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8점’ KGC 김민욱 “나도 잘 하고 싶었다” 

KBL / 이재범 / 2017-05-01 07:25:23

[바스켓코리아 = 이재범 기자] “식스맨 중 나만 해준 게 없더라. 나도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안양 KGC인삼공사가 서울 삼성과의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3승 2패로 또 한 발 앞섰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다. 꼭 이겨야 했던 5차전 승부에서 모든 선수들이 제몫을 했다. 주전들은 주전대로, 식스맨은 식스맨대로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했다.


여기에 승부의 물줄기를 KGC인삼공사로 끌고 온 선수를 꼽는다면 김민욱이다. 김민욱은 4분 58초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팀 내 10명의 선수 중 19초 뛴 김철욱 다음으로 짧은 시간이다. 그렇지만 3점슛 두 방 포함 8점을 올렸다. 시간대비 효과 만점 활약이다.


특히 3점슛 두 방이 의미 있을 때 나왔다. 하나는 1쿼터 종료 3.5초를 남기고 이정현과 2대2 플레이로 성공했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벤치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KGC인삼공사는 그럼에도 22-14로 달아나며 1쿼터를 마쳤다.


3쿼터 막판 마이클 크레익이 5반칙 퇴장 당한 뒤 속공 득점을 올린 김민욱은 52.4초를 남기고 사이먼의 패스를 받아 또 3점슛을 하나 터트렸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20점 차이(62-42)로 앞서는 순간이자 확실하게 달아나며 승리에 다가서는 한 방이었다.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5차전에서 승리한 뒤 “4차전이 끝나고 식스맨들을 혼냈다. 코트에 나가서 자신있게 못 하고 공수 자신없는 플레이를 했었다”며 “(문)성곤이도, (김)민욱이도 오늘(30일)은 자신있게 플레이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날 경기 후 김민욱과 전화통화에서 첫 번째 3점슛을 넣었을 때 소감부터 물었다. 김민욱은 지금까지 부진을 씻어내는 한 방이었기에 아주 길게 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인데 주축 선수 형들의 출전시간이 길고 나는 적었다. 4강 플레이오프부터 그렇게 이어지는데 나는 짧게 뛰니까 실수 없이 수비나 궂은일만 열심히 하자고 마음 먹었다. 그래서 오히려 몸이 위축되고 경직되어서 자신감도 떨어졌다. 챔피언결정전을 5차전까지 했는데 (박)재한이도 잘 하고, (문)성곤이도 플레이오프 들어 제몫을 해주고, (이)원대도 짧지만 강한 인상이 남는 플레이를 해줬다. 나만 해준 게 없더라.


감독님께서 ‘(오)세근이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김)철욱이와 네가 크레익 수비뿐 아니라 세근이의 반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냐’고 강하게 질책을 하셨다. 맞는 말씀이라 죄송한 마음뿐이었다. (양)희종이 형, (이)정현이 형, 세근이 형이 각각 따로 불러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한 마디씩 해줬다.


스크린을 정확하게 걸고 내 기회를 보자고 했는데 1쿼터 막판 정현이 형에게 스크린을 걸었더니 딱 나에게 패스를 줬다. 3점슛을 성공하고 난 뒤 이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지나가니까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과했다. 그렇게라도 분출을 하고 싶었다. 나도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짧게 뛰어도 보탬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었다.”


김민욱은 20점 차이로 달아나는 3점슛을 넣었을 때 느낌도 묻자 “그 때는 20점 차이로 벌어지는 득점이라서 완전히 분위기가 우리로 넘어왔다고 여겼다”며 “많은 관중들 앞에서 크게 앞서는 3점슛을 넣어서 기분이 배가 되었다”고 짧게 말했다. 김민욱이 플레이오프에서 3점슛을 성공한 건 12경기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근은 이날 경기 후 “민욱이가 잘 해줬다. 민욱이에게 연습할 때 집중해서 경기를 하자고 말했는데 오늘 분위기가 넘어오도록 잘 했다”고 치켜세웠다. 김민욱은 이정현의 조언을 좀 더 자세하게 들려줬다.


“정현이 형이 경기 전에 따로 불러서 ‘주눅 들어 보인다. 뭐가 문제냐?’고 물어서 ‘출전 시간이 짧고 생각이 많아서 위축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랬더니 형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데뷔할 때 식스맨으로 뛰어서 아는데 그건 식스맨의 숙명이니까 밖에서 경기를 보면서 흐름을 파악하고 코트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경기 뒤에는 ‘민욱아 잘 했다. 너 때문에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김민욱은 사이먼과 오세근이 벤치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역할을 맡았다. 김민욱이 높이에서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김철욱과 함께 자신의 몫을 해준다면 KGC인삼공사는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5차전이 딱 그랬다.


김민욱이 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인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도 이런 활약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_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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