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박지수의 시선은 V2를 향하고 있다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2-01-05 10:07:26

2016년 10월 17일. 한국 여자농구의 보물이 WKBL에 입성했다. 보물을 획득한 팀은 환호했고, 보물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청주 KB스타즈 박지수의 이야기다. 박지수는 196cm의 키에 스피드와 탄력, 센스를 두루 겸비한 빅맨. WKBL에 10년에 1명 나올까 말까한 인재이자 WKBL에서 꼭 필요한 보물 같은 존재다.
그러나 박지수는 ‘우승’에 목말랐다. 가진 것만큼의 팀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 시즌을 아쉬워했다. 아쉬움과 분함이 컸던 박지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시선이 V2를 향하고 있는 이유다.
박지수 드래프트, 꿈, 14.3%
소위 말해, 박지수는 떡잎부터 남달랐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3년, 성인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들 정도였다. 그 때부터 190cm가 넘는 키에 신체 조건 대비 뛰어난 센스를 지녔기 때문이다. 박지수 자체가 발전 가능성일 정도였다.
고등학생이 된 박지수는 더 어마어마해졌다. 2016 리우 올림픽을 위한 최종예선전에 참가했고, 큰 무대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주축 빅맨이 됐다. WKBL 관계자 모두가 박지수의 프로 입단을 고대했다.
박지수는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됐다. 다른 동기들과 같이 드래프트를 준비했다. 그렇게 2017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 나갔다.
2017 WKBL 신입선수선발회는 ‘박지수 드래프트’로 불렸다. 박지수 역시 ‘1순위’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어느 팀이 박지수를 선택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박지수도 어느 팀에 갈지를 기대했다. 그 때부터 숱한 꿈을 꿨다. 그러나 꿈에서도 등장하지 않은 팀과 현실에서 인연을 맺었다. 박지수를 선택한 팀이 단 14.3%의 1순위 지명권 확률을 지녔기에, 박지수는 드래프트를 남다르게 추억했다.
1순위로 프로에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어느 팀에 가느냐의 문제였는데요.
주위에서 “넌 1순위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러면서 “넌 긴장이 안 되겠다”고 말씀하셨죠. 그 정도로, 1순위는 저로 굳어지는 분위기였어요.
저도 1순위를 어느 정도 생각했어요.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2주 전부터 안 꾸던 꿈을 계속 꿨어요. 꿈에서는 KB스타즈를 제외한 5개 구단에 한 번씩 입단했던 것 같아요.(웃음)
꿈에도 나오지 않은 팀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습니다. 확률도 14.3%에 불과했고요.
검은색 구슬이 나왔는데, 처음에는 ‘왜 하필 검은색이야?’라고만 생각했어요.(웃음) 검은색 구슬에 해당하는 팀이 KB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죠. 그런데 안덕수 감독님께서 환호하시더라고요. KB스타즈가 저를 지명할 수 있었던 거죠. 속으로 ‘잘 됐다’고 생각했죠. 이렇게 되려고, KB가 꿈에 안 나타났나 싶기도 했고요.(웃음)
‘잘 됐다’고 생각한 이유는 어떤 거였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청주 팬들의 명성을 잘 알고 있었어요. 엄청 열성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안덕수 감독님을 잘 알기도 했고요.
안덕수 감독님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셨나요?
저희 아버지(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가 프로 팀(삼성)에 계셨을 때, 안덕수 감독님께서 방졸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안덕수 감독님과 어릴 때부터 알았던 것 같아요. 안덕수 감독님께서 일본 샹송에 계실 때, 저희 가족들이 다 놀러갔던 기억도 나요. 감독님께서 소개해주신 맛집도 갔었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농구화를 챙겨오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감독님께서 저한테 샹송 팀원들과 1대1을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일본에서 농구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웃음)
데뷔 시즌부터 평균 기록이 더블더블(평균 10.4점 10.3리바운드 2.8어시스트 2.2블록슛)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우리은행이 너무 강했는데요.
(우리은행은 당시 33승 2패로 WKBL 역대 팀 승률 1위를 기록했다)
입단했을 때, 청소년 대표팀 일정과 겹쳤어요. 드래프트 직후 청소년 대표팀에 바로 합류했죠. 그 때 발등을 다쳤고, 깁스를 한 채로 팀에 합류했습니다. 동기들보다 데뷔를 늦게 했죠.
