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D-5] 한해 농사를 좌우할 각 팀의 핵심 키워드

KBL / 박정훈 / 2017-10-09 10:25:41

[바스켓코리아 = 박정훈 기자] 2017-2018 프로농구가 오는 1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팀당 54경기를 치르며 정규리그 상위 6팀이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챔피언 자리를 두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새 시즌을 앞두고 각 팀의 한해 농사를 좌우할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전주 KCC - 공존 (共存)
전주 KCC는 지난 5월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이정현(191cm, 가드)과 5년 계약(보수 총액 9억 2,000만원)을 체결했다. 9월에는 찰스 로드(203cm, 센터)가 합류했다. 이로써 이미 전태풍(180cm, 가드) 안드레 에밋(191cm, 가드) 송교창(198cm, 포워드)이 있는 KCC는 특급 공격수 5명을 보유하게 됐다. 모두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위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다. 염원하는 우승을 위해서는 이들의 공존이 필요하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전태풍은 2014-15시즌에 공 소유 시간을 줄이면서 에밋과의 공존에 성공했던 경험이 있다. 이정현은 프로 초년병 시절 전문 슈터와 식스맨으로 뛴 적이 있고, 에밋은 패스를 즐기지 않지만 믿음을 준 동료에게는 잘 빼주는 편이다.


◆부산 KT - 부상 (負傷)
부산 KT는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실질적 1순위로 뽑았던 크리스 다니엘스(204cm, 센터)가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오랫동안 에이스로 활약했던 조성민(189cm, 가드)도 왼쪽 무릎을 다치며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로 인해 KT는 시즌 첫 20경기에서 2승밖에 올리지 못했다.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KT는 부상 방지에 중점을 두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 KT는 2015년에 조동현 감독이 부임한 이후 10개 구단 가운데 훈련을 가장 많이 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오프시즌 때는 체력 운동 보다는 조직력을 다지는데 집중했고, 야간 훈련은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실시했다. 부상에 대한 염려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창원 LG - 시작 (始作)
창원 LG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현주엽 MBC 스포츠 해설위원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고교 때부터 슈퍼스타였던 현 감독은 고려대 대학 시절 농구대잔치의 전성기를 이끌며 농구라는 종목을 넘어 ‘X세대’를 대표하는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하지만 지도자를 해본 경험은 없다. 현 감독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야 LG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단 물음표가 붙었다. 현 감독 부임 이후 LG의 훈련량은 리그에서 가장 많다. 지난 2시즌 동안 선수들의 부상 때문에 큰 고생을 했던 KT와 조동현 감독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합류 이후 계속 통증을 호소했던 저스틴 터브스(188cm, 가드)의 대안을 개막을 코앞에 두고 찾기 시작한 것도 불안하다.


◆서울 SK - 재현 (再現)
서울 SK는 지난 8월 대리언 타운스(205cm, 센터)을 내보내고 과거 함께하며 빛나는 역사를 만들었던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를 영입했다. SK는 2012년 헤인즈를 영입한 후 3시즌 동안 118승을 올렸다.(승률 72.8%) 2012-13시즌에는 44승을 거두며 정규리그 최다 승리 타이 기록을 세웠다. 당시 SK는 1가드-4포워드, 3-2드롭존 등을 앞세워 KBL의 강자로 군림했다. 다시 만난 SK와 헤인즈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전망은 밝다. 김선형(187cm, 가드)은 더 강해졌고, 최부경(200cm, 센터)은 여전히 수비를 잘한다. 2년차 포워드 최준용(200cm)은 1가드-4포워드 시스템에서 김선형과 공 운반, 패스 전개 등을 분담할 수 있고 드롭존의 1선, 2선을 모두 지킬 수 있다.


