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이기완 소노 단장의 핵심 전략, ‘브랜딩’과 ‘차별화’, 그리고 ‘행복’
- BAKO INSIDE / 손동환 기자 / 2023-10-04 07:36:01

어느 조직이든 다른 조직과 차별화된 전략을 원한다. 차별화된 전략이 성공하면, 어마어마한 가치를 누리기 때문이다. 특히,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조직은 이전과 남다른 전략을 선호한다. KBL 10번째 구단이 된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도 그렇다. 그 중심에는 이기완 단장이 있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의 모기업인 소노인터내셔널은 대명소노그룹의 계열사다.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과 워터파크 등을 운영하는 기업. 탄탄한 재무 구조를 지닌 기업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스포츠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2016년 아이스하키 구단을 창단했다. 구단 이름은 ‘대명킬러웨일즈’. 범고래를 상징으로 삼았다.
대명킬러웨일즈는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구단의 운영 방식을 모델로 삼았다. 선수에 관한 모든 환경을 최고로 만들었다. 비인기종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2020년 9월. 코로나19가 대명킬러웨일즈를 덮쳤다. 관광 업계의 타격이 대명을 긴축 재정과 감원으로 돌입시켰기 때문이다.
대명소노그룹이 2016년에 아이스하키 팀을 창단했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습니다. “대명소노그룹이 올림픽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어요. 저희가 마침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함께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단(대명 상무)을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또,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3년 정도 후원하고 있었고요. 위에 언급된 것들을 포함해 여러 사항들을 고려한 결과, ‘대명킬러웨일즈’라는 팀을 창단했습니다. 일본-중국-러시아(사할린)가 함께 참가하는 아시아리그에 뛰어들었죠.
아이스하키 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창단과 구단 업무 등 지금과 비슷한 일을 했습니다. 단장으로서 사무국 운영에 신경을 썼죠.
프로 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에게 많은 지원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아리그에 나가는 특성상, 저희 팀은 해외 원정에서도 시리즈 형태의 경기를 치릅니다. 체류 비용이 만만치 않아요. 장비도 타 종목에 비해서 고가이고요.
하지만 저희 사무국은 선수단을 이끌고 NHL을 2차례나 다녀왔습니다. 벤치 마킹을 하기 위함이었죠.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경험하게 해줬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최초로 NHL 출신 감독(케빈 콘스탄틴 전 피츠버그 감독)을 모셔왔어요. 선수들한테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넓은 세상 속에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가 터졌고, 해외로 나가는 통로가 막혔습니다. 아시아리그도 중단됐고요.

대명킬러웨일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기완 단장도 스포츠 관련 일을 잠시 접었다. 스포츠와의 인연 역시 끝인 줄 알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점점 해제 국면을 맞았다. 관광 업계가 살아났고, 소노인터내셔널은 잊고 있던 스포츠 사랑(?)을 다시 한 번 내보였다.
그리고 KBL 10번째 구단이었던 데이원스포츠가 제명됐다. 임금 체불과 관련 업체 대금 지불 미납 등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때 소노인터내셔널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극비리에 창단을 준비했고, 7월 21일 KBL로부터 창단을 공식 승인받았다.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라는 이름으로 KBL의 10번째 식구가 됐다. 이기완 단장을 포함한 사무국의 준비가 빛을 본 순간이었다.
농구단 창단은 언제부터 진행한 건가요?
프로 스포츠 구단 운영을 이전부터 준비했습니다. 고민하고 있을 때, 농구단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 준비 끝에, 저희 그룹의 브랜딩과 관련된 고민이 생겼습니다.
고민의 큰 틀은 무엇이었을까요?
‘대명’이라는 브랜드로 지금까지 왔지만, ‘소노’라는 이름으로 세계화를 원했습니다. 브랜딩 마케팅의 측면에서 농구단 운영을 결정하게 됐고, 저희 그룹 내부적으로도 준비를 어느 정도 마쳤습니다. 서준혁 회장님을 중심으로, 내부 TFT(Task Force Team) 또한 빠르게 구성할 수 있었죠.