깁스 풀고 데뷔전을 치렀는데, 상대가 우리은행이었습니다. 그 때 존쿠엘 존스(현재 WNBA 코네티컷 선 소속)라는 정상급 외국 선수도 있었고,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서 2패 밖에 하지 않았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팀에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의욕이 강했어요. 그런데 의욕만 강했던 것 같아요. 몸도 안 됐고, 존쿠엘 존스를 막다가 멘붕이 왔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경기가 끝난 후, ‘이건 아니다’고 생각했어요. 저 자신에게 실망했죠. 동시에, 이 곳이 프로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박지수는 데뷔 시즌부터 즉시 전력이 됐다. 아니, WKBL을 대표하는 빅맨이 됐다. 그 정도로, 신인 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신인 때의 임팩트에서 그치지 않았다. WKBL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KB스타즈를 WKBL 최고의 팀으로 만들기 위해 승부 근성을 불태웠다.
노력을 아끼지 않은 박지수는 2018년 4월 WNBA의 부름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여자농구선수들과 경쟁할 기회를 얻었다. 그것만으로 WKBL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박지수가 포함된 KB스타즈도 2018~2019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창단 후 첫 통합 우승. 박지수 역시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다. ‘WKBL 최고의 선수’ 그리고 ‘WKBL 최고의 팀’이라는 목적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프로 두 번째 시즌이 됐습니다. 어떤 걸 보완하고 나오셨나요?
(박지수는 2017~2018 시즌 평균 14.3점 12.9리바운드 3.3어시스트 2.5블록슛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비시즌 훈련을 했습니다. 특히, 일본 전지훈련을 정말 힘들게 했죠. 훈련을 한 번도 빠지지 않았고, 감독님한테 혼도 열심히 났어요.(웃음)
그래서 잘했던 것 같아요. 몸이 완전히 성장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까지의 몸 중 가장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어요. 기대감도 컸고요.
그렇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3전 전패했습니다.
그 때도 너무 아쉬웠습니다. 우리은행과 정규리그 끝까지 순위를 다퉜던 기억이 납니다.(우리은행은 당시 29승 6패를 기록했고, KB스타즈는 27승 8패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1위를 아쉽게 놓쳤어요.
2위를 한 저희 팀은 플레이오프부터 치렀습니다. 그 때 플레이오프를 2차전에 끝냈다면 어땠을까(KB스타즈는 당시 인천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에서 2승 1패로 이겼다)라는 아쉬움이 있죠. 우승을 못했다는 아쉬움에 분함이 겹쳤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18년 4월 12일. WNBA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박지수’의 이름이 불렸습니다.
(2017 시즌 우승팀인 미네소타 링스가 전체 17순위로 박지수를 지명했다)
WKBL은 지원서를 내야만, 신입선수선발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WNBA는 그런 게 없더라고요. 미국 대학교 선수들 중 얼리로 나오는 참가자는 필요한 서류를 내더라도, 대학교 4학년을 마치고 나오는 선수는 원서를 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만 19세가 된 해외 선수는 WNBA에 진출할 자격을 자동으로 얻는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드래프트가 안 된 해외 선수들은 자기도 모르게 FA(자유계약)가 되고요. 지금 WKBL 모든 선수들이 WNBA에서는 FA인 거예요.(웃음)
2018년에 열린 WNBA 드래프트가 한국 시각으로 아침에 열렸어요. 자고 일어나니, 기사가 엄청 쏟아져있더라고요. 얼떨떨했죠. 너무 얼떨떨해서 그저 ‘내가 WNBA에 지명받았구나’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웃음)
세 번째 시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KB스타즈는 28승 7패로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고,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용인 삼성생명을 3승으로 제압했다)
미국에 다녀와서 그런지, 몸이 안 되어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걸 다 이겨내고, 우승을 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또, 팀 창단 첫 우승이어서 더 좋았고요.
저희가 그 전에는 속공이 별로 없는 팀이었어요. 그런데 카일라 쏜튼이 오면서, 속공이 많아졌어요. 아마 저희가 그 때 속공 1위를 했을 거예요.(박지수의 말이 맞았다. KB스타즈는 경기당 4.63개로 해당 시즌 팀 속공 1위를 기록했다) 그만큼 저희 팀의 속공이 상대에 강력한 무기였던 것 같아요.

박지수는 2018~2019 시즌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2018~2019 시즌은 박지수에게 최고의 시기였다.
