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유기상의 수비 가치가 높은 이유, 클러치 때도 집중력을 발휘한다!

KBL / 손동환 기자 / 2025-04-29 11:55:55

유기상(188cm, G)이 클러치 수비를 해냈다. 유기상의 수비 가치가 높은 이유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기자 또한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유기상(188cm, G)은 2024~2025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30분 18초를 소화했다. 평균 2.4개의 3점슛을 꽂았고, 약 36.6%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평균 득점(경기당 11.0점)은 팀 내 3위다. 또, 팀 내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다.
유기상은 LG의 명실상부한 슈터다. 그러나 슛만 고집하지 않는다. 수비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상대 메인 볼 핸들러나 앞선 주득점원을 잘 제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상의 평균 출전 시간은 팀 내 1위다. 대체 불가 자원 중 한 명.
그래서 조상현 LG 감독도 “(유)기상이는 오래 뛰는 선수다. 공격할 때 견제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비까지 해준다. 공수 밸런스를 제대로 갖춘 선수다”며 유기상을 높이 평가했다.
유기상은 울산 현대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때 서명진(189cm, G)을 주로 막았다. 어떨 때는 이우석(196cm, G)까지 수비했다. 유기상이 주어진 임무를 다했고, LG는 4강 플레이오프 첫 2경기를 이겼다. 유기상이 만약 서명진이나 이우석을 또 한 번 제어한다면, LG는 3전 3승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나설 수 있다. 그래서 유기상의 수비 영향력은 3차전에도 중요하다.

# Part.1 : 좋지 못한 출발

유기상의 매치업은 서명진이었다. 그렇지만 유기상의 수비 시선은 서명진에게만 향하지 않았다. 특히, 이우석이 정인덕(196cm, F)을 돌파할 때, 유기상은 이우석의 돌파를 살짝 체크했다. 이우석의 스피드를 조금이나마 늦췄다.
서명진이 코너로 빠질 때, 이우석은 덩크 스팟에 있었다. 서명진의 슛을 견제하되, 골밑으로 들어오는 LG 선수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유기상의 수비가 당장은 효험을 발휘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 공격이 유기상의 반대편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또, 유기상은 현대모비스의 속공을 따라가지 못했다. 서명진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다. 게다가 LG 팀 디펜스가 현대모비스의 볼 없는 스크린에 휘말렸다. 미스 매치가 곳곳에 발생했고, 매치업을 놓친 LG는 1쿼터 종료 3분 9초 전 9-15로 밀렸다.
서명진이 1쿼터 종료 2분 40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김국찬(190cm, F)이 코트로 나왔다. 유기상의 매치업이 김국찬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유기상의 수비 부담 또한 줄어들었다. 수비 에이스의 부담이 줄어들자, LG도 현대모비스와 간격을 좁혔다. 15-17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모두의 문제

유기상은 2쿼터 시작 후 1분 58초 동안 벤치에 있었다. 그렇지만 LG가 17-23으로 밀렸고, 양준석(181cm, G)이 2쿼터 시작 1분 58초 만에 3번째 파울을 범했다. 이를 지켜본 조상현 LG 감독은 유기상을 재투입했다.
유기상은 그때부터 이우석을 따라다녔다. 현대모비스 진영부터 이우석을 압박했다. 체력을 많이 요구하는 수비 방법을 택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이우석에게 공간을 줄 경우, 이우석에게 속공이나 돌파를 허용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박정현(202cm, C)이 숀 롱(206cm, F)의 기를 살려준 것. 아셈 마레이(202cm, C)가 급하게 숀 롱을 막아섰으나, 마레이도 숀 롱의 스핀 무브와 덩크를 막지 못했다. 골밑을 내준 LG는 2쿼터 시작 2분 34초 만에 19-25로 밀렸다. 조상현 LG 감독이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보다 타임 아웃을 먼저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마레이와 칼 타마요(202cm, F)가 골밑 수비를 견고하게 했다. 그래서 유기상은 공수 전환에 집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서명진에게 온 힘을 쏟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LG의 수비와 공격 모두 살아났다. 공수 모두 살아난 LG는 2쿼터 종료 3분 17초 전 32-29로 다시 앞섰다. 현대모비스의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까지 유도했다.
유기상은 그 후 서명진과 또 한 번 매치업됐다. 버티는 수비와 손질로 서명진을 귀찮게 했다. 그러나 LG의 팀 수비가 또 한 번 무너졌다. 정돈된 수비와 속공 수비 모두 해내지 못했다. 유기상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 사이, LG는 35-39. 1쿼터보다 더 많은 점수 차로 하프 타임을 맞았다.

