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수비의 만능 열쇠, 젊은 가드 이동엽
- KBL / 박정훈 / 2017-11-30 13:00:31
![]() |
[바스켓코리아 = 박정훈 기자] “외국인 선수를 막을 때는 공을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동엽(193cm)은 2015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서울 삼성에 지명됐다. 대학 시절 저학년 때부터 최강 고려대의 주전으로 뛴 이동엽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정확한 패스를 선보이며 대형 포인트가드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고 4학년 때는 3점슛 성공률(46%, 18/39)을 끌어올리며 프로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너무 높았다. 이동엽은 루키 시즌에 39경기에 나와 평균 14분을 뛰며 2.4점을 넣는데 그쳤고 프로 2년 차였던 지난 시즌에는 경쟁에서 밀리며 경기당 6분밖에 뛰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고 어린 선수가 감당하기 힘든 가혹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납득할만한 비판도 있었지만 도를 넘은 조롱과 비난도 적지 않았다.
이동엽은 힘든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 비시즌 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켰다. 그는 올 시즌 15경기에 나와 평균 20분을 뛰며 4.1득점 2.1리바운드 1.7도움을 기록 중이다. 큰 키를 활용하는 확률 높은 마무리(2점슛 성공률 60%)와 엔트리 패스로 공격에 기여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선배 이관희(190cm, 가드)와 함께 상대 팀 에이스를 막아내고 있다.
지난 24일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만난 이동엽에게 올 시즌 출전 시간이 늘어나서 힘든 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젊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파울은 상대 팀 잘하는 선수를 막기 때문에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며 체력과 반칙 관리에서 아직 큰 문제는 없다고 전했다.
이동엽은 올 시즌 삼성 수비에서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대 팀 단신 외국인 선수를 주로 막고 있고 상황에 따라 파워포워드까지 소화한다.
삼성 이상민 감독이 이동엽에게 수비에서 강조하는 점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이동엽은 “상대의 단신 외국인 선수와 잘하는 선수를 막을 때가 많다. 팀 반칙이 남았을 때 미리미리 끊는 것, 슛을 최대한 어렵게 던지게 하는 것 등을 주문하신다.”고 답했다.
가드부터 파워포워드까지 다양한 포지션의 선수를 막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물었다. 이동엽은 “비결은 없다. 열심히 하는 것이다. 외국인 선수를 막을 때는 공을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들은 공을 잡고 하는 공격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며 공을 잡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삼성과 SK는 올 시즌부터 맞대결을 ‘S-DERBY’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동엽은 2차례 열린 ‘S-DERBY’의 중심에 있었다. 첫 대결 때 SK의 ‘공격의 핵’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를 잘 막았다. 하지만 두 번째 대결 때는 SK의 테리코 화이트(192cm, 포워드)의 돌파를 막지 못하면서 대량 실점(27)을 했다.
이동엽에게 큰 선수(헤인즈)는 잘 막았는데 작은 선수(화이트)에게 많은 점수를 내준 것이 아이러니 하다고 말을 건넸다. 이동엽은 “헤인즈는 내가 막았다기 보다는 준비했던 도움수비가 잘 통했다. 동료들을 믿고 수비했기 때문에 잘 막을 수 있었다. 화이트는 첫 경기 때 부진했는데 두 번째 경기 때 폭발했다. 그날 워낙 잘했던 것 같다. 우리는 화이트에게 3점을 주지 않는 수비를 했는데 나와 (이)관희 형이 미리미리 끊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화이트에게 2번째 경기 때 많은 점수를 줬기 때문에 분석을 해서 그 선수가 어디를 좋아하는지를 봐서 준비하겠다.”고 덧붙이며 다음 SK와의 경기에서는 화이트를 잘 막아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8일 열린 SK와의 2번째 ‘S-DERBY’는 농구 선수 이동엽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경기가 될 것이다. 경기 종료 2분 12초를 남기고 73-83으로 끌려가던 삼성은 이후 김동욱(194cm, 포워드)의 외곽슛이 폭발하면서 84-85로 추격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직전 이동엽의 3점슛으로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아쉽게 림을 외면하면서 승부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이동엽에게 당시 상황에 대해 물었다. 그는 “너무 아쉽다. 나에게 기회가 왔는데 놓쳐서 아쉽고 형들에게 미안했다. (김)동욱이 형과 시합 끝나고 따로 통화를 했다. 어떤 선수나 그런 상황에서는 못 넣을 수 있다고 기죽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힘이 됐다.”고 답했다.
이동엽과 함께 삼성의 앞선 수비를 이끄는 선수는 이관희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번갈아 투입됐기에 같이 뛰는 시간이 적었지만 올 시즌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동엽은 “관희 형이 워낙에 수비를 잘한다. 잘하는 선수와 스위치 디펜스를 할 수 있기에 편하다.”며 수비력이 좋은 이관희와 함께 뛰는 것이 편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관희 형은 드리블러를 잘 막는다. 공 가지고 있는 선수들의 공을 잘 뺏는다. 반면 나는 슈터들을 따라 다니는 수비에 자신이 있다.”고 덧붙이며 자신과 이관희의 수비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은 올 시즌 상위권 팀에게 강하고 하위권 팀에게 약한 ‘도깨비 팀’이다. 이동엽은 이에 대해“(임)동섭이 형과 (김)준일이 형이 군대에 가고 (김)동욱이 형이 오면서 팀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와 관희 형도 지난 시즌보다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맞춰가는 과정이고 또 확실한 4번 수비수가 없기 때문에 경기력이 들쭉날쭉 한 것 같다. 3점슛 성공률도 기복이 있고 복합적인 문제다. 형들도 우리는 지금보다 더 괜찮아 질 것이라고 말씀하신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선수와의 호흡에 대해 물었다. 이동엽은 “지난 시즌 뛰었던 마이클 크레익은 만들어서 하는 타입이라면 마키스 커밍스는 부수는 스타일이다. 둘 다 좋은 선수다. 내 역할 차이는 없다. 라틀리프는 공을 잘 넣어주면 늘 굿 패스라고 해준다. 내가 패스를 미스해도 잘 받은 후 고맙다고 해준다. 워낙 좋은 선수다. 내가 잘 맞춰야 한다.”며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 센터) 마키스 커밍스(192cm, 포워드)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가혹한 반응에 대한 생각과 올 시즌 각오에 대해 물었다. 이동엽은 “댓글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다. 하지만 프로 선수는 받아드리고 열심히 해야 한다. 팀이 최대한 높이 올라갈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 잘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정리했다.
사진 제공 = KBL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정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