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이것은 삼성이 정상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다’...5년 연속 꼴찌의 대반전
- KBL / 김성욱 기자 / 2026-10-31 08:00:29

[바스켓코리아=고양/김성욱 기자] 삼성이 무패로 1라운드 정상에 섰다.
서울 삼성은 30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고양 소노를 95–87로 이겼다. 개막 9연승과 1라운드 전승이라는 신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삼성은 지난 5시즌 동안 꼴찌를 독차지했다. 이는 국내 4대 스포츠(농구-야구-축구-배구) 중 유일한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삼성이 봄 농구와 멀어진 지도 어느덧 10시즌이 지났다. 그러나 이번 시즌 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순위표에서 삼성의 이름을 찾기 위해 스크롤바를 내리지 않아도 된다. 삼성은 단 한 차례도 리그 1위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시즌 전 삼성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전력이 더 약해졌기 때문이다. 팀의 주축이던 이원석(206cm, C)이 상무에 입대했고, 사령탑의 선임도 늦어졌다. 뒤늦게 김상식 삼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팀의 1옵션 외국 선수로 데려온 데릭 윌리엄스(202cm, F)가 계약을 파기하고, 팀을 떠났다.
개막 후 연승을 달릴 때도 반신반의한 이들이 많았다. 운도 따랐다. 안양 정관장, 창원 LG,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상대의 1옵션 외국 선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었다. 그러나 운도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는 법. 또한, 외국 선수 1명의 부재가 반드시 패배를 뜻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이번 시즌 수원 KT는 헨리 엘런슨(207cm, F) 없는 원주 DB에 패했다.
위기도 있었다. 삼성은 지난 11일 소노전에서 경기 종료 6초 전까지 79-81로 밀렸다. 하지만 케렘 칸터(202cm, C)가 극적인 3점슛으로 역전승을 만들었다. 김상식 삼성 감독도 “지난 소노전 승리가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였다. 그 경기가 컸다”라고 말했다.

이후 대구 한국가스공사전도 고전을 예상했다. 삼성의 원정 백투백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당시 리그 최소 실점 팀답게 수비로 승기를 가져왔다. 전반까지 1점 차로 밀렸지만, 외국 선수 두 명이 모두 뛰는 3쿼터에 한국가스공사의 득점을 한 자릿수(9점)로 묶었다. 이는 이번 시즌 2, 3쿼터 중 최소 실점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이 역대 개막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삼성은 신기록 작성을 눈앞에 둔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소노와 다시 만났다. 지난 경기 중 가장 삼성을 위협한 팀이었다. 이날도 쉽지 않았다. 삼성이 전반까지 10점 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소노는 자니 오브라이언트(203cm, C)의 부상 악재에도 매섭게 따라붙었다. 삼성은 3쿼터에만 턴오버 9개를 범하며,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1점 차(70-69)로 4쿼터를 맞이했다.
그러나 삼성은 더 이상 쉽게 무너지는 팀이 아니었다. 앞선 8경기 중 6경기가 한 자릿수 차 접전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날도 승부처에서 집중력을 되찾았다. 칸터는 꾸준히 득점을 책임졌고, 이관희(189cm, G)와 저스틴 구탕(191cm, F)이 달아나는 점수를 올렸다. 그리고 이규태(200cm, F)가 연속 3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삼성이 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2011~2012시즌 원주 동부(현 원주 DB)와 2014~2015시즌 고양 오리온스의 개막 8연승을 넘어 개막 9연승을 질주했다. 또, 그동안 KBL에 라운드 전승은 있었지만, 1라운드 전승은 최초다. 동시에 두 개의 새 역사를 탄생시켰다.
‘만년 꼴찌’, ‘몰락 명가’ 삼성이 어떻게 한 시즌 만에 극적으로 달라졌을까? 단순한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 경기의 승리는 운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9경기 연속 승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베테랑 이관희는 고민 끝에 내린 답을 꺼냈다. 그는 “지난 시즌과 선수 구성이 달라진 건 없다. 주방장만 달라졌다. 김상식 감독님께서 규율과 규칙을 중요시하신다. 그 부분이 우리 팀 궁합과 잘 맞았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두가 ‘상식 매직’에 놀라고 있다. 김상식 감독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후 “상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감독에게 방심은 없었다. 승리에도 반성할 점부터 짚었고, ‘자신들만의 농구’를 강조했다. 그리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삼성은 최하위 탈출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개막 6연승 이상을 달성했던 팀들은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삼성의 봄 농구 잔혹사를 끊어낼 기회가 찾아왔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정규리그 54경기 중 9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상대들의 견제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패배에 익숙했던 삼성은 어느덧 승리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삼성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된다. 승리를 추가할 때마다, KBL 개막 최다 연승 기록도 새롭게 쓰인다. 5시즌 연속 최하위에서 KBL 최초의 1라운드 전승까지. 삼성의 반전 드라마는 이제 막 첫 번째 장을 마쳤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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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