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모비스가 KT에 강한 두 가지 이유
- KBL / kahn05 / 2014-11-01 00:11:32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비스가 639일 동안 KT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울산 모비스는 31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부산 KT를 85-59로 제압했다. 모비스는 단독 2위(7승 2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고, ‘선두’ 고양 오리온스(8승 1패)를 1게임 차로 추격했다.
모비스의 리카르도 라틀리프(200cm, 센터)와 문태영(195cm, 포워드)은 각각 26점 11리바운드 5블록슛 4어시스트와 21점 4리바운드 3스틸로 맹활약했다. 코트에 투입된 모든 선수가 볼 없는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만들며, KT의 조직력을 제대로 흔들었다. 2013년 1월 31일 이후, KT에 한 번도 패하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KT의 찰스 로드(201cm, 센터)와 전태풍(178cm, 가드)은 각각 19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와 10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로 분전했다. 하지만 KT의 강점인 3점슛 성공률이 21%(14개 시도 중 3개 성공)로 저조했고,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모비스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KT는 3승 6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고, 5연패에 빠졌다.
# 유재학 감독, “농구는 결국 높이 싸움”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농구 월드컵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 과정에서, 귀화선수 영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높이’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모비스 소속이었던 로드 벤슨(207cm, 센터)과 서울 SK의 코트니 심스(206cm, 센터)를 유력 후보로 추천한 것도 이러한 이유였다. 유 감독은 “농구는 결국 높이 싸움이다. 골밑 싸움에서 밀리면, 아무 것도 못한다”는 말을 남겼다.
모비스의 높이는 리그 정상권. 문태영과 함지훈(198cm, 센터), 라틀리프는 기술과 득점력, 제공권 장악 능력을 갖춘 자원. 3명의 선수는 하이 포스트와 로우 포스트를 넘나들며, 자신의 공격과 나머지 2명의 공격 기회를 동시에 살핀다. 2012~13 시즌부터 함께 하며, 탄탄한 조직력까지 갖췄다. 이들은 골밑 득점을 실패하더라도, 공격 리바운드를 쟁취한다. 공격 리바운드는 득점으로 연결된다.
모비스의 공격 리바운드와 페인트 존 득점은 KT를 압도할 수 있는 첫 번째 요인. 모비스는 공격 리바운드에서 11-7로 앞섰다. 페인트 존 득점에서는 40-16으로 KT를 압도했다. 라틀리프는 찰스 로드와 마커스 루이스(197cm, 포워드)를 상대로, 3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땄다. 이를 통해 쉬운 골밑 득점을 만들었다. 아이라 클라크(199cm, 포워드)와 문태영도 각각 2개의 공격 리바운드로, KT의 골밑을 흔들었다.
KT는 모비스를 압도할 빅맨이 없다. 전창진(51) KT 감독은 2013~14 시즌 정규리그 중 “모비스를 만나면, 매치업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모르겠다. 특히, 문태영을 막을 자원이 마땅치 않다”며 고심을 토로한 바 있다. 이날 모비스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로드와 송영진(198cm, 포워드)만이 존재감을 뽐냈을 뿐이다. 라틀리프에게 5개의 블록슛을 허용하며, 라틀리프의 높이를 빛냈다.
# 조직 농구의 증표, 21개의 어시스트
유재학 감독과 전창진 감독 모두 ‘조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두 감독 모두 코트에 포진한 5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모비스와 KT 선수단 모두 볼 없는 움직임을 집중 훈련하고, 이를 경기에서 활용한다. 그러나 모비스의 조직력은 KT보다 항상 강력했다. 전창진 감독도 “다른 강팀은 노릴 구석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모비스는 그 틈을 찾기 쉽지 않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모비스의 유기적인 농구는 2점슛 성공률과 어시스트에서 잘 드러난다. 모비스는 이날 56%(63개 시도 중 35개 성공)의 2점슛 성공률을 기록해, 37%(52개 시도 중 19개)에 그친 KT를 압도했다. 어시스트에서도 21-13으로, 8개나 앞섰다. 스크린과 컷인 등 볼 없는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고, 패턴을 꾀고 있는 주축 자원은 움직임을 통해 얻은 공격 기회를 득점으로 만든다.
물론, 매치업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양동근(182cm, 가드)과 문태영, 함지훈 모두 국내 정상급 선수다. 템포 조절과 전술 이해, 개인 능력을 모두 갖춘 자원. 하지만 단순히 선수의 능력만으로는 보기 힘들다. 3명의 선수는 분명 유재학 감독이 만든 시스템 내에서 존재감을 보였기 있기 때문이다. 송창용(191cm, 포워드)과 전준범(195cm, 포워드) 등 백업 자원도 조금씩 팀에 녹아들며, 핵심 식스맨으로 성장했다.
KT 역시 조직적인 움직임에 능한 팀이다. 그러나 모비스전에서는 자신만의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전태풍-로드의 2대2와 송영진의 투혼만 바라봤다. 윤여권(186cm, 가드)과 오용준(193cm, 포워드)은 모비스의 강한 수비에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우승연(193cm, 포워드)와 김승원(202cm, 센터)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창진 감독은 결국 또 한 번 모비스 앞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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