◆인천 전자랜드 - 성장 (成長)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실질적 1순위)로 조쉬 셀비(186cm, 가드)를 뽑았다. 팀 전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첫 번째 외국인선수로 골밑 가담을 기대하기 힘든 전형적인 가드를 뽑은 이유는 팀 내 젊고 유망한 장신 포워드 선수들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인 강상재(200cm)와 정효근(202cm), 차바위(192cm)는 성장을 위해 오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강상재는 ‘속근육’을 키우기 위해 주 3회 역도 훈련을 실시했고, 지난 8월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해서 포스트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정효근은 상대 선수의 신장에 따른 맞춤 공격을 집중적으로 연습했고, 차바위는 장신 2번이 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원주 DB - 다재다능 (多才多能)
원주 DB는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 허웅(186cm, 가드)이 군에 입대했고, 아킬레스건 재활중인 윤호영(197cm, 포워드)은 2017-18시즌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오랫동안 팀을 이끌었던 한국농구 레전드 김주성(205cm, 포워드)은 후반 10~15분 정도를 뛸 예정이다. 전 포지션에 걸쳐 주요 전력이 빠져나간 DB는 디온테 버튼(192cm, 포워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실질적 2순위)로 뽑힌 버튼은 다재다능의 표본과 같은 선수이다. 힘과 기술, 패스와 슛을 모두 갖춘 그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를 휘저을 수 있다. 버튼은 DB의 약점인 공격력과 트랜지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울산 현대모비스 - 속공 (速攻)
울산 현대모비스는 지난 7월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마커스 블레이클리(192cm, 포워드)를 뽑았다. 이로써 지난 시즌 함께하지 못했던 블레이클리와 양동근(180cm, 가드)이 드디어 손발을 맞추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새 시즌에 블레이클리와 양동근을 앞세워 빠른 공격 농구를 펼칠 예정이다. 전망은 매우 밝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9월 미국 전지훈련 중에 치른 6번의 연습경기에서 평균 98.5점을 넘는 막강 화력을 뽐냈다. 이종현(203cm, 센터)이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후 재빨리 첫 번째 패스를 연결하고 속공을 통해 공격 횟수를 늘려 고득점을 올리는 작전이 잘 통했다. 새롭게 합류한 레이션 테리(199cm, 포워드)도 빠른 공격에 강점이 있는 전형적인 스코어러 3번이다.


◆서울 삼성 - 복귀 (復歸)
서울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많은 전력 유출이 있었다. 외곽슛을 책임졌던 임동섭(198cm, 포워드)과 골밑 공격과 수비를 담당했던 김준일(203cm, 포워드)이 상무에 입대했다. 주요 경기에서 실질적인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었던 ‘레전드’ 주희정(180cm, 가드)이 은퇴했고, 경기 운영과 골밑 수비에서 큰 역할을 해준 마이클 크레익(188cm, 포워드)도 떠났다. 삼성은 동시 다발적으로 생긴 구멍을 6년 만에 복귀한 김동욱(194cm, 포워드)으로 막으려 한다. 다재다능의 표본과도 같은 김동욱은 경기 운영, 3점슛, 골밑 수비 등 다방면에서 힘을 보태야 한다. 한 선수가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김동욱이 그 어려운 걸 해낸다면 삼성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고양 오리온 - 반등 (反騰)
고양 오리온은 골밑 수비를 책임졌던 이승현(197cm, 포워드)과 장재석(203cm, 센터)이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군에 입대했다. 골밑에 큰 구멍이 생긴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정통 빅맨 버논 맥클린(202cm, 센터)을 장신 외국인선수로 선택했다. 새로운 판이 짜여진 오리온을 이끌 선수는 최진수(203cm, 포워드)다. 중, 고교 재학 시절 특급 유망주였던 그는 한국농구의 미래라고 불렸고, 프로 첫 시즌(2011-12)에 평균 14.35득점 4.8리바운드를 올리는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이후 이승현, 김동욱 등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밀리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최진수가 새 시즌에 반등에 성공한다면 오리온도 해볼만하다.


◆안양 KGC인삼공사 - 재기 (再起)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앞선을 구성했던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정현은 역대 최고 보수를 받으며 KCC로 떠났고, 재계약에 합의했던 키퍼 사익스(177cm)는 터키 리그로 갔다. 이들을 대신해서 새 시즌에 가드 진을 이끌 선수는 강병현(193cm)과 김기윤(180cm)이다. 두 선수는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 많은 경기에 결장했던 공통점이 있다. 2000년대 중반 최강 중앙대를 이끌었던 강병현은 경기 운영에 강점이 있고, 승부처에서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2번이다. 김기윤은 프로에서 3시즌밖에 뛰지 않았지만 경기 운영과 3점슛이 검증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들이 재기에 성공한다면 KGC인삼공사는 새 시즌에도 빛나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바스켓코리아 DB (김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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