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챔프 1차전 : 준비에서 엇갈린 승부

대학 / 박정훈 / 2017-09-27 00:32:46
연세대 은희석 감독(좌) 고려대 이민형 감독

[바스켓코리아 = 박정훈 기자] 늘 하던 대로 하는 팀은 철저하게 준비한 팀을 이길 수 없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연세대학교는 최근 몇 년 동안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고전했다. 지난해까지 이종현(203cm, 모비스)과 강상재(200cm, 전자랜드)를 막는데 애를 먹었고, 올해에는 박준영(195cm, 포워드, 3학년)과 박정현(204cm, 센터, 3학년)에게 많은 점수를 내줬다. 여기에 고려대의 3-2지역방어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고, 잘 싸우고도 경기 막판 뒷심 부족 현상을 드러내며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최근 패배는 지난 7월이었다. 연세대는 MBC배 결승에서 고려대의 박정현(24득점), 박준영(18득점), 김낙현(17득점)을 막지 못했고 드롭존 공략에 실패하며 66-82로 패했다.


이후 연세대는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9월 중순까지 고려대를 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학점 미달 징계로 인해 1학기에 뛰지 못했던 김경원(198cm, 센터, 2학년)이 돌아오면서 골밑 높이가 보강됐다. 연세대는 고려대의 골밑 득점을 막기 위해 김경원의 경기 감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인 것과 함께 지역방어를 준비했다. 안영준(196cm, 포워드, 4학년)-김경원-김진용(200cm, 포워드, 4학년)이 지키는 2선 높이를 살리는 2-3지역방어였다.


지역방어의 한 축을 담당하는 김진용은 정기전을 사흘 앞둔 지난 19일 『바스켓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영준이, 나, (김)경원이, (한)승희 등 키가 큰 선수들이 많다. 우리가 2-3지역방어를 쓰게 되면 강점인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살리기 위해 2-3지역방어 준비를 많이 했다. 2-3지역방어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여름 내내 지역방어 연습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순간에 날아오르는 고려대 김낙현(184cm, 가드, 4학년)을 막기 위해 전담 수비수도 준비했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지난 19일 『바스켓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하계 훈련 때 박지원과 김무성에게 집중적인 수비 연습을 시켰다. 김낙현을 완전히 제어하지는 못하지만 그 선수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어느 정도만 다운시킨다면 승산이 있다.”며 김낙현을 막을 전담 수비수로 김무성(185cm, 가드, 2학년)과 박지원(192cm, 가드, 1학년)을 낙점하고 많은 연습을 시켰다고 전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준비한 연세대는 최근 2경기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고려대를 압도했다.


연세대는 지난 2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정기전에서 고려대를 83-73으로 꺾었다. 큰 선수 3명이 2선을 지키는 지역방어로 고려대의 골밑 공격을 막아냈고, 수비의 성공을 허훈(180cm, 가드, 4학년)이 지휘하는 빠른 공격으로 연결시키며 고려대가 드롭존 대형을 펼칠 여유를 주지 않았다. 하프 코트 공격 때는 김경원이 공격 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존의 약점을 공략했고, 선수를 폭 넓게 기용하며 경기 후반의 체력전에 대비했다.


연세대는 26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고려대에 83-57로 승리했다. 상황에 따라 대인방어와 2-3지역방어를 선택하는 수비로 고려대의 야투 성공률을 31%(21/68)로 묶었다. 수비의 성공은 많은 속공(9개)으로 연결됐다. 하프 코트 공격 때는 다소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는 고려대의 드롭존을 상대로 원활한 패스 전개를 통해 코너로 공을 잘 연결시켰다.


반면 지키는 입장이었던 고려대는 연세대의 준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에 빠졌다. 김낙현, 박준영, 박정현은 연세대의 맞춤형 수비에 막혔고 ‘이민형 농구’의 상징인 드롭존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간간이 2-3지역방어를 섞는 변화를 택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수비로 연세대의 맹공을 막을 수 없었다. 늘 하던 대로 하는 팀은 철저하게 준비한 팀을 이길 수 없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사진 제공 = 대학농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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