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하승진의 무게감, 문태종-제퍼슨의 저력
- NBA / kahn05 / 2014-10-13 08:16:31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KCC가 LG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전주 KCC는 지난 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창원 LG를 84-79로 격파했다. 시즌 첫 승을 신고한 KCC는 지난 시즌 LG전 전패의 수모를 말끔히 씻었다.
KCC 타일러 윌커슨(203cm, 포워드)는 4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다. 21점 8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디숀 심스(200cm, 포워드)도 18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윌커슨을 지원했다. 하승진(221cm, 센터)과 김지후(187cm, 가드)도 각각 15점 9리바운드와 15점(3점슛 5개) 4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도왔다.
LG의 데이본 제퍼슨(198cm, 포워드)은 22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과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영환(195cm, 포워드)과 문태종(198cm, 포워드)이 각각 15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와 14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KCC와 LG 모두 2014~15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 팀. 두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었다. 두 팀의 첫 맞대결은 서로에게 많은 의미를 남겼다.
# 하승진의 높이, 동료를 춤추게 하다
농구는 높이 싸움이다. 확률 높은 득점을 하려면, 림과 가까운 곳을 점령해야 한다. 페인트 존을 차지한다면, 득점과 공격 리바운드를 할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
하승진의 키는 221cm. 높이만큼은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페인트 존에서는 압도적이다. KCC가 2008년(하승진이 입단한 해)부터 매년 우승 후보로 꼽힌 이유다. 안양 KGC의오세근(200cm, 센터)은 데뷔 직후 “(하)승진이형은 혼자서 못 막는다. 도움수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나와도 20cm가 넘게 차이난다. 가드가 센터를 막는 듯한 기분이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하승진은 2년 동안 공백기를 거쳤다. 공익근무요원으로 팀을 비운 것. 하지만 지난 11일, 동부와의 홈 개막전에서 17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윤호영(196cm, 포워드)-김주성(205cm, 센터)-데이비드 사이먼(205cm, 센터)이 버틴 동부를 상대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그리고 12일. 김종규(206cm, 센터)가 버틴 LG의 골밑을 유린했다. 기록은 15점 9리바운드로 개막전보다 저조했지만, 기여도가 컸다. 골밑에 있는 하승진에게 수비가 몰리자, 심스와 김지후가 프리드로우 라인 부근과 3점슛 라인에서 힘을 냈다. LG의 수비 로테이션은 흔들렸다. KCC는 전반전을 41-26으로 마쳤다.
하승진은 연속 경기에 체력 부담을 드러냈다. 상대의 도움수비에 턴오버를 범하기도 했다. 허재(49) KCC 감독은 결국 하승진을 벤치로 보냈다. 그러나 KCC는 흔들리지 않았다. 윌커슨이 골밑에서 힘을 낸 것. 하승진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진 제퍼슨을 상대로, 다양한 포스트업 패턴을 선보였다. 이는 KCC가 승기를 잡는 요인이었다. 하승진이 없어도, KCC는 충분히 위력적이었다.
# LG가 포기하지 않은 이유, 문태종과 제퍼슨
LG는 KCC를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골밑에서는 하승진을 의식했고, 외곽에서는 슈팅이 들어가지 않았다. 골밑과 외곽을 고루 공략하는 KCC에, 수비 로테이션도 흔들렸다. 2-3 지역방어를 가동했지만, 하승진을 향한 앨리웁 패스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2쿼터 한 때, 20-37까지 뒤지며, 경기를 포기하는 듯했다.
그러나 제퍼슨의 공격력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특유의 균형 감각과 집중력, 탄력은 더욱 돋보였다. 상대의 강한 수비를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LG의 하락세를 두고 보지 않았다. 김종규 또한 중거리슛으로, 하승진의 높이에서 벗어났다.
제퍼슨은 하승진을 상대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자신보다 23cm가 큰 하승진을 상대로, 훅슛과 중거리슛을 성공했다. 수비에서도 하승진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속공과 돌파로, KCC의 수비를 계속 괴롭혔다.
문태종의 외곽포도 동반 폭발했다. 김태홍(195cm, 포워드)의 끈질긴 수비를 노련미로 극복했다.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자, 동료의 공격 기회를 살폈다. 김영환의 3점슛도 문태종의 눈썰미로 만든 작품이었다. 리바운드 직후 정확한 아울렛 패스로, 제퍼슨의 쇼 타임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 종료 6분 40초 전, 드리블에 이은 점프슛을 성공했다. 64-64, 동점이었다. 배병준(189cm, 가드)의 골밑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돌파로 자유투를 유도했다. 경기 종료 52초 전에는 74-78로 추격하는 3점슛을 성공하기도 했다. LG는 마지막까지 우승 후보의 저력을 놓지 않았다.
# ‘우승 후보’ KCC-LG, 두 팀의 불안 요소는?
KCC는 주전 의존도가 높다. 정확하게 말하면, 김태술과 하승진, 외국인선수 2명에게 전력이 집중된다. 허재 감독은 시즌 직전 “백업 멤버가 잘해야 한다. (박)경상이랑 (정)의한이가 (김)태술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고, (김)일두와 (정)희재가 (하)승진이의 휴식 시간을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김태술과 하승진이 경기 중간 벤치로 들어갔을 때, 박경상과 김일두 등의 백업 멤버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승진은 장점이 큰 만큼, 단점도 명확한 선수. 발이 느리고, 수비 범위가 넓지 않다. 제퍼슨의 돌파와 김종규의 중거리슛에 많은 실점을 한 이유다. 경기 감각과 체력도 완벽하지 않다. 하승진도 경기 후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을 많이 했다. 반성하고 있다. 발이 느리다 보니, 수비 약점이 분명 있다. 이는 내가 선수로써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라며 자신의 경기력을 질책했다.
LG는 지난 시즌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젊은 선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특히, 문태종과 제퍼슨이 벤치에 있을 때,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졌다. 김시래(178cm, 가드)는 6개의 어시스트와 4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득점 가담 능력이 떨어졌다. 유병훈(188cm, 가드)과 양우섭(185cm, 가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기승호(195cm, 포워드)의 부상 공백도 생각보다 컸다.
최대 문제는 문태종과 김종규의 백업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 대표팀에 다녀온 문태종과 김종규의 체력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 정규리그 후반이나 플레이오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영환 혼자 문태종의 부담을 더는 것은 쉽지 않고, ‘백업 센터’ 류종현(200cm, 센터)은 개막 2경기 내내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승리의 기쁨을 안은 KCC도, 패배한 LG도 아직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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