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플옵 탈락’ 신한은행, 아쉬움과 통합 6연패 그리고 남은 숙제들

KBL / sportsguy / 2016-03-02 20:46:21
신한은행

[바스켓코리아 = 인천/김우석 기자] 통합 6연패라는 찬란한 역사가 머쓱했던 시즌이었다.

신한은행은 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16 여자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1위춘천 우리은행에 63-86, 23점 차로 패했다. 최근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 경기였고 대패였다. 1쿼터 좋은 몸놀림과 집중력을 보여주며 15-11로 앞섰던 신한은행은 이후 경기력이 완전히 바닥을 치며 홈 마지막 경기에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신한은행은 시즌 중반 이전까지 한 때 2위를 유지하며 1위 우리은행을 위협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하며 5위라는 굴욕적인 성적표와 함께 8년 만에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신한은행은 2004년 여름 리그 후 해체한 청주 현대 하이페리온을 인수한 이후 2005년 겨울리그(6위)를 제외하고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이후에도 2006년 여름 리그에서 4위를 차지했을 뿐, 늘 3위 이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으며 PO와 함께 했다. 그리고 2007년 겨울 시즌부터 2012-13 시즌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 챔피언은 6번을 만들었다. 단일 리그가 시작된 2007-08 시즌부터 2012-13 시즌까지 WKBL에서 벌어지는 우승의 몫은 늘 신한은행이 차지했다.

전주원(춘천 우리은행 코치), 최윤아, 진미정(은퇴), 선수민(은퇴), 정선민(부천 KEB하나은행 코치), 하은주 등이 어우러져 만든 기적 같은 통합 6연패였다. 당시 코치는 현재 춘천 우리은행 정규리그 4연패를 이끌고 있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었다. 임달식 전 감독과 함께 신한은행 제1의 전성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많은 우여 곡절을 겪은 신한은행은 6라운드 초반 3위 싸움에서 밀려나고 말았고, 결과로 5위에 머무르며 플옵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다. 무엇이 WKBL에서 왕조를 이루었던 신한은행을 몰락시킨 걸까?

적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시즌 중반 사퇴한 정인교 전 감독은 ‘자율’을 키워드로 한 운영을 시도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했다.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도 고비마다 집중력이 떨어지기 일쑤였다. 통합 6연패를 달성했던 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집중력이었다.

코칭 스텝은 선수단 집중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여러 방안으로 변화를 주었지만, 효과는 별로 크지 않았다.

팀 핵심인 최윤아, 하은주 몸 상태도 문제였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지닌 최윤아는 힘겨운 모습이 역력했다. 하은주 역시 한 게임 정도 반짝했을 뿐, ‘끝판왕’이라는 별명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의 연속이었다. 두 선수는 부상으로 인한 연습량 절대 부족으로 전혀 이름값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은 꾸준히 중위권을 지켜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력은 있구나’라는 평가였고, 여전히 우리은행 대항마는 ‘신한은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터질 게 터졌다. 12월 27일 용인에서 펼쳐진 대 삼성생명 전, 4쿼터 종료 직전 스톡스에게 어이없는(?) 3점슛 두개를 얻어 맞고 69-70으로 패한 신한은행은 이후 우리은행(72-75), KB스타즈(57-59)에게 비슷한 경기 과정을 경험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고, KEB하나은행에게 58-69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그리고 1월 10일 인천에서 펼쳐진 삼성생명과 경기에서 전반전 12점 득점이라는 말도 안 되는 20분을 보냈고, 정인교 감독은 구단에 사표를 던졌다. 신한은행은 물론이고 WKBL은 충격에 빠졌다.

이후에도 신한은행은 분위기를 추스르지 못했다. 전형수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승격시키며 흐름을 바꾸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신한은행은 8년 만에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굴욕적인 순간을 경험해야 했다. 1월 28일 부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하나은행에 65-84로 대패하며 팀 역사의 아쉬운 한 페이지를 쓰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케미스트리였다. 승리에 익숙해 있던 선수단은 패배가 계속되자 ‘불협화음’이라는 단어가 구단 주위를 떠돌았다. 김단비는 삼성생명 전 게임 중간에 벤치에서 우는 모습까지 노출하고 말았다. 팀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한 장면이었다.

정 감독 퇴단 이후 팀 분위기는 ‘바닥’ 그 자체였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청주 KB스타즈에게 일격을 당했던 당시 상황 그대로였다.

이제 신한은행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 순위표 역시 아래 한 칸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내려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제 신한은행은 ‘리빌딩’을 시작해야 한다. 통합 6연패를 이룩했던 당시 멤버 중 건재한 선수는 김단비 한 명 뿐이다. 지난 3년 동안 선수 트레이드 등 굵직한 사건들을 만들며 왕관을 노렸던 신한은행이 필요한 건 체질 개선을 통한 분위기 전환 뿐 이다.

다행히 신한은행에게 윤미지, 이민지, 신재영, 박다정, 양인영, 박혜미 등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윤미지는 최윤아 수술 이탈 이후 완전히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며, 이민지와 신재영, 양인영도 절반의 합격점을 받았다. 윤미지는 이날 경기에서 3점슛 3개 포함 17점, 3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스트릭렌(40점)을 제외한 양 팀 최다 득점이다. 이민지는 27분 53초 동안 4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양인영은 11분 33초를 뛰었다. 4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전 경기보다 훨씬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돌파를 통해 득점을 만들어내는 인상적인 장면은 남겼다.

또, 리그 최고의 스몰 포워드 김단비도 건재하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취득하지만, 김단비는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스타다. 놓칠 확률은 거의 없다. 본인 의지가 중요하지만 말이다.

김단비를 중심으로 팀을 재건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야 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쉽지 않은 행보가 될 것이다. 모든 팀이 그랬다. 현재 WKBL을 점령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수 년간 꼴찌라는 굴욕을 경험해야 했다.

어느 팀이든 과도기 혹은 성장통을 겪어야 한다.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신한은행이 바로 그 시점을 지나고 있다. ‘리빌딩’을 키워드로 향후 벌어질 두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신한은행 미래를 결정짓는 숙제가 될 것이다.

이제 신한은행은 5일(금요일) 용인에서 삼성생명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유종의 미’를 위해 선전이 요구되는 경기다.

사진 = 바스켓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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