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프리뷰] '2위 결정전' 연세대 vs 경희대, 흥미로운 포지션 매치업

NBA / 우식 이 / 2014-06-16 10:00:00
최준용 한희원

[바스켓코리아 = 이우식 기자] 2014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는 고려대의 독주로 정리되고 있지만 그 속에 흥미거리가 많다. 대학리그 5년 역사 중 유례없는 치열한 6강 싸움이 전개되고 있고, 단국대, 성균관대 등 고춧가루 부대들의 시즌 막판 활약 등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던 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결국 1위와 최하위를 제외하고는 아직 최종 순위를 가늠할 수 없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정규리그 마지막 주인 이번 주, 최고의 빅매치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6강을 거치지 않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위해 2위를 사수해야 하는 경희대와 연세대의 대결이다.

리그 최종일인 19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경희대 국제캠퍼스 체육관에서 두 팀이 맞붙게 된다. 연세대가 16일 성균관대와의 경기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돼 나란히 12승 3패의 동률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양 팀은 시즌 내내 2위 자리를 다퉈왔다.

각각 조가 달라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었지만 한 치의 양보도 없이 2위 자리를 놓고 다퉜던 두 팀은, 정상권 전력을 가진 팀들답게 전 포지션에 걸쳐 조화로운 멤버 구성이 돋보인다. 이에 맞대결 결과도 결과지만 포지션별 매치업 또한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 연세대 3가드 vs 경희대 2가드

연세대는 가드진이 풍부하다. 1번 성향을 가진 김기윤, 천기범에 슈팅 가드로는 허웅이 나선다. 여기에 벤치 자원으로는 신입생임에도 담대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허훈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고교 시절부터 동년배들을 주름잡던 재기 넘치는 선수들이다. 대학 이전의 네임 밸류만 놓고 보면 경희대의 가드진에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최준용, 김준일 등 대학 정상급의 높이를 가진 포워드-센터진을 가지고 있어 쓰리 가드 시스템을 즐겨쓰는 연세대는 가드진의 앞선 압박과 스피드로 경희대를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허웅을 제외하면 대학 진학 후 기량 면에서 발전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 퇴보한 느낌인 것이 아쉽다.

이에 맞서는 경희대의 최창진, 한성원, 맹상훈 등의 가드진은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역시 고교무대를 호령했던 선수들이다. 그러나 지난 해까지 경희천하를 이끌었던 김민구, 두경민이라는 쟁쟁한 선배들에 가려 존재감이 전혀 없었다.

경기에 뛸 기회를 전혀 잡지 못 하다 보니 이들의 기량 발전 여부는 늘 의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김민구, 두경민이 졸업한 직후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존재감을 발산했다. 지난 2월에 열렸던 MBC배 대학농구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것.

비록 고려대, 연세대 등 강팀들을 모두 피하며 대진운이 좋았다는 평가는 있었지만, 결승전에서 그 평가는 뒤집혔다. 지난 해 대학농구 전관왕에 빛나는 고려대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 종료 직전 이승현에게 역전골을 맞아 패하긴 했지만 경희대의 건재함을 알리기에는 충분한 경기였다.

당시 경기에서 3점슛 5개를 쏟아붓는 등 27점을 기록한 한희원이 가장 빛났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한성원, 최창진 등 가드진의 안정적인 리딩과 적재적소에 넣어주는 패스가 없었다면 그런 한희원의 활약도 없었을 것이다.

연세대의 쓰리 가드를 상대하는 경희대는 포인트가드 성향의 두 명의 가드를 이용하는 투 가드 시스템을 즐겨 사용한다. 가드 자원이 대부분 포인트가드 성향을 띠고 있어 한희원-배수용-김철욱으로 이어지는 3~5번 라인의 뛰어난 득점력을 살릴 수 있는 원활한 볼 운반을 주로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성원, 최창진 등이 득점에서도 폭발력을 보일 때가 있어 전력이 더 안정되고 있다. 허웅 정도를 제외하면 외곽슛에 약점을 보이는 연세대의 가드진보다 외곽슛의 정확도도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 기대되는 에이스 대결 '최준용 vs 한희원'

양 팀의 스코어러인 최준용과 한희원의 매치업은 이 경기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팀의 에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둘의 맞대결 결과는 경기 전체의 결과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선수는 조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한희원이 조용히 득점에만 집중하는 정통 '스코어러' 타입이라면, 최준용은 득점, 리바운드, 패스 등 경기 전체를 아우르는 '플레이 메이커'형이다.

둘의 단점이라면 한희원이 외곽슛을 바탕으로 공격을 펼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다소 기복이 심하다는 점, 최준용은 가끔 감정 조절이 되지 않을 때가 있고 화려한 플레이를 즐기다 보니 어이없는 실수를 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팀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두 선수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흐름을 잘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둘의 대결은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진천선수촌을 오가며 경기에 나서고 있는 최준용의 체력 관리 여부도 중요하다.

▲ '막상막하' 포스트 대결

포스트 대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연세대는 김준일이라는 정상급 센터가 버티고 있고, 경희대는 힘과 높이를 두루 갖춘 김철욱에 최고의 블루워커 배수용까지 버티고 있다.

김준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감량하면서도 근육량은 늘리며 환골탈태했다. 눈에 띄게 운동능력이 향상되며 움직임이 가벼워졌고 힘에서도 여느 센터들을 압도하고 있다. 가드진과의 호흡도 좋아 특히 2대2 플레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승현, 이종현 등 자신보다 힘이 좋거나 높이가 월등히 높은 선수들을 상대로는 자신감을 보이지 못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 해 들어 경희대를 처음 상대하게 되는 김준일이 힘과 높이 모두 준수한 김철욱을 맞아 자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김철욱이 배수용이라는 '특급 도우미'의 존재로 상당부분 부담감을 덜 수 있는 반면, 김준일은 주지훈, 안영준, 최승욱 등 4번 역할을 하는 선수들의 활약이 미미하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결국 연세대는 김준일이 적극적인 스크린과 움직임을 가져가며 가드진과 최준용 등의 패싱능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준일이 살아나면 자연스레 외곽까지 살아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맞설 경희대 김철욱과 배수용은 뚜렷한 역할 분담이 돋보이는 포스트 콤비다. 김철욱이 골밑 깊숙한 곳에서 힘과 높이를 이용한 공격을 하고, 배수용은 3번 역할까지 가능할 정도로 넓은 공격 범위를 이용, 김철욱에 몰릴 수 있는 수비를 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돌파가 좋은 가드진에 도움수비가 가면 배수용이 오픈찬스를 맞아 슛을 던지거나, 김철욱이 공격 리바운드 후 골밑슛으로 득점하는 것은 경희대의 주된 득점 루트 중 하나다.

특히 공수에서 소금같은 역할을 하는 배수용의 존재는 경희대가 연세대에 확실히 앞서는 포지션이라 할 수 있고, 그의 활약 여부가 승부에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세대가 쓰리 가드 전술로 나올 경우 최준용이 4번을 맡을 수도 있어 그를 막아내는 것도 배수용의 중요한 역할이다.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박빙의 매치업이 예상되는 두 팀의 대결은 2위 결정전을 넘어 올 해 새로운 멤버 구성 후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포지션별 대결 결과 또한 기대가 되는 바이다.

사진 제공 = 대학농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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