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s Focus] 피닉스 골밑의 수호신, 알렉스 렌
- NBA / Jason / 2015-01-14 12:05:01
1순위를 가진 클리블랜드가 베넷을 지명한 것을 시작으로 각 팀들은 너도나도 의외의 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던 이 팀도 좌중을 놀라게 할 만한, TV를 지켜보던 팬들로부터 '뭐야?'라는 의구심이 나올 정도의 지명을 행사했다. 그 팀은 바로 피닉스 선즈. 피닉스는 지난 2013 드래프트에서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메릴랜드 대학에서 2년을 뛰고 나온 알렉스 렌(센터, 216cm, 115.7kg)을 지명했다.
피닉스의 의아했던 지명
당시 드래프트에서 피닉스가 프런트코트 쪽의 보강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좀 더 대학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나 전도유망한 선수들이 대거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닉스는 렌을 지명했다. 렌의 지명에 앞서 너린스 노엘(필라델피아), 골귀 젱(미네소타), 메이슨 플럼리(브루클린)와 같은 좀 더 탄탄한 선수들도 많았다. 또한 켈리 올리닉(보스턴), 스티븐 애덤스(오클라호마시티)까지 피닉스가 택할 수 있는 센터들은 즐비했다.
하물며 센터 외에도 나름 지명할 가치가 있는 선수들은 있었다. 벤 매클레모어(새크라멘토), 켄타비우스 콜드웰-포프(디트로이트), 카터-윌리엄스(필라델피아), 샤바즈 무하마드(미네소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데니스 슈뢰더(애틀랜타)까지. 피닉스가 이들을 지명해 향후 트레이드를 알아봤더도 될 법한 선수들이 많았다.
위에 거론한 선수들 모두 각 팀에서 나름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물론 피닉스는 빅맨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맞았다. 피닉스는 LA 클리퍼스, 밀워키 벅스와 함께 삼각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에릭 블레드소를 영입했다. 블레드소를 영입하면서 가드 쪽의 보강은 사실상 마친 상태. 하물며 모리스 형제를 시작으로 제럴드 그린, P.J. 터커가 있어 포워드 쪽의 무게감도 여전했다. 그런 만큼 센터를 보강해 당장 골밑 보강이 되면 좋고, 이후를 대비해야했기에 확실한 센터감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선수가 렌일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렌은 대학시절 두 시즌 동안 평균 9.7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소위 아무 것도 못했던 1학년을 뒤로하고 2학년 때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이렇게 이른 순위로 지명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렌의 지명당시 드래프트장이 떠들썩했던 것만 보더라도 그랬다. 피닉스팬들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렌은 드래프트에 앞서 오른쪽 발목에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 피로골절에 인한 부상이었기에 피닉스팬들은 우려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이 당연했다. 이후 계약을 체결했지만, 9월에야 팀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을 정도로 원만하게 준비를 하지 못했다. 시즌 첫 32경기 중 단 4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렌은 4경기 평균 7.8분을 뛰며 1.8점 1.8리바운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이제는 어엿한 주전 센터
이후 렌은 아주 조금씩 자리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에 결장하는 빈도가 많았지만 그래도 38경기에서 8.7분을 뛰며 2.1점 2.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팀의 세 번째 센터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마일스 플럼리와 채닝 프라이(올랜도)가 있어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했지만, 골밑에서 자신의 사이즈를 활용하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 나가면서 호너섹 감독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맞이한 이번 여름 렌은 자신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서머리그에 참가했다. 하지만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다치면서 또 부상의 닥쳤다. 다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6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이후 렌은 서머리그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프리시즌에서도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렌은 이번에도 백업 센터 역할을 맡게 됐다.
하지만 렌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자신의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이번 시즌 두 번째 경기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홈경기에서 생애 첫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팀의 승리에 기대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렌은 이날 31분여를 뛰며 던컨을 상대로 10저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11월 16일(이하 한국시간) LA 클리퍼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두 번째 더블더블을 만들어내더니 18일에 열렸던 보스턴 셀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생애 최다인 19점을 올리기도 했다.
렌은 벤치에서 백업센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내기 시작했다. 렌은 벤치에서 나선 시즌 첫 25경기에서 전보다 확실히 많은 18.2분간 코트를 누비며 5.2점 4.7리바운드 0.9블락을 기록했다. 출전시간대비 전혀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당장 기록은 좋지 않겠지만, 피닉스에는 다른 포지션에 공격수들이 두루 배치되어 있다. 렌은 이들을 위한 스크린, 리바운드, 수비에서 역할을 다하면 되는 것이었기에 결코 모자라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엿다.
이윽고 렌에게도 기회가 왔다. 시즌 첫 20경기에서 12승 8패로 상당한 선전을 보였던 피닉스가 이내 기나 긴 연패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난 12월 15일에 있었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의 경기에서는 이번 시즌 최다인 24점차로 패하면서 5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피닉스는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5할 승률 아래로 내려앉고 말았다.
호너섹 감독은 변화의 칼을 빼들었다. 호너섹 감독은 곧바로 렌을 주전 센터로 기용했다. 비록 밀워키 벅스와의 첫 경기에서는 패하고 말았지만, 이후 피닉스는 6연승과 4연승을 포함한 14경기에서 10승 4패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가운데 렌을 빼놓을 수 없다. 렌은 주전으로 올라선 이후 14경기에서 경기당 22.9분을 뛰며 7.7점 7.6리바운드 2.7블락을 기록했다.
이제는 수비에서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조금씩 기여를 하고 있다. 외곽에서 만들어주는 좋은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이를 득점으로 고스란히 연결시켰다. 주전으로 올라선 이후 필드골 성공률도 57.6%로 훌륭하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선수이다 보니 기회를 쉬운 득점기회를 놓칠 수도 있었을 텐데 골밑에서 안정된 모습을 선보이며 호너섹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2경기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두 자리 수 리바운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지난 12일에 있었던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에서는 2차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렌은 14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자신 보다 몇 수 위에 있는 센터인 마크 가솔을 꽁꽁 묶었다는 점이다. 가솔은 이날 렌에게 꽁꽁 묶여 1차 연장까지 단 7점에 그쳤다.
# 렌의 출장여부에 따른 피닉스 경기력의 차이(멤피스 경기 미반영)
주전 렌 : 10승 3패 / 111.9점 / FG% .485 / opp FG% .452 / 리바운드 43.2
벤치 렌 : 12승 13패 / 104.7점 / FG% .453 / opp FG% .455 / 리바운드 41.8
하지만 렌은 2차 연장 초반에 가솔을 막다가 끝내 파울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렌이 나가자 가솔은 한 번 피닉스의 림을 공략했다. 결국 이 때 분위기가 넘어가면서 피닉스가 패하고 말았다. 렌이 수비에서 주는 무게감이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 셈이다. 게다가 렌이 버티고 있어서 고란 드라기치나 에릭 블레드소와 같은 주득점원들이 공격에 나서기에 용이한 환경이 조성된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이제 렌은 드래프트 당시에 받았던 좋지 않았던 평가를 180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아직 2년차인데다 이제 갓 약관을 넘은 선수가 성장할 여지는 여전히 차고 넘친다. 우크라이나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한 그가 비탈리 포타펜코와 키릴로 페센코를 넘어 NBA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우크라이나 선수가 될 지 주목된다. 덧붙여 렌이 피닉스의 핵심 선수로 자리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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