하지만 2019~2020 시즌은 그렇지 않았다. 20승 8패로 우리은행(21승 6패)에 정규리그 1위를 내줬다. 그리고 ‘코로나 19’가 터졌다. 2019~2020 시즌이 조기 종료됐고, KB스타즈는 설욕전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리고 2020~2021 시즌이 됐다. WKBL이 2020~2021 시즌부터 외국 선수를 제외하기로 했다. 박지수와 맞설 이가 더욱 없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2020~2021 시즌은 KB스타즈와 박지수에게 최고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렇지만 KB스타즈는 2020~2021 시즌에도 우승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1위를 우리은행에 내줬고, 챔피언 결정전 우승 또한 용인 삼성생명에 내줬다. 삼성생명에 ‘WKBL 정규리그 4위 팀 역대 최초 플레이오프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2019~2020 시즌부터 2020~2021 시즌은 박지수에게 잊고 싶은 기억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잊지 못할 기억도 있다. 한국 여자농구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고, 박지수가 운동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섰기 때문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은 박지수한테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2019~2020 시즌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습니다.
우승도 못하고, 시즌도 조기 종료됐어요. 그런 경우가 처음이었죠. 머리 속에 남겨두고 싶지 않은 시즌이었어요.(웃음)
KB스타즈와 박지수 선수 모두 2020~2021 시즌에 더 강력할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다들 기대를 많이 해주셨어요. 모든 사람들이 ‘KB가 우승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그렇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저희가 그냥 부족했던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그 멤버로 우승을 못한 것도 아쉽고, 챔프전에서 진 것도 아쉬웠죠.
시즌 내내 압박감과 부담감도 많았습니다. 하나만 잘못해도, 저 때문에 진 것 같았어요. 모든 게 제 책임이라는 생각을 했죠. 멘붕이 많이 왔고,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WNBA 경기와는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요.
한 번은 나가고 싶었던 무대였습니다. 그런 무대에 나가게 돼서 정말 설렜어요. 그렇지만 막상 가니, ‘코로나 19’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걸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기도 하고 팬들도 없었죠. ‘이게 올림픽인 건가? 그냥 대표팀 경기 같은데?’라고 생각할 정도로, 아쉬운 게 많았어요.(웃음)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제대로 된 올림픽을 경험하고 싶어요.
예선 리그에서 3전 전패했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가능성도 봤고요.
도쿄 올림픽을 치르기 전만 해도, 우리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붙으면 주눅 들었습니다. 위축되는 게 없지 않았죠. 그렇지만 이번 올림픽에 나가면서, 그런 게 없어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대표팀이 분명 선전했습니다. 그렇지만 다들 “박지수와 다른 선수들이 맞춰본 시간이 많았다면...”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박지수 선수가 누구보다 큰 아쉬움을 느꼈을 것 같고요.
최대한 빨리 합류하려고 했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선수촌에 못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연습체육관이 있는 천안에서 혼자 운동을 해야 했어요. ‘이게 뭐지?’ 싶었죠.
운동을 더 못하니까, 불안함이 컸어요. 몸이 좋지도 않은데, 운동량을 못 채운 게 아쉬웠어요. 그리고 얼마 만에 올림픽인데, ‘이렇게 못 맞추고 가는 게 맞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것들이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KB스타즈는 2018~2019 시즌 처음으로 통합 우승했다. 하지만 2019~2020 시즌부터 두 시즌 연속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박지수를 데리고 있는데도, 우승을 한 번 밖에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KB스타즈가 이를 모르지 않았다. 검토 끝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부천 하나원큐의 수석코치였던 김완수를 감독으로 임명했고,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인 강아정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WKBL 최고의 슈터인 강이슬을 데리고 왔다.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이 팀 색깔을 바꿨다.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동시에, 박지수-강이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많은 준비를 했다.
그 결과, KB스타즈는 개막 후 첫 9경기를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공동 2위인 인천 신한은행-아산 우리은행(이상 6승 3패)과 3게임 차 선두를 달리고 있다. 2라운드라고는 하나,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위기는 있었지만, 결과로 모든 걸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박지수는 ‘우승’ 혹은 ‘V2’만 쳐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더욱 부족했습니다. 달라진 것들도 많았고요.
매번 맞춰왔던 감독님과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것도 아니고, (강)이슬 언니도 왔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특히나 더 불안했던 것 같아요.
