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현대모비스 가드진이 위축된 이유, 오재현의 ‘피지컬’과 ‘집념’
- KBL / 손동환 기자 / 2025-11-20 08:55:16
SK 앞선 수비수 1명이 현대모비스 가드진을 위축시켰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서울 SK는 자밀 워니(199cm, C)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1옵션이 있기에, SK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개막 후 16경기에서 8승 8패. 5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비’ 역시 SK의 강점이다. 특히, 최원혁(182cm, G)과 오재현(185cm, G)으로 이뤄진 앞선 수비가 그렇다. 이들이 상대 볼 핸들러를 잘 압박했기에, 공격적인 볼 핸들러들(김낙현-이민서)이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전희철 SK 감독도 “(최)원혁이와 (오)재현이 모두 수비를 특장점으로 삼는다. 다만, 원혁이는 매치업의 볼 없는 움직임을 잘 봉쇄하고, 원혁이는 볼 가진 선수들을 잘 막는다”라며 두 선수의 수비력을 인정했다.
다만, 오재현은 발목 부상을 겪었다. 지난 17일 수원 KT전에야 복귀했다. 그리고 이틀 후에 울산 현대모비스와 만났다.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경기 감각과 경기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오재현의 수비 임무는 여전히 막중하다. 오재현은 박무빈(184cm, G) 혹은 서명진(189cm, G)을 막아야 한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시작점이자 외곽 주득점원들을 제어해야 한다.
# Part.1 : 실수? 집념!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현대모비스 선수들의 동선이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박무빈이나 서명진이 어시스트와 3점슛을 잘 결합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공격이 막기 어렵다”라며 현대모비스의 공격 성향을 이야기했다.
오재현도 단순히 박무빈이나 서명진만 바라보면 안 됐다. 두 선수의 공격 성향과 현대모비스의 동선, 패스 타이밍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특히, 스크린 활용 옵션들을 많이 생각해야 했다.
오재현은 서명진에게 향했다. 그러나 서명진과 레이션 해먼즈(200cm, F)가 엇갈리자, 오재현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로 인해, SK 수비도 엇갈렸다. 또, 오재현은 현대모비스의 베이스 라인 패턴을 제대로 놓쳤다. 정준원(194cm, F)을 끝까지 쫓아갔으나, 정준원에게 실점했다.
오재현은 그 후 박무빈을 막았다. 박무빈을 3점 라인과 먼 곳으로 밀어냈다. 그렇지만 박무빈의 패스까지 막지 못했다. 동시에, 김낙현(184cm, G)이 서명진을 놓쳤다. SK는 경기 시작 후 첫 3점을 내줬다.
오재현은 집념으로 실수를 만회했다. 또, 탑에서 이뤄지는 현대모비스 공격을 읽었다. 그 결과, 레이션 해먼즈(200cm, F)의 패스(탑->코너)를 차단했다. 또, 코너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가드진들에게 편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최소 슛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게다가 서명진이 수비 미스로 벤치에 물러났다. 오재현의 선택지가 좁아졌다. 오재현은 박무빈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현대모비스의 공격 시작점을 잘 틀어막았다. 그리고 1쿼터 종료 2분 46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SK는 24-16로 1쿼터를 마쳤다.
# Part.2 : 안영준의 외곽 수비+오재현의 집념
오재현은 2쿼터 또한 벤치에서 시작했다. 이민서(181cm, G)와 최원혁(182cm, G)이 백 코트진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두 선수가 현대모비스 백 코트 자원들을 막아섰다. 그리고 대릴 먼로(196cm, F)가 최후방에 포진했다.
이들의 수비는 다소 약했다. 돌파와 베이스 라인 컷에 취약했다. 볼 있는 수비와 볼 없는 수비 모두 해내지 못한 것. 그런 이유로, SK는 2쿼터 시작 45초 만에 24-20으로 쫓겼다. SK 선수들이 수비 의지를 보였음에도, SK의 수비망은 여전히 느슨했다. 이를 지켜본 전희철 SK 감독은 2쿼터 시작 2분 49초 만에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SK는 그 후 ‘1가드-3포워드-1센터’를 활용했다. 안영준이 외곽 수비를 해내야 했다. 그러나 안영준은 외곽 수비 또한 강점으로 삼는 포워드. 안영준은 피지컬과 반응 속도로 박무빈이나 서명진을 찍어눌렀다. 이들에게 어떤 옵션도 허용하지 않았다.
안영준은 코너에 있는 서명진을 지켜봤다. 동시에, 해먼즈의 돌파를 살폈다. 해먼즈의 슈팅 타이밍을 확인한 후, 순식간에 블록슛. 해먼즈와 서명진 모두 벙찌게 했다.
그리고 오재현이 돌아왔다. 오재현은 림 근처로 도움수비를 많이 했다. 해먼즈의 골밑 득점을 밑에서부터 손질했고, 수비 리바운드 또한 악착같이 잡았다. 오재현의 궂은일이 쌓이면서, SK도 더 달아났다. 52-36으로 전반전을 종료했다.

SK의 기세가 좋았다. 하지만 많은 감독들이 “15~20점 차는 요즘 농구에서 순식간에 뒤집힐 수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SK도 마찬가지였다. 후반전을 잘 치러야, 전반전의 격차를 의미 있게 여길 수 있다. 특히, 3쿼터 초반을 잘 소화해야 했다.
오재현도 이를 아는 듯했다. 1쿼터처럼 박무빈을 필사적으로 따라다녔다. 안영준과 워니가 자신의 옆에서 박무빈의 패스에 손을 뻗기에, 오재현의 압박은 더 효과적으로 다가왔다. 압박을 해낸 오재현은 수비 리바운드 또한 꽉 잡았다.
게다가 박무빈은 서명진 없이 뛰었다. 오재현의 마크 대상이 명확했다. 오재현은 이것 역시 아는 듯했다. 그래서 박무빈과 더 강하게 부딪혔다. 박무빈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 사이, SK는 59-40으로 달아났다.
현대모비스가 서명진과 신인 가드 박정환(181cm, G)을 동시에 투입했다. 오재현의 견제 대상은 서명진 혹은 박정환으로 바뀌었다. 오재현의 수비 전략은 동일했다. ‘피지컬’을 기반으로 한 ‘강한 압박’이었다. 기조를 유지한 오재현은 3쿼터 종료 3분 28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SK는 68-51로 3쿼터를 종료했다.
# Part.4 : 완승
SK는 4쿼터 시작 3분 1초 만에 73-60으로 쫓겼다. 전희철 SK 감독이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요청했다. 오재현을 포함한 SK 선수들이 각성해야 했다.
워니와 안영준이 속공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SK는 타임 아웃 후 1분 14초 동안 4-0. 77-60으로 다시 달아났다. 현대모비스의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을 유도했다.
오재현은 자기 임무를 계속 하면 됐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아줬다. SK도 89-68로 낙승. A매치 브레이크를 기분 좋게 맞이했다. 오재현도 코트를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었다.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동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