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에어컨 리그] 미리 보는 2014-15 시즌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 NBA / 상열 유 / 2014-07-29 10:10:46
[사진 출처 =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공식 페이스북]
[바스켓코리아 = 유상열 웹포터] 2013-14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 6차전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 단 0.9초가 남은 상황.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로케츠에 앞서있지만, 6차전 4쿼터 0.9초를 앞둔 상황에서 로케츠에 98-96으로 리드당하고 있었다. 이대로 패한다면 마지막 7차전을 로케츠의 홈에서 치러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 사이드라인에서 패스해줄 곳을 찾고 있던 니콜라스 바툼은, 스크린을 타고 나와 3점 라인에서 꽤나 떨어진 지점으로 달려나온 선수에게 패스한다. 공을 건네받은 선수는 지체 없이 슛을 날렸고, 그를 뒤쫓던 챈들러 파슨스가 뒤늦게 뛰어봤지만 이미 공은 떠나간 뒤였다. 림을 건드리지도 않는 클린 샷. 데미안 릴라드는 이른 바 '릴라드 타임'에서 나온 버저비터로 모다 센터를 열광에 빠트렸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1승 4패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으며, 14년 만에 2라운드(세미 파이널)에 진출한 블레이저스의 플레이오프 시즌은 조기종영되고 만다. 블레이저스 팬들에게는 환호와 근심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오프였다. 내심 획기적인 영입 혹은 트레이드를 기대할 만도 했지만, 기대와 달리 오프 시즌은 조용히 흘러갔다. 트레이드도, 재계약도, 심지어 드래프트도 없었다. 그럼에도 블레이저스의 오프 시즌은 호평을 받으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블레이저스의 다가오는 2014-15 시즌을 미리 살펴보자.
1) 2013-14 성적
54승 28패(노스웨스트 디비전 2위, 서부 컨퍼런스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 플레이오프 1라운드 4승 2패로 2라운드 진출(對 휴스턴 로케츠) -> 플레이오프 2라운드 1승 4패로 탈락(對 샌안토니오 스퍼스)
2) 2013-14 주요 기록
[평균 106.7득점(4위), 평균 102.8득점 허용(21위)], [자유투 성공률 81.5%(1위), 3점 야투율 37.2%(7위), 3점 슛 시도 25.3개(3위), 3점 슛 시도 마진 +7.0개(1위)], [턴오버 유도 11.6개(30위), 스틸 5.5개(30위)], [리바운드 46.4개(1위), 리바운드 허용 43.5개(22위)]
3) 2014 오프시즌 out
모 윌리엄스, 얼 왓슨
4) 2014 오프시즌 in
스티브 블레이크(2년간 424만 달러, 2년째에는 선수 옵션, 바이-애뉴얼 익셉션)
크리스 케이먼(2년간 980만 달러, 2년째에는 100만 달러만 보장, 논-택스 익셉션)
5) 2014 오프시즌 트레이드 - 없음
6) 2014 오프시즌 재계약 - 없음
7) 2014 드래프트 지명 결과 -없음
8) 2014 확정 샐러리
6907만 달러[2014-15 시즌 샐러리캡 한도 : 6300만 달러, 사치세 한도 : 7680만 달러]
9) 넘겨받은 미래 지명권
2015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2016년 2라운드 지명권(from 뉴욕 닉스, 2라운드 탑7 보호됨)
10) 넘겨준 미래 지명권
2015년 2라운드 지명권(to 시카고 불스); 2016년 2라운드 지명권(to 시카고 불스); 2017년 2라운드 지명권(to 휴스턴 로케츠); 2018년 2라운드 지명권(to 새크라멘토 킹스)
11) 사면 조항 사용 여부
브랜든 로이에게 사용함(2011년)
12) 2014-15 시즌 포지션별 예상 라인업
PG : 데미안 릴라드 / 스티브 블레이크
SG : 웨슬리 매튜스 / CJ 맥칼럼
SF : 니콜라스 바툼 / 도렐 라이트
PF : 라마커스 알드리지 / 토마스 로빈슨
C : 로빈 로페즈 / 크리스 케이먼
그 외 자원들 : 윌 바튼(SG), 조엘 프리랜드(PF-C), 메이어 레너드(C), 빅터 클라버(SF-PF), 앨런 크래브(SG-SF)
알짜 영입
[크리스 케이먼(왼쪽)과 스티브 블레이크(오른쪽). 사진 출처 =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공식 페이스북]
2014-15에 선수 옵션 계약을 1년 남겨두고 있었던 모 윌리엄스는 "더 높은 연봉으로 재계약하길 원한다" 라고 하며 옵트-아웃을 선언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였던 블레이저스의 벤치 득점 중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며 그나마 밥값을 하던 식스맨이었다.
