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한정원-이민영 KBL 수련심판 이들이 살아갈 새로운 인생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1-11-15 09:15:13

새로운 인생 혹은 현재를 잘 사는 법. 새로운 인생이나 현재에 필요하지 않은 과거를 버리는 것이다. 필요하지 않은 과거에 집착하다 보면, 새로운 인생이나 현재를 제대로 살 수 없다.
한정원 KBL 수련심판과 이민영 KBL 수련심판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만 해도 선수 자격으로 코트를 밟았지만, 이제는 심판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뛰어야 한다. 선수 시절과 다른 마음가짐으로, 선수 시절과 다른 움직임으로 코트를 누벼야 한다.
두 명의 수련심판 모두 이전과 달라진 신분을 알고 있다. 자신의 신분에 맞게 공부하고 땀 흘리고 있다.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더 좋은 심판이 되기 위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정원은 200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전체 15순위)로 서울 삼성에 입단했다. 안양 KT&G(현 안양 KGC인삼공사)와 창원 LG, 인천 전자랜드(현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SK, 원주 DB와 전주 KCC 등 다양한 팀에서 뛰었다.
개인 통산 423경기 출전에 평균 11분 9초를 소화했다. 3.1점 1.8리바운드라는 기록을 남겼다. 화려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백업 자원으로 쏠쏠히 활약했다. 그리고 2019~2020 시즌 종료 후 은퇴했다.
이민영은 2017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4R 3순위(전체 33순위)로 울산 모비스(현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한정원만큼 오랜 시간 선수로 뛰지 않았다. 정규리그 또한 한 번도 뛰지 못했다. 그리고 너무나 일찍 은퇴했다.
선수였던 한정원과 이민영은 새로운 길로 접어들었다. 한정원은 2020년부터, 이민영은 2021년부터 KBL의 수련 심판이 됐다. 선수 유니폼은 두 사람에게 추억의 일부가 됐다.
선수 생활부터 먼저 돌아봐주세요.
한정원_2라운드로 지명 받았지만, 운동을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선수로서의 본분에만 충실하려고 했죠. 운이 좋았는지,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었습니다.(웃음)
이민영_두 시즌 동안 짧게 프로를 경험했습니다. 1군 경기에는 한 번도 나서지 못했죠. 그렇지만 너무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많이 배운 시기이기도 했고요.
은퇴가 많이 아쉬우셨을 것 같습니다.
한정원_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도 강했고요. 그렇지만 은퇴를 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실력이 안 되고, 주변 여건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이민영_선수로서만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나 박진감을 이제는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게 서운했죠. 그렇지만 그런 점들을 제외하면, 후련함이 더 컸습니다.
은퇴하고 나서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한정원_은퇴 직후에 심판으로 진로를 정했습니다. 은퇴하자마자 KBL에 심판 지원서를 넣고, KBL의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공백 기간이 길지 않았죠.
이민영_은퇴 직후 반 년 정도 농구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체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유소년 친구들도 가르쳤죠. 그리고 육군 3사관학교 체육 조교(농구 조교)로 입대했습니다. 제대한 직후에는 곧바로 KBL 심판을 지원했고요.

한정원 수련심판과 이민영 수련심판은 이제 선수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그리고 KBL에서 주어지는 심판 유니폼을 입는다. 선수로서는 코트를 밟을 수 없지만, 심판으로서 코트를 계속 누빌 수 있다.
하지만 심판과 선수의 역할은 너무 다르다. 마음가짐 역시 달라졌다. 심판은 단 한 번의 판정 실수로 경기를 망칠 수 있기에, 심판은 선수 이상의 집중력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한다.
한정원 수련심판과 이민영 수련심판도 이를 알고 있었다. 심판으로 지녀야 할 기본기를 익히고 있고, 심판으로서 알고 있어야 할 규칙도 공부하고 있다. 선수 시절과 다른 움직임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다.
심판을 지원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정원_농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고 싶었습니다. 지도자 생각도 했었지만, 은퇴하는 타이밍에 우연찮게 KBL에서 심판 모집 공고문을 받았습니다. 그걸 계기로 KBL 심판에 지원했고, 심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민영_고등학교 때 저를 지도해주셨던 코치님께서 “심판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습니다. 또, 아버님(이동인 전 프로농구 심판)께서 심판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아버님의 길을 걷고 싶은 마음도 커서, 심판에 지원했습니다.
어떤 것부터 공부하셨나요?
한정원_제일 먼저 규칙을 공부했습니다. 심판으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기술과 3심제에서의 기본적인 로테이션 등을 많이 익혔습니다. 지금도 그 점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민영_한정원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 역시 기본적인 규칙부터 공부했습니다. 기본 규칙과 판정 사례, 심판이 움직이는 방법과 심판으로서 지녀야 할 기술 등을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코트에서도 직접 해보기도 하고요.
직접 판정도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게 어렵던가요?
한정원_모든 게 다 어렵습니다. 가장 어려운 걸 굳이 꼽는다면, ‘이 선수는 이렇게 할 것이다’고 생각하고 부는 거예요. 제가 본 것만 불어야 하는데, 추측성으로 부는 게 많았죠. 경기장에서는 ‘당연히 이랬겠지’라고 불었는데, 영상을 보면 파울이 아닌 게 많았습니다. 어렵지만, 무조건 고쳐야 할 점입니다.
