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은희석 감독 “챔프전 승부처는 집중력!”

대학 / 이재범 / 2017-09-25 05:24:16


7년 만에 고려대와의 정기전 승리로 이끈 연세대 은희석 감독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선수들이 정기전이 끝나면 한 시즌도 끝난다고 느낀다. 때문에 얼마나 더 집중하느냐가 승부처라고 본다.”


연세대는 지난 23일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83-73으로 이겼다. 7년 만의 정기전 승리였다. 2014년 여름 부임한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4번째 정기전 만의 승리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높이에서 열세임에도 리바운드, 특히 수많은 공격 리바운드와 고려대의 장기인 3-2 변형 지역방어(드롭존) 공략, 승부처에서 빛난 허훈의 활약이 승리 비결이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가장 큰 승부가 끝났지만, 양팀이 2017년 맞대결을 모두 마친 건 아니다. 26일부터 3전2선승제로 열리는 2017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남았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4년 연속 대학농구리그 최강의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정기전 직후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정기전은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한 달 뒤에 열렸다. 2015년 정기전은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 막판에 가졌다. 2016년 정기전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 사이에 개최되었다.


최근 2년 동안 정기전 이후 다른 팀과 맞붙으며 전력을 추슬렀다. 이번에는 다르다. 정기전의 여파를 그대로 안고 챔피언결정전에 임한다. 이 때문에 은희석 감독은 중앙대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번 정기전을 사실상 챔피언결정 1차전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을 노리는 은희석 감독은 누가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나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24일 전화 통화를 나눈 은희석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MBC배와 대학농구리그 우승보다 더 감격스러워한 연세대 은희석 감독

정기전 승리 확정 후 지난해 우승보다 더 기뻐하시는 거 같았습니다.


지난해 MBC배와 대학농구리그에서 우승할 때 선배님들께 죄를 짓고 있는 느낌과 송구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이번 정기전도 한 동안 고려대에게 이기지 못해서 죄스러움이 컸다. 그 부분이 해소되어 감격했다.


감독으로 느낀 정기전 승리가 선수시절 기분과 달랐을 겁니다.

선수 시절 3번 이겼다. 그 때는 정기전에 대비해 선생님(감독, 코치)께서 시키신 대로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어서 그 순간 기쁨이나 슬픔이었다. 감독이 되어서는 선수들과 땀 흘리고 고생한 부분도 크지만, 경기 외적인 부분들, 관심을 많이 가지시고 도와주신 체육회나 OB 선배님들께 고마움과 죄송한 마음이 복합적으로 일어났다. 선수 시절에는 고생 했던 걸 생각한다면 감독으로선 더 많은 게 떠올랐다.


고려대 지역방어를 잘 공략했습니다.


고려대가 그 동안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다. 우리는 대인방어를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무력화 시키는데 자신 있다. 주위에서 지역방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외곽이 안 터지면 답답한 경기가 되고, 상대는 또 지역방어를 안 푼다. 외곽(3점슛)을 시도해서 들어가고, 또 해결할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전 경기에선 정상 선수 구성이 아니었다. MBC배 결승에선 (안)영준이나 (전)형준이 등이 3점슛 시도(두 선수 3P 3/14)를 많이 했지만 안 되었다. 이번 정기전에선 지역방어를 깨는 움직임을 선수들이 잘해주고, 안 될 때 (허)훈이가 해결사로 나섰다. 또 4강 플레이오프에서 중앙대가 2-3 지역방어를 들고 나왔는데 드롭존 디펜스를 깨는 방식대로 그냥 하라고 했었다. 2-3 지역방어와 드롭존 디펜스를 깨는 방법은 완전히 다르지만, 끝까지 정기전에 맞췄다.


24점 차이(53-29)까지 앞서다 한 때 3점 차이(74-71)까지 쫓겼습니다.


우리가 앞서다가 쫓길 수도, 반대로 뒤지다가 따라붙는, 언제든지 그런 경기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고려대는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와 MBC배 우승팀이라서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우리 선수들이 주춤한 사이에 고려대 본연의 플레이가 나왔다. 고려대 선수들이 잘 했다. 우리 선수들이 못 한 건 아니다. 경기 흐름상 고려대가 잘 해서 쫓아왔다.



30점을 집중시키며 4학년이 되어서야 첫 정기전 승리를 맛본 연세대 허훈

해결사 허훈이 잘 해줬는데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어떤 것인가요?


리더십이다. 작전시간 불렀을 때도, 3점 차이로 쫓겼을 때도 선수들에게 집중하고, 정신 차리라고 했다. 잠자고 있는 근성을 깨운 것이다. 감독은 매일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허)훈이가 정기전에서 그걸 해줬다. 6강 플레이오프(vs. 동국대 90-69)을 수월하게 넘기고, 4강 플레이오프(vs. 중앙대 66-63)에선 허훈답지 않은 플레이를 했다고 보시는데 당시 허리 통증이 조금 있어서 조절을 하고 가는 상황이었다. 중앙대와 경기서 조금 더 뛰었던 게 오히려 몸이 풀렸다. 그래서 정기전에서 리더십과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공격 리바운드 절대 우위가 결국 승리로 이어졌는데, 고려대도 챔피언결정전에선 여기에 대비를 할 겁니다.


수비와 리바운드는 센스나 박스아웃 등 기술도 필요하지만, ‘내가 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 부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고려대 박정현, 박준영보다 골밑 높이가 낮아도 10개 이상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았다. 기록지가 없어서 확인하기 힘든데 최소 10개 이상 리바운드를 잡았을 거다. 의지와 투지로 높이 경쟁력을 갖춰 좋은 경기를 했다. 농구가 높이 싸움이기에 그런 부분에서 밀리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데 선수들이 잡아내고 수비해서 막는다는 의지만 있다면 된다. 정기전에서 고려대 4학년인 최성원이나 외곽에서 김낙현 등 4학년들이 제몫을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선 이들 수비에 안일했던 부분을 좀 더 보완, 집중하고, 골밑에서 박정현과 박준영도 잘 막아야 한다.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고려대도 좋은 팀이다. 정기전이란 양교 행사를 떠나서 이제 대학리그 챔피언을 놓고 만난다. 고려대가 정기전에서 쓴 잔을 마셨는데 준비 시간이 짧아 획기적인 걸 들고 나오기 힘들다.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경기에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들이 정기전이 끝나면 한 시즌도 끝난다고 느낀다. 때문에 얼마나 더 집중하느냐가 승부처라고 본다.


사진출처 = 한국대학농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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