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PO] ‘새로운 꿈’ 품고 대학리그를 떠나는 중앙대의 4학년
- 대학 / 최요한 / 2017-09-20 08:58:33
[바스켓코리아=최요한 객원기자] 중앙대의 4학년은 코트와 벤치에서 마지막 투혼을 다했다.
중앙대가 19일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7 남녀 대학농구리그 4강 플레이오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63-66으로 패했다. 중앙대는 특유의 활동량과 끈기를 앞세워 연세대와 공방을 벌였다. 연세대의 여유있는 승리를 예상하던 이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줬다.
에이스 김국찬과 양홍석이 부상과 자퇴 신청으로 팀에서 빠져있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장 장규호는 “MBC배 대회 때 (양)홍석이와 (김)국찬이의 공백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맞춰봐야 할 것들을 못 맞춘 게 컸다. 이번에는 그런 것을 맞출 수 있었다”며 동료들이 빠진 팀의 어려움과 대비를 언급했다.
장규호와 이우정이 앞선을 책임지며 경기를 이끌었다. 장규호는 초반 5득점으로 팀의 기세를 올렸다. 이우정도 1쿼터 3개의 어시스트로 팀을 지원했다. 슈터 강병현과 센터 박진철이 나란히 6득점으로 선배를 따랐다.
2쿼터에는 또다시 4학년 가드 두 선수가 팀의 득점을 책임졌다. 장규호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7점, 이우정이 침착한 슛으로 5점을 얻었다. 리드는 넘어갔지만 2점의 점수차였다.
또다른 4학년 선수가 3쿼터에 빛을 발했다. 전반까지 무득점이었던 센터 김우재가 6점 6리바운드로 팀을 이끈 것. 야투, 자유투 포함 네 개의 슛을 모두 넣었다. 이에 힘입어 중앙대는 45-45, 동점으로 3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김우재는 “1, 2쿼터에 내가 한 게 별로 없었다. 선·후배 선수 모두 잘해줘서 비등한 경기를 이어갔다”면서 본인과 동료의 선전을 언급했다.
4쿼터에 변수가 생겼다. 경기 종료 5분 19초 전 장규호가 안영준과 부딪치며 근육 경련으로 빠진 것. 이 때까지 상대 에이스 허훈을 단 6점으로 막고 있던 중앙대였다. 그의 공백이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센터 박진철과 강병현이 또다시 힘을 냈다. 3점슛과 골밑 공략으로 선배들의 투혼에 화답했다.
경기는 마지막 1분 30초에 갈렸다. 공격 리바운드 두 개를 뺏기며 박지원의 3점슛을 허용한 것. 여기에 늦은 파울 작전으로 연세대에게 승기를 넘겨줬다. 체력이 떨어진 집중력 저하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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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대학리그 경기를 마친 중앙대 4학년 선수.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국찬, 이우정, 장규호, 김우재. |
마지막 대학리그 경기를 마친 4학년 선수는 시원섭섭한 표정을 내비쳤다.
주장 장규호는 “주변에서 힘들지 않겠나 했다. 우리도 연습까지만 해도 걱정했다. 막상 해보니 공·수에서 차이가 그다지 나지 않았다. 졌지만 잘 했다고 생각한 경기다”라며 자평했다. “연세대와 어떻게 하면 경기를 잘 해낼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게 잘 맞아떨어졌다”며 이 날 대등한 경기의 비결을 밝혔다.
특히 허훈을 단 8점으로 묶은 건 그의 공이 컸다. 3쿼터 종료 버저비터 전까지는 무득점으로 막았다. 1쿼터 초반 맨투맨에서 2-3 지역방어로 바꿀 때도 허훈의 눈 앞에는 늘 그의 손이 있었다. 고려대 김낙현, 동국대 변준형 등 에이스 선수의 앞을 늘 가로막은 장규호였다. 장규호는 “누구와 맞붙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뛴다. (허)훈이가 어느 쪽으로 공격을 많이 하는지 감독님과 데이터 분석을 했다”며 좋은 수비의 비결을 밝혔다.
장규호는 작년까지 박지훈(부산 KT)과 박재한(안양 KGC인삼공사)의 백업으로 뛰었다. 두 선수가 빠지자 이우정과 호흡을 맞추며 중앙대의 앞선을 이끌었다. 스피드와 로테이션을 충실히 활용했다. 중앙대가 경기당 최소 실점 1위(68.31점)을 기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진가를 드러낸 건 4월 28일 조선대와의 홈경기 때부터다. 이 경기 전까지 대부분 한 자리 득점에 변변한 기록 어느 하나 남기지 못했다. “초반에는 부진하다 중반부터 슬럼프를 탈출했다. 자신감을 찾은 게 가장 크다”면서 올해 가장 좋았던 점을 언급했다.
