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돌풍과 닮은 꼴, 15년 전 코리아텐터 4강 신화!

KBL / 이재범 / 2017-11-24 09:10:54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시즌 초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원주 DB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원주 DB 돌풍이 매섭다. DB를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팀이 하나 있다. 15년 전인 2002~2003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여수 코리아텐더다.


DB는 그 누구도 예상 못한 시즌 개막 5연승 질주와 함께 10승 4패를 기록, 2위에 자리 잡았다. 시즌 개막 전 고양 오리온과 함께 최약체 평가를 들었던 DB는 이상범 감독과 선수들이 100% 이상 기량을 발휘해 초반 신바람을 낸다.


두경민을 제외한다면 어느 팀에 가도 식스맨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선수들이 펄펄 날고 있다. 여기에 부상에서 회복한 윤호영까지 복귀해 초반 돌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 KCC의 상승세가 매섭고, 다른 팀들도 반등 가능성이 있어 선두권 유지는 힘들지 몰라도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거 같지 않다.


시즌 예상을 비웃으며 승승장구하는 팀들이 종종 나오지만, DB는 왠지 코리아텐더와 닮았다. 코리아텐더는 부산 KT의 전신으로 2002~2003시즌에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부자였던 팀이었다. 나산을 이어받은 코리아텐더(골드뱅크에서 코리아텐더로 팀명 변경)는 시민 구단으로 거듭났다. 구단 운영비 마련을 위해 전형수를 현금 트레이드 하기도 했다. 당시 샐러리캡 소진율은 65.65%였다.


코리아텐더는 그럼에도 2라운드 중반 1위까지 치고 올라가며 DB처럼 돌풍을 일으켰다. 3라운드 초반 3연패를 당하며 선두권에서 밀려났지만, 시즌 끝까지 중위권을 유지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코리아텐더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당시 부자구단으로 불리던 서울 삼성을 만났다. 코리아텐더의 돌풍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끝나는 듯 했다. 아니었다. 3점슛 12개와 14개를 폭발시키며 2연승(당시 3전 2선승제)을 거두고 4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정규리그 우승팀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시즌을 마감했지만, 코리아텐더는 역대 최고 약체의 반란을 만들었다.


코리아텐더가 DB와 닮은 이유는 우선 외국선수가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코리아텐더는 2001~2002시즌 트레이드로 영입한 에릭 이버츠와 재계약했다. 이버츠는 99~2000시즌 1순위 출신 외국선수로 득점력만큼은 타고난 선수였다.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선 17순위로 안드레 페리를 뽑았다. 페리는 2001~2002시즌 원주 TG(현 DB)에서 활약했던, 드래프트 2순위 출신이었다.


이버츠는 내외곽을 누비며 득점력을 뽐냈고, 페리는 작은 신장에도 골밑을 지키며 리바운드를 책임졌다. 현재 DB에서 디온테 버튼이 공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로드 벤슨이 골밑에서 두드리진 활약을 펼치는 것과 비슷하다.


코리아텐더에서 가장 두드러진 국내선수는 황진원이었다. 황진원은 이번 시즌 DB의 두경민처럼 국내선수 득점을 책임지며 팀을 이끌었다. 황진원을 제외한 코트에 자주 나섰던 선수들은 정락영, 진경석, 변청운, 김기만, 최민규 등이다. DB처럼 출전 기회가 적거나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코리아텐더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약체라는 평가에도 2002~2003시즌 4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여수 코리아텐더

당시 코리아텐더 감독이었던 상명대 이상윤 감독은 “페리는 리바운드를, 이버츠는 외곽과 득점을 맡았다. 어려울 때 이들이 해결사 역할을 하는 건 DB와 비슷하다”며 “국내선수들이 수비에서 으샤으샤하며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했다.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코트에서 열심히 수비하면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했던 게 DB와 닮았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DB가 코리아텐더와 다른 건 김주성과 윤호영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KBL 최고보수 선수였던 김주성과 2011~2012시즌 MVP 윤호영이 DB의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건 코리아텐더와 차이가 난다.


코리아텐더는 3라운드 이후 3연패를 두 차례 당하며 주춤거리더니 시즌 막판 7연패를 당했다. DB도 앞으로 남은 40경기를 치르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이상범 감독도 그 때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4강 신화를 만들었던 코리아텐더를 닮은 DB. DB는 재미있는 농구로 성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DB가 2017~2018시즌 끝에는 어떤 성적표를 들고 서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출처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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