그러나 블레이저스는 윌리엄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대신 두 명의 알짜 영입에 성공했다. 바로 스티브 블레이크와 크리스 케이먼이다.
블레이저스에 5년 만에 돌아온 블레이크는 안정적인 플레이와 3점 슛을 갖춘 백업 가드다. 윌리엄스보다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지만, 윌리엄스가 요구했을 연봉보다 훨씬 저렴한 200만 달러로 계약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크리스 케이먼이야말로 블레이저스에 꼭 필요한 조각이었다. 케이먼은 픽 앤 롤과 픽 앤 팝이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준수한 리바운드와 블락 능력을 갖춘 선수다.
지난 시즌, 블레이저스는 센터 로빈 로페즈의 백업 센터 조엘 프리랜드가 본인의 이름답게 인사이드를 상대 빅맨들의 프리 랜드(?)로 제공해주며 많은 득점을 허용했다. 급기야 로빈 로페즈가 쉬는 동안에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센터 자리를 지키며 공격에 쏟아야 할 체력을 부담했다. 빅맨임에도 불구하고 알드리지의 지난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은 36.2분으로 팀 내 1위, 리그 전체 빅맨 중 2위를 기록했다(빅맨 중 1위는 36.3분의 케빈 러브). 그러므로 케이먼이 로페즈의 백업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벤치 득점력과 수비력뿐만 아니라, 체력을 비축한 알드리지의 좀 더 효율적인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그림자는 존재한다. 블레이크와 케이먼은 각각 34살과 32살로, 잘해봐야 기량 유지, 못한다면 폼 하락만을 앞둔 시점이다. 또한 이들의 지난 시즌 기록들은 레이커스에서 마이크 댄토니 전 레이커스 감독의 런 앤 건 전술에서 나온 결과물들이기 때문에 조금씩은 '뻥튀기'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두 선수 모두 부상에 취약하다. 블레이크는 최근 3년간 56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없고, 케이먼은 지난 시즌에 단 39경기만을 출전했다. 테리 스토츠 감독이 출전 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주지 않는다면 이번 영입에 대한 좋은 평가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믿을만한 유망주들인가?
위에도 언급했지만, 블레이저스는 벤치 득점 중 절반 가까이를 책임 지던 모 윌리엄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다른 두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사실, 이 두 선수를 영입하고 나서도 윌리엄스와 재계약을 할 수 있었다. 비록 샐러리캡 한도를 넘은 상태였지만, FA 선수였던 윌리엄스와 1년을 함께 한 블레이저스는 논-버드 익셉션(Non-Bird Exception)을 이용한다면 재계약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침 팀 로스터도 14명만이 계약이 보장된 상태였기 때문에, 마지막 한자리가 남아있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블레이저스의 러브콜을 끝내 받지 못 했다. 블레이저스의 마지막 한자리를 채운 주인공은 팀의 유망주, 윌 바튼이었다. 바튼의 계약은 비보장 계약이었고 7월 25일이 지나야 보장 계약이 되는 상태였는데, 블레이저스는 그를 방출하지 않았다. 이제 블레이저스의 15인 로스터는 완료되었다.
결국 당장의 성적보다 미래를 택한 것이다. 블레이저스에는 CJ 맥칼럼, 윌 바튼, 앨런 크래브까지 아직 꽃피우지 못한 슈팅가드 자원들이 많다. 현재 실력이 윌리엄스보다 좋은 선수는 없지만, 이들의 가능성을 보고 윌리엄스와의 재계약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식스맨인만큼 출전 시간도 적지 않게 가져가는 윌리엄스가 로스터에 있었다면 그만큼 유망주들의 성장 기회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블레이저스의 유망주들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가드들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가장 장래가 밝은 선수부터 소개하겠다. 바로 토마스 로빈슨이다. 파워포워드 포지션의 로빈슨은 훌륭한 공격 리바운드 능력과 준수한 득점력을 가진 선수로, 36분 출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공격 리바운드 4.3개를 잡아냈다. 잦은 파울과 수비력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나, 이번 썸머리그에서는 이미 그가 썸머리그에 출전할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아쉽게도 로빈슨은 썸머리그 중에 오른쪽 엄지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트레이닝캠프 합류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는 예상).