중앙대의 캡틴은 그 누구보다도 궂은 일을 맡으며 선수를 이끌었다. 이 날 경기도 장규호의 초반 공세에 팀원이 화답하며 좋은 경기 흐름을 만들 수 있었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줘서 (주장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다. 항상 매사에 노력하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면서 본인의 역할과 바람을 언급했다.
장규호와 호흡을 맞춘 이우정은 이 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박진철을 활용한 앨리웁 패스, 동료에게 전달한 6개의 어시스트로 팀의 기세를 올렸다. 이우정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큰 선수를 상대하면서 그렇게 하는 게 좋다 생각했다. 체격이 좋은 선수와 맞붙다 보니 자신감도 붙었다”면서 대표팀으로 뛴 본인의 변화를 설명했다.
두 선배 가드(박지훈, 박재한)가 빠지며 올해 본인의 책임도 늘게 됐다. “(박)지훈이 형, (박)재한이 형이 빠지면서 1번 자리를 맡게 됐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중임을 맡긴 데에 감사를 표했다. “(양)홍석이와 (김)국찬이가 팀의 주득점원이었다. 무리하지 않고 리딩에 치중했다. 이 날은 둘이 없어 책임감을 갖고 공격했다”며 팀 사정에 따른 본인의 역할 변화를 언급했다.
이우정은 프로 진출에 대한 각오로 “이도 저도 아닌 선수가 되고 싶지 않다. 이정현 선수(전주 KCC)처럼 ‘연봉 킹’이 되고 싶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본인의 장점으로 ‘강한 멘탈, 자신감’을 꼽은 선수다웠다. 가드가 많은 올해 드래프트에 대한 걱정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센터 김우재는 이 날 단 2초를 쉬었다. 경기 종료 직전 중앙대의 3점슛을 위한 교체였다. 주로 교대로 나온 박진철과 합심했다. “(양)홍석, (김)국찬이가 있어 전에는 높이에서 달리지 않았다. 이 날은 (박)진철이와 궂은 일을 서로 나눠 하려 했다”며 후배 센터와의 호흡을 설명했다.
김우재는 4학년이 되면서 늘 선발로 나오게 됐다. 정인덕(창원 LG)이 5번을 맡았던 작년 스몰 라인업에서 높이가 좋은 라인업이 된 것.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선배가 있어 큰 부담이 없었는데 후배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며 본인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의 역할이 커지며 그의 활약 또한 빛났다. 특히 정규리그 결승전이나 다름 없던 6월 22일 고려대전은 그의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다. 매치업 상대였던 박정현을 파울아웃시키며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3점 플레이를 해낸 것. 그 장면이 중앙대 올해의 ‘더 샷’이 될 수 있었다. 김우재는 “고려대와의 경기가 아쉬웠다”며 우승을 놓친 경기를 아쉬움으로 꼽았다. “(김)국찬이가 부상이지만 다른 선수가 부상 없이 플레이오프를 마무리해서 좋았다”며 한 해를 돌아봤다.
“남들한테 욕 안 먹는 선수. 칭찬만 듣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며 바람을 전했다.그의 헌신적인 플레이는 “아주 칭찬해”란 말을 듣기에 충분했다.
이 세 선수의 뒤로 벤치에서 동료를 격려한 또 한 명의 4학년이 있었다. 김국찬이었다. “중요한 경기였는데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팀의 준비가 잘 됐다. 나와 (양)홍석이만을 위한 팀이 아닌 걸 증명해 뿌듯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국찬은 무릎 전방 십자 인대 부분 파열로 재활중이다. “기초 재활은 마쳤고 다시 뛰는 중이다. 프로를 준비하는 기간이라 생각한다”며 실망감 대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국찬이 정상 컨디션이었으면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까. 김국찬은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내가 뛸 수 없어 안타까웠지만 벤치에서 동료에게 몇 가지 조언했다”며 인정했다. “본인만의 색을 보여줘야하는 시기인 점을 강조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라고 했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게 조심하라고 했다”며 동료의 자신감과 부상 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박지훈이 떠난 후 양홍석과 중앙대의 득점을 책임졌다. 동료의 지원 속에 팀을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첫 경기(연세대전, 72-82 패)는 안 좋았지만 발판으로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생각했다. 4학년 선수들, (양)홍석이가 상부상조하며 맞춰가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올해를 되돌아봤다.
김국찬은 “잘했다, 못했다라기보다는 ‘성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훈련태도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아니었던 선수로”라며 본인의 바람을 밝혔다.
이제 4학년의 마지막 무대는 10월 전국체전으로 옮겨졌다. 상대를 뒤흔든 ‘청룡열차’의 올해 마지막 운행이 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대학농구연맹(KU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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