구단 운영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나왔을 것 같습니다.
방향이 필요할 때가 있고, 목표 지점을 필요로 할 때가 있습니다. 속도가 필요할 때도 있고요. 저희는 속도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구단주(회장님)께서 저희에게 권한을 흔쾌히 주셨습니다. 게다가 저희 기업은 빠른 의사 결정 속도를 지녔어요. 그래서 구단 운영 방향 역시 빠르게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수가 저희한테 가장 중요한 건 아니었습니다. 인수 후에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했어요. 그 시기에 어떻게 할지를 제시해야, 방향성과 관련된 전략 수립이 가능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 그룹의 브랜딩을 생각했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시야를 넓게 가졌습니다. 다른 프로 스포츠 종목의 사례와 농구가 인기 있었던 시절을 돌아봤고, 저희 그룹이 사업해온 플랫폼을 농구단에 어떻게 접목시킬지도 고민했습니다. 농구와 관련된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고민을 강하게 했습니다.

팀명과 연고지가 정해졌다. 그러나 창단은 많은 일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준비 과정이 짧았기에,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완 단장을 필두로 한 소노 농구단 사무국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창단 첫 시즌을 함께 할 선수단을 확정했고, 홈 코트가 될 고양체육관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노 농구단은 지난 8월 21일 고양특례시와 연고지 협약 체결도 맺었다.(해당 행사에서 ‘고양체육관’을 ‘고양 소노 아레나’로 명명하기로 했다)
그리고 소노 선수단은 9월 11일부터 9일 동안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비발디파크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소노 사무국은 전지훈련 환경 형성을 위해 비발디파크에 있는 코트를 공사하고 있다. 창단식과 기타 업무 등 여러 가지 일들을 2023~2024시즌 전에 해내야 한다.
여러 업무가 있지만, 이기완 단장은 ‘방향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고민의 강도가 깊었다. 고민의 주제 또한 꽤 구체적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구단과 색다른 주제를 고민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 핵심은 ‘브랜딩’이었다.
앞선 질문에서 ‘고민’을 말씀하셨습니다.
농구대잔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볼거리가 다양해졌습니다. 소통 방식도 양방향이죠. 그래서 저희는 ‘팬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구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적에 관계없이, 팬들께서 이해할 수 있는 구단 말입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인 시카고 컵스만 봐도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우승을 못했지만, 컵스 팬들은 좋지 않은 성적에도 야구장을 많이 찾았거든요.
저희 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6개월 가까이 월급을 받지 못했는데도, 선수들은 견뎠습니다. 팬들께서도 선수들을 응원해주셨고요. 그래서 우리 팀의 진정한 팬이 누구인지, 누가 우리 팀을 좋아하는지 고민했습니다. 팬과 관련된 비전을 알지 못하면, 저희 팀은 차별화된 운영을 할 수 없어요. 그런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팬’과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가지와 관련된 구체적인 고민은 무엇이었나요?
선수들이 행복해야, 팬 분들도 행복합니다. 선수들이 행복해야, 코칭스태프와 사무국도 행복하죠. 그렇지만 선수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은 팬 분들입니다. 선수들과 팬 분들이 지속 가능한 행복을 누리려면, 저희가 어떤 팬덤을 구축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스포츠 콘텐츠 개발입니다. 저희가 다양하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팬 분들께서 새로운 컨텐츠에 참여할 수 있어요. 저희 컨텐츠에 팬들을 유입시켜야 합니다. 그게 팬덤 형성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컨텐츠와 관련된 팬덤을 형성하고자, 저희 기업과 관련된 사례를 생각했습니다. 먼저 저희 회사의 프리미엄 회원만 해도 55만 명입니다. ‘프리미엄 회원들이 어떤 서비스 때문에 저희 회사를 좋아할까?’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있고, 그 고민을 농구단에 어떻게 녹여낼지 생각해야 합니다. 고양 시민들에게 어떻게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농구에 어떻게 빠져들게 만들지 생각하는 거죠.