어려운 것도 있지만, 재미있기도 합니다. 농구를 20년 넘게 했지만, 심판 공부를 하면서 농구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됐거든요. 여러 가지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민영_저는 한정원 선배님처럼 정식 연습 경기에는 나가보지 못했습니다. 심판 선배님들의 연습 경기만 판정을 해봤죠. 그런데도 너무 어려웠어요. 움직임과 로테이션, 심판으로서의 기본적인 모든 것들이 어려웠어요. 저희 아버님께서 이 어려운 걸 오랜 시간 하셨다는 게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위에서 간단히 이야기했듯, 심판과 선수는 전혀 다르다. 익혀야 할 기본기와 배워야 할 움직임부터 다르다. 선수 출신 심판들이 초반에 시행착오를 많이 하는 이유다.
한정원 수련심판과 이민영 수련심판도 그렇다. 선수 시절의 습관이 남아있고, 이를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서 코트에 서기 위해, 공부하고 땀 흘리고 있다. 순간적인 상황에서 정확한 판정을 하려면, 지금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선수 시절의 습관이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한정원_선수 시절 습관이라기보다, 개인적인 습관이 있습니다. 구부정한 자세입니다. 많이 고쳐졌다고는 하지만, 더 고쳐야 합니다.
이민영_선수 때 가드를 봤습니다. 그래서 자세가 많이 낮았습니다. 볼을 따라가는 움직임도 많았고요.
그렇지만 심판은 많이 서있는 일이 많습니다. 어깨 넓이 정도로 그 자리에서 선수들을 지켜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처럼 볼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그런 습관들을 버리려고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선수 시절의 습관을 버리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정원_위에 말씀드렸던 것 말고도, 버려야 할 것들이 더 있습니다. 이민영 심판이 말했던 것처럼, 볼에 시선을 두지 않는 거죠.
저 역시 경기 때 볼을 따라가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심판들은 담당 구역에 있는 선수들을 먼저 봐야 합니다. 그런 점들을 매일 교육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연습 경기에서 판정했던 걸 매일 피드백 받습니다. 저 스스로도 잘못된 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복 훈련과 끊임없는 공부로 선수 시절의 습관들을 버려야 합니다.
이민영_뛰는 자세를 먼저 생각하려고 합니다. 볼에 시선을 따라가지 않는 것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볼이 제 구역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저는 볼이 아닌 담당 구역 선수를 쫓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들을 끊임없이 생각해도, 선수 시절 습관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선수 시절의 습관을 빨리 떨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판은 선수 시절에 쌓았던 선후배 그리고 친구들과의 인연도 끊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한정원_제가 심판의 길로 처음 들어섰을 때, 그런 점들을 제일 걱정했습니다. 그렇지만 심판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선수들과 사적으로 연락하지 않는 걸 당연하다고 여겼죠. 그런 점을 저에게 세뇌하다 보니, 지금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또, 심판을 하다 보니, 그런 건 큰 어려움이 아니었더라고요.(웃음)
이민영_저 같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끊어졌어요. 선수들도 저한테 연락하지 않고, 저 역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연락할 이유나 필요도 느끼지 않았고요.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두 명의 수련 심판, 그들의 과제는?
한정원과 이민영의 직책은 ‘수련심판’이다. 말 그대로, 심판을 위해 수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부해야 할 게 많고,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한정원 수련심판과 이민영 수련심판도 그렇게 생각했다. 더 나은 판정을 위해 그리고 신뢰감 있는 심판이 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과제와 목표 의식을 설정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어떤 게 있을까요?
한정원_수련심판에서 전임심판이 되려면, 기술적으로 많이 좋아져야 합니다. 기존 심판들과 투입되더라도, 처지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지녀야 해요.
농구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제가 만약 경기에 투입된다면, 순간적인 상황 속에서도 정확한 판정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더 연습하고 더 공부하겠습니다.
이민영_먼저 기본 규칙과 로테이션을 틀리면 안 됩니다. 보이는 것만 판정해야 하고, 경기를 관리하는 요령을 선배님들한테 더 많이 배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많이 부딪혀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정원_그저 심판으로서 한 단계 나아지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더 좋은 심판이 되는 거죠. 구체적인 목표를 굳이 꼽는다면, 전임심판을 달고 싶어요.
이민영_심판으로서 준비돼있어야 합니다. 준비됐을 때 오는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기회를 잡고, 1~2경기씩 나서보고 싶어요.
또, 저는 어린 나이에 심판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심판으로서의 길을 길게 보고 있습니다. 주심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영어를 공부해서 국제 심판 자격증도 따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정원_KBL과 한국 농구를 사랑하는 팬 분들이 계시기에, 저희 KBL과 심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올해 역시 프로농구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제 선수가 아닌 심판이 됐습니다. 더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리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민영_이제 선수가 아닌 심판으로 코트에 나설 것 같습니다. 심판으로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공정한 판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 한정원-이민영 제공(본문 첫 번째 사진과 마지막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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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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