가드진에는 CJ 맥칼럼과 윌 바튼이 있는데, 썸머리그에서는 각각 좋은 득점력과 번뜩이는 모습을 보였다. 대체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직 NBA 리그에서는 증명해 보여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CJ 맥칼럼은 작년 썸머리그에서는 올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본 리그에서는 부상을 안고 뛰면서 큰 인상을 심어주진 못 했다. 올 시즌부터는 출전 시간도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에, 부상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잠재력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는 선수들이다.
마지막으로 메이어 레너드와 조엘 프리랜드는 이제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 두 빅맨들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며 블레이저스의 벤치의 득점 마진은 형편없게 되었다. 게다가 이제는 연봉이 적은 선수들도 아니다. 두 선수의 연봉을 합치면 무려 530만 달러. 이번 시즌이 끝나면 프리 랜드는 FA가 되고, 메이어는 팀 옵션이 남아있지만 지금 상황을 봐서는 절대 연장 계약을 기대할 수 없다. 올 시즌에는 케이먼의 영입으로 출전 시간마저 더 짧아졌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 두 선수 모두 다음 시즌에는 NBA 리그에서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테리 스토츠 감독의 확실한 색깔
[데미안 릴라드와 테리 스토츠 감독. 사진 출처 =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공식 페이스북]
테리 스토츠 감독 체제로 3년 차를 맞이하는 블레이저스의 팀 컬러는 확실하다. '효율성 높은 공격을 시도하고, 상대 팀의 효율성 높은 공격을 저지한다' 가 그것이다. 농구에서 효율성 높은 공격은 자유투, 골밑 슛, 그리고 3점 슛이다. 자유투와 골밑 슛은 성공 확률이 높고, 3점 슛은 성공 확률은 좀 낮은 대신 들어가면 높은 점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 스토츠 감독은 이 셋 중에서도 자유투와 3점 슛에 좀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 초반부에 제시된 팀 기록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블레이저스는 지난 시즌 자유투 성공률 81.5%(1위), 그리고 3점 슛 시도 마진에서 +7.0개로 압도적인 1위다. 3점 슛을 되도록 많이 쏘고, 상대는 못 쏘게 했다는 뜻이다. 또한 대표적인 비효율적 공격인 3점 라인 바로 안쪽의 미들 슛, 이른바 '롱 2'를 최대한 자제시켰다. 블레이저스의 스타팅 멤버 중 '롱 2'로 불리는 16피트~20.5피트 사이의 슛 비율이 16%를 넘기는 선수는 라마커스 알드리지뿐이다(미드레인지 야투율이 리그 최정상급인 알드리지만은 예외로 해두는 게 적합해 보인다).
테리 스토츠 감독이 효율성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지표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스틸 부분이다. 스토츠 감독은 스틸을 시도해서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했을 시 파울을 얻는 것이나 혹은 돌파를 허용하는 것을 비효율적인 농구라 여기고 스틸 시도를 최소화시켰다. 블레이저스의 평균 스틸은 5.5개로 리그 전체 30위, 꼴지다. 적극적인 스틸 시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반칙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평균 반칙은 19.2개로 6위다. 상대 입장에서는 스틸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므로 자연스럽게 턴오버 횟수가 줄어든다. 블레이저스의 턴오버 유발 개수는 12.0개로 리그 전체 30위다.
효율성을 최우선 순위로 하는 농구가 최고의 농구라고 말할 순 없다. 블레이저스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스퍼스에게 무기력하게 패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좋지 못한 전략이라고 할 수도 없다. 스토츠 감독은 어린 블레이저스를 이끌고 서부 컨퍼런스 5위를 기록했으며, 14년 만에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스토츠 감독 체제하에서 블레이저스의 팀 특성은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스타팅 멤버가 같고, 선수들의 나이도 24~29살 사이에 모여있기 때문에 뚜렷한 상승세도, 하락세도 없을 것이다. 다만 고질적인 문제였던 준수한 백업 빅맨 자원을 영입함으로써 한참 부족했던 벤치에서의 득점 마진을 채워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블레이저스의 순위를 좌지우지할 것은 부상이 잦은 선수들의 내구성, 그리고 어린 벤치 유망주들의 성장 여부다. 2014-15 시즌에는 '립시티'가 어떤 모습을 선사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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