# Part.3 : 그래도 압박

LG는 3쿼터 시작 후 1분 34초 만에 42-41로 뒤집었다. 그렇지만 유기상의 수비 영향력은 드러나기 힘들었다. LG 빅맨진이 현대모비스 빅맨진과 높이 싸움을 잘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3쿼터 시작 2분 59초 만에 42-45로 밀렸다.
어쨌든 유기상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다. 그저 서명진을 따라다닐 뿐이었다. 자기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무엇보다 동료 빅맨들을 믿어야 했다. 그렇게 해야, LG 수비 밸런스가 맞기 때문이다.
유기상은 서명진의 ‘기브 앤 고’에 당할 뻔했다. 그러나 끝까지 쫓아가 서명진의 3점슛을 무위로 돌렸다. 그 후도 서명진을 압박했다. 그리고 3쿼터 종료 4분 17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최형찬(188cm, G)이 또 한 번 유기상을 대신했다. 최형찬은 유기상보다 더 강하게 수비했다. 파울을 불사한 수비를 했다. 서명진의 힘을 더 빼놓았고, 3쿼터 종료 1분 31초 전 서명진을 코트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박정현과 대릴 먼로(196cm, F)의 수비가 숀 롱에게 공략했다. 수비 리바운드 또한 따내지 못했다. 골밑 경쟁력이 약해진 LG는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57-58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드라마의 시작점

현대모비스가 투 가드를 꺼내들었다. 유기상의 매치업이 달라졌다. 미구엘 옥존(183cm, G)이었다.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옥존은 3쿼터까지 5개의 어시스트와 3개의 스틸을 달성했기 때문.
LG는 4쿼터 시작 2분 58초에도 옥존을 놓쳤다. 66-64로 여전히 앞섰지만,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그래서 조상현 LG 감독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LG가 타임 아웃을 꺼낸 후, LG는 여러 전략을 사용했다. 옥존과 장재석(202cm, C)의 2대2에 바꿔막기를 적용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는 옥존에게 실점했다. 68-66. 안심할 수 없었다.
LG는 수비에 이은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 경기 종료 2분 32초 전 74-69로 앞섰다. 그리고 LG 선수들이 한곳에 모였다. ‘필승’을 다짐하는 듯했다.
유기상은 옥존에게 붙었다. 그러나 옥존과 게이지 프림(205cm, C)의 볼 없는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옥존의 패스와 프림의 골밑 침투에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유기상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피지컬로 옥존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고, 현대모비스의 공격 제한 시간까지 유도했기 때문. 남은 시간은 26.6초였고, 점수는 74-74였다. 그리고 LG가 마지막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타마요가 점퍼를 실패했다. 그렇지만 양준석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다. 그 후 마레이에게 곧바로 패스. 마레이가 경기 종료 3.5초 전 골밑 득점을 해냈다. 동시에,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마레이가 자유투를 일부러 놓쳤고, LG 선수들은 현대모비스 선수들에게 전진할 틈을 주지 않았다. LG가 결국 76-74로 승리했다. 2013~2014시즌 이후 11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으로 향했다.

# Part.5 : Feedback

LG는 동점을 오랜 시간 유지했다. 그렇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유기상이 결정적일 때 옥존을 막아었다. 이는 LG 결승 득점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유기상은 경기 종료 후 “감독님께서 처음에 (양)준석이한테 옥존을 맡겼다. 나는 (서)명진이형을 막아야 했다. 그렇지만 나는 옥존 막는 걸 더 자신있어했고, 준석이는 (서)명진이형을 잘 막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리고 “우리가 옥존한테 추격 3점(66-64)을 허용했을 때, 감독님께서 타임 아웃을 부르셨다. 그때 나와 준석이가 감독님께 ‘매치업을 바꿔도 되겠냐?’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이를 수긍해주셨고, 나도 옥존을 운 좋게 막았다”며 마지막 수비를 돌아봤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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