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우리 학교에 농구부가 있었어?” 캠퍼스 경계 허문 단국대 농구부의 홈경기

대학 / 김채윤 기자 / 2026-09-15 14:30:27

[바스켓코리아=김채윤 기자] 대학 스포츠에서 홈경기가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팬들의 응원이 중심이 되는 프로무대와 달리, 대학 스포츠는 같은 교정을 공유하는 동기와 선후배가 함께 호흡한다는 결속력이 더해진다.

내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을 달고 뛰는 선수들을 직접 마주하고 그들의 성장과 학교의 역사를 함께 쌓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아마추어 스포츠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캠퍼스가 나뉘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같은 학교의 이름을 공유하고 있어도 캠퍼스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스포츠팀의 훈련과 경기가 특정 캠퍼스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다른 캠퍼스 학생들에게는 학교의 운동부가 낯설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우리 학교에 농구부가 있었어?”라는 반응은 자연스러운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단국대 농구부가 과감히 캠퍼스의 경계를 허물었다. 단국대는 지난 14일 죽전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6 KUSF 대학농구 U-리그 남대부 명지대와의 홈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단국대 농구부가 죽전캠퍼스에서 U-리그 홈경기를 소화한 것은 KUSF 출범 이후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올 시즌 U-리그에는 중앙대(서울/안성), 경희대(서울/용인), 성균관대(서울/수원), 명지대(서울/용인), 그리고 단국대(죽전/천안) 등 복수의 캠퍼스를 둔 대학들이 다수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원화 캠퍼스를 운영하는 대학이 본교 캠퍼스에서 홈경기를 개최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드물다. 앞서 중앙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은 2018년과 2019년에 서울캠퍼스에서 홈경기를 치른 선례가 있는 정도다. 단국대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사실 이번 죽전 개최까지는 여러 현실적인 고민이 따랐다. 평소 천안캠퍼스를 중심으로 훈련과 생활, 경기를 소화해 온 단국대 농구부였고, 체육특기생들 역시 천안캠퍼스 스포츠과학대학 소속이기에 죽전캠퍼스 학생들과는 접점이 적었다.

그러나 명지대와의 홈 경기날, 천안캠퍼스 체육관이 입시 전형 준비로 사용이 어려워졌고, 2027 충청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체육관 공사까지 예정되어 있었다.

어웨이 경기로 전환하는 손쉬운 선택지도 있었지만, 단국대는 홈경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죽전행을 택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학교 전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뒷받침됐다.

단국대 관계자는 “죽전캠퍼스 체육관은 지난해 가을 바닥 보수를 마쳤고, 올해 전광판 2개를 새롭게 달면서 경기 환경을 대폭 끌어올렸다”라며 “이번 경기를 위해 죽전캠퍼스 학생팀까지 별도의 현수막을 제작하며 힘을 보탰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학생들의 발걸음도 바쁘게 움직였다. 단국대 농구부 학생 서포터즈 ‘D-SPORONT’는 천안에 국한되던 홍보 활동을 죽전캠퍼스로 확장했다. 직접 만든 홍보 포스터를 각 단과대 게시판과 학생회관 등에 부착하며, 농구부가 낯선 죽전캠퍼스 학생들에게 ‘우리 학교 농구부’의 존재를 알렸다. 일회성 경기 홍보보다, 두 캠퍼스의 구성원이 스포츠로 연결되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현장의 반응과 성과도 뜨거웠다. 석승호 단국대 감독은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 학교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것이 선수들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됐다”라며 “시설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운동하기 좋은 조건이다.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학교의 새로운 모습을 선수들이 알게 되어 영광이고, 죽전에 계신 학생과 관계자분들께 우리 팀을 알릴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주장 김태영 역시 학교의 세심한 배려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김태영은 “천안보다 관중이 적긴 했지만, 고려대 화정체육관처럼 1층 가변석이 열려 있어 색달랐고 좋았다. 바닥, 조명, 전광판, 골대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신 게 느껴졌다”라며 “죽전에서 치른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기쁘다. 앞으로도 천안과 죽전을 오가며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이러한 지원 속 단국대 농구부는 ‘하나은행 제81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2023년 이후 3년 만에 남녀종별선수권 정상을 탈환했다.

학교의 든든한 인프라 지원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해진 단국대 농구부는, 두 캠퍼스의 물리적 한계를 허물고 새로운 길을 열어젖힌 첫 주자가 됐다. 이원화 캠퍼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대학 스포츠의 진짜 가치를 증명해 낸 단국대의 죽전캠퍼스 두 번째 홈경기는 오는 28일 한양대를 상대로 펼쳐진다.


사진 = 단국대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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