‘행복’이라는 단어가 인상적입니다. 소노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보여준 ‘감동 농구’와도 일맥상통할 것 같고요.
우리 팀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도, 우리 선수들은 견딜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위기에서 하나로 뭉쳤으니까요. 저희가 김승기 감독과 빠르게 계약했던 것도 그런 이유와 같습니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을 인내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이적한 선수들도 김승기 감독을 믿고 온 거다’고 판단한 거죠.
다만, 우리 팀의 이번 시즌 전력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물론, 우리 팀이 우승하면 좋겠지만, 우승이 우리 선수들과 팬들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소노 선수들과 소노 구단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소노 구단을 응원해주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기 위해, 저희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합니다. ‘소노’와 ‘스카이거너스’라는 이름을 ‘행복’과 어떻게 연관시킬지도 생각해야 하고요.
단장님께서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성적은 감독과 코치, 선수단에서 내야 하는 겁니다. 운과 타이밍도 맞아야 하고요. 저는 최선을 다해 외적인 사항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도 집중해야 해요. 팬들의 충성심과 행복, 저희 브랜드가 그런 예라고 생각합니다. 언급한 예시 모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거든요. 그런 가치를 창출하는데, 제가 온힘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구단과 차별화돼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 그룹의 브랜딩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년 뒤에는 1,000명 정도의 충성도 높은 팬들을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입니다. 저희 농구단이 좋을 때든 어려울 때든,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팬들께서 알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하고, 24시간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구단과 감독, 선수와 팬들이 서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형성돼야 하고요.

앞서 말했듯, 소노 농구단의 이름은 ‘스카이거너스’다. ‘하늘을 향해 공을 쏘아올리겠다’는 뜻이다. 3점을 많이 쐈던 소노 선수단의 컬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하늘은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한다. 프로 구단이 취해야 할 가장 높은 목표는 챔피언. 소노 역시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고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기완 단장의 목표도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팀의 성적을 가장 큰 주제로 생각하지 않았다. ‘소노’라는 브랜딩을 알리는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사무국-선수단-연고지-팬들의 의사 소통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허투루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기완 단장은 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방향성을 말씀하셨습니다.
지속적으로 말씀드렸듯, 저희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이 더 중요합니다. 단순한 프로농구단이 아닌, 프로 농구단의 브랜드화를 생각하는 이유죠. 다시 말하면, 저희 농구단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 수 있는 게, ‘고양 소노 아레나’입니다. 체육관 역시 저희 브랜드가 되는 거죠. 이동환 고양시장님께서 다행히 그런 점을 이해해주십니다. 저희 구단을 향한 관심과 지원도 아끼지 않으세요.
또, 저희가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만약에 앤서니 베넷 같은 NBA 1순위 출신이 저희 라커룸을 보고 도망친다면, 저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선진화된 환경을 빠르게 만들어야 해요. 기본적인 환경이 해결되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거든요.
단장님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저희 팬들과 저희 그룹 회원들, 저희 회사 직원들과 고양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고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저희는 성적에 관계없이 사랑받는 구단을 만들어야 합니다. 숫자가 적더라도, 진심 어린 팬들을 유치해야 해요.
그리고 홈 경기마다 컨셉을 바꾸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관념의 VIP 석도 없애려고 해요. 우수 소방관이나 경찰, 유가족과 휠체어 농구 선수 등 홈 경기 컨셉에 맞는 분들을 VIP 석에 앉히려고 합니다.
그게 결국은 구단의 브랜딩 전략과 연관됩니다. 거기에 맞는 슬로건도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제시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오게 하려는 건 아닙니다. 양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니까요.
다만, 어떤 일이든 단계를 필요로 합니다. 농구 역시 볼 운반에서 슈팅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지듯, 저희도 운영 방향에 맞게 단계적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포지션으로 치면 가드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하겠더라고요. 그런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하려면, 단계에 맞는 역할을 잘 분배해야 합니다.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사진 =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 제공(본문 2번째 사진), KBL 제공(본문 3번째 사진), 김우석(본문 4~5번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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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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