먼저 김완수 감독님과는 한 번도 훈련을 해보지 않았어요. 김완수 감독님의 스타일을 전혀 몰랐어요. 또, 이슬 언니와 세세한 걸 많이 맞춰봐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시즌 개막 1주일 전부터 이슬 언니랑 맞춰볼 정도였죠.
안덕수 감독님과 함께 할 때는 저 위주의 패턴이 많았어요. 저를 살리는 하이-로우 패턴이나 로우 포스트에서 하는 게 많았어요.
김완수 감독님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슈터 2명(강이슬-최희진)을 살려야 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슈터들이 많이 움직여주고, 저와 슈터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뛰는 게 많았어요. 2대2 찬스나 백 스크린 찬스에서 파생되는 움직임도 있고, 속공도 많이 봐야 해요. 달리고 미는 공격이 많아졌어요. 그런 게 이전과는 아예 달랐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김완수 감독님께서 주신 큰 틀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하지?’라고 생각했어요. ‘여기선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다 보니 서있게 되고, ‘내가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이번 시즌 어떻게 하지?’로 이어졌어요.(웃음) 아니나 다를까, 역시나 삐걱거렸어요. 연습 경기에서도 계속 졌고요. 그래도 지금은 속공이든 세트 오펜스든 어떻게 길을 봐야 하는지 알게 됐어요.
위기도 있었지만, 결과가 독보적입니다. 시즌 개막 후 9경기를 한 번도 패하지 않았는데요.(KB스타즈는 개막 후 9연승을 질주했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야 첫 패를 안았다)
저희도 전승한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다만, 팀 분위기가 좋고, 파이팅이 이전보다 강해졌어요. 또, 저희가 10점 차 이상 지고 있는데도, 감독님께서는 하나도 조급하지 않으셨어요. 저희를 더욱 차분하게 만들어주셨죠. 그런 거에서 힘을 얻었던 것 같아요. 따라잡기 힘든 점수 차였는데도 불구하고, ‘괜찮다. 한 경기 준다고 그런 거 없다’는 식으로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기에, 위기를 잘 이겨냈던 것 같아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호적수로 떠올랐는데요.
두 팀 다 스몰 라인업을 잘 사용합니다. 다른 팀은 그래도 어느 정도 매치를 할 수 있는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매치 맞추기 힘들어요.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저희 팀 모두 서로에게 미스 매치여서, 더 힘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체력을 많이 소모해야 하고요.
박지수보다 10cm 이상 작은 센터가 대부분입니다. 박지수 선수에게 붙는 매치업은 다 ‘미스 매치’로 보이는데요.
타 팀 센터는 보통 3점 라인 밖까지 나가지 않아요. 미드-레인지에서 하는 공격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그렇지 않아요. 5번으로 투입된 선수라고 해도, 3점을 던질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은행 혹은 신한은행과 붙을 때, ‘미스 매치’ 성향이 더 강하다고 정의했어요.
‘우승’이라는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변화가 많았던 시즌이었습니다. 사무국 분들도 팬 분들도 기대하는 게 있을 겁니다. 그래서 우승을 꼭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전에는 연승을 해도, 언제 깨질까라는 불안함을 안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걸 아예 생각하지 않아요. ‘연승’이라는 개념보다 ‘한 경기 한 경기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코트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전 시즌보다 부담을 많이 덜었어요.
물론, 한 번은 지겠죠.(웃음) 다만,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저를 포함한 저희 선수들이 그걸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어요. 가장 좋은 건 위기를 맞지 않는 거고요.(웃음)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1월 21일에 홈 개막전을 치렀습니다. 역시나 다른 팀에 갔을 때보다, 팬들이 많이 들어오셨더라고요.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느낀 것 같아요.
선수들도 “팬들께서 오랜만에 오셨으니, 우리가 분위기를 띄워보자”고 했습니다. 팬들께서 보내주신 열기에 세레머니로 보답하려고 했습니다(웃음) 저희가 세레머니를 할 때 팬들께서 더 강한 열기를 보내주셔서, 앞으로의 경기가 더욱 기대됩니다.
보는 사람들도 즐거워야, 선수들이 더 즐겁게 경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에는 세레머니보다 백 코트를 하기 바빴는데(웃음), 이제부터 좋은 장면에서는 백 코트 중에도 세레머니를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직관을 오시면 TV에 잡히지 않는 그런 동작들을 보실 수 있으니, 경기장에 찾아주셔서 더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WKBL, FIBA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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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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