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만수(萬數)의 여유, 초보 감독의 질책
- NBA / kahn05 / 2015-01-14 08:31:09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울산 모비스와 서울 삼성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모비스는 지난 1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삼성을 100-75로 제압했다. 모비스는 이날 승리로 서울 SK(26승 8패)와 공동 선두로 올랐다. 삼성전 18연승을 질주하며 KBL 역대 통산 특정 팀 상대 최다 연승 기록을 달성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200cm, 센터)와 양동근(182cm, 가드)이 모비스 공격을 주도했다. 라틀리프와 양동근은 각각 38점 18리바운드 5블록슛과 26점 4어시스트 3스틸로 골밑과 외곽을 휘저었다. 문태영(195cm, 포워드)과 함지훈(198cm, 센터)도 각각 18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과 10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도왔다.
삼성은 고양 오리온스와 2대2 트레이드 후 첫 경기를 치렀다. 키스 클랜턴(199cm, 센터)과 찰스 가르시아(203cm, 포워드)가 리오 라이온스(205cm, 포워드)의 공백을 메우려고 했다. 그러나 경기력과 집중력 모두 모비스에 패했다. 삼성은 결국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 기본에 충실한 모비스, 드리블 없는 농구를 선사하다
모비스와 삼성 모두 경기 초반부터 2-3 지역방어를 활용했다. 삼성은 하이 포스트에 있는 김준일(200cm, 센터)을 활용했다. 모비스의 대처법은 달랐다. 코트에 선 5명 모두 볼을 만졌다. 드리블 없이 패스만으로 삼성의 지역방어를 공략했다. 선수들의 위치 선정과 이타적인 마음 없이 이뤄질 수 없는 전술.
모비스는 1쿼터 첫 4분 동안 75%의 야투 성공률(2점슛 6/6, 3점슛 0/2)을 기록했다. 양동근이 1쿼터 후반부터 외곽포로 삼성의 지역방어를 제대로 흔들었다. 1쿼터에만 10점(3점슛 2개)을 퍼부었다. 이 역시 드리블 없는 농구에서 시작됐다. 삼성은 이를 쉽게 막을 수 없었다. 5명 모두 볼을 만지는 모비스였기 때문에, 한 곳으로 수비를 집중할 수 없었다.
함지훈의 역할도 컸다. 함지훈은 페인트 존 부근에서 뛰어난 패싱 센스로 가드진과 빅맨을 이었다. 삼성의 수비 진영을 여유 있게 살폈다. 로우 포스트에 위치한 라틀리프나 자신의 부근에 있는 문태영에게 안정적으로 볼을 건넸다. 최근 3경기 중 최다인 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상황에 따라 삼성의 팀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라틀리프는 3쿼터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클랜턴이나 가르시아를 상대로 힘과 운동 능력을 과시했다. 골밑과 중거리슛, 양손 훅슛 등 다양한 패턴을 선보였다. 3쿼터에만 19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BL 데뷔 후 자신의 한 쿼터 개인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모비스는 라틀리프의 활약을 앞세워 74-56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모비스는 4쿼터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주축 자원이 끊임없이 삼성의 수비를 공략했다. 모비스는 경기 종료 6분 12초 전 86-63으로 승기를 잡았다. 유재학(52) 모비스 감독은 4쿼터 중반 주축 자원을 모두 벤치로 보냈다. 그리고 벤치 멤버와 신진급 선수를 코트로 보냈다. 3연패의 위기를 여유 있게 떨쳤다.
# 이상민 감독의 질책, 그 의미는?
삼성의 1쿼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삼성은 모비스의 2-3 지역방어에 주눅 들지 않았다. 김준일이 중심을 잡았다. 김준일은 하이 포스트에서 가드에게 볼을 받은 후, 중거리슛이나 하이 로우 플레이를 시도했다. 삼성의 공격 확률은 높았다. 삼성은 1쿼터 첫 4분 동안 71%의 야투 성공률(2점슛 5/7)을 기록했다. 13-13으로 모비스와 대등하게 맞섰다.
그러나 2쿼터부터 조금씩 흔들렸다. ‘이적생’ 이호현(182cm, 가드)과 찰스 가르시아(203cm, 포워드)를 동시에 투입했으나, 루즈 볼을 향한 의지와 집중력에서 모비스에 밀렸다. 조직력 또한 맞지 않았다. 가르시아가 1대1로 힘겹게 득점을 만들었으나, 양동근과 아이라 클라크(199cm, 포워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했다. 33-4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삼성의 집중력은 후반 들어 더욱 흔들렸다. 이상민(43) 감독은 타임 아웃을 통해 선수들에게 집중력을 주입했다. 클랜턴과 차재영(193cm, 포워드)이 17점을 합작했으나, 라틀리프에게만 19점 7리바운드를 내줬다. 가르시아가 함지훈의 마지막 공격을 저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가르시아의 블록슛은 골 텐딩으로 인정했다. 삼성은 56-74로 4쿼터를 맞았다.
삼성의 분위기는 변하지 않았다. 삼성과 모비스의 격차는 20점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상민 감독은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타임 아웃 내내 선수들의 집중력 부재에 화를 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풀 코트 프레스를 지시했다. 선수들은 잠깐이나마 투지를 보였다. 하지만 모비스의 집중력에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이상민 감독은 시즌 초반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 했다. 선수들이 패해도 큰 질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전부터 분위기 변화를 이야기했고, 타임 아웃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실천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25점 차로 패했다. 이 감독의 질책이 다음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나을까. 삼성의 다음 경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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