 몸 상태를 계속 걱정했다. 김 감독은 “아직 좌우 밸런스가 전혀 안 맞다. 횡으로 움직이거나 제자리에서 하는 농구는 되는데,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대학 선수랑 할 때는 편하게 할 수 있으나, 프로 선수랑 할 때는 많이 부족하다”며 김민구의 몸 상태를 판단했다.

김민구는 김현국 감독의 인터뷰 후 인터뷰실로 들어왔다. 사과의 인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 동안 입장 표명을 못했던 김민구는 “하루빨리 잘못된 행동을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조금이라도 됐을 때, 해명하고 사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프로 선수로써 몸이 조금이나마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고 싶었고, 그런 상황에서 징계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정말 죄송하다는 마음 밖에 안 든다. 코트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러나 더 당당하게 코트에 설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고 준비하겠다. 그 전에, 징계와 팬 여러분의 따끔한 말을 당연히 받아들이겠다”고 자신의 잘못을 강조했다.

김민구는 코트로 돌아왔다. 많은 우여 곡절을 겪었지만, 결국 팬 앞에 다시 섰다. 김현국 감독은 김민구의 복귀를 기다린 이 중 1명. 옛 제자는 옛 스승 앞에서 3점슛이라는 비수를 꽂았다. 그러나 옛 스승은 웃었다. 미소의 의미는 ‘안도’와 ‘기대’였던 것 같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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