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래다⑩] '단국대의 미래'짊어진 두 빅맨, 하도현-홍순규
- KBL / leehyeeun / 2014-05-04 10:45:27
[바스켓코리아 = 이혜은웹포터] 리바운드에 능하고 ‘에이스’라 불리는, 기동력이 좋은 언더사이즈 빅맨. 저학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것까지, 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단국대 하도현(199cm, C)과 홍순규(198cm, C)에 대한 이야기다.
“서로 의지할 수 있고, 모르면 가르쳐 주기도 하고, 힘들면 다잡아주기도 해요. 아무래도 같은 포지션에 스타일도 비슷하니까요. (도현)”
“(하)도현이형이 농구를 훨씬 오래 했으니까 플레이에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아요. 제가 도움을 주는 건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웃음). (순규)”
하도현은 올해 2학년, 홍순규는 14학번 새내기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94년생 동갑내기다. 홍순규는 고등학교에 들어서서야 농구공을 잡았다. 구력이 짧은 데 비해 홍순규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특히 홍순규의 모교인 부산 중앙고가 당시 7~8명의 선수로 팀을 꾸려나갔기 때문에 매 경기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그러나 대학에 올라오니 그 벽이 또 만만치 않다. 특히, 웨이트가 부족한 탓에 김준일(연세대/C)이나 이승현(고려대/F)처럼 힘이 좋은 빅맨들을 상대할 때면 특히 힘이 든다. “고려대, 연세대가 아무래도 힘이 세고 신장이 좋으니까 리바운드, 수비에서 힘든 부분이 있죠. (순규)”
홍순규 뿐 아니라 하도현 역시 웨이트에 있어서는 고민이 많다. “웨이트를 해도 몸이 잘 불지 않는 타입은 아니에요. 그런데 워낙 활동량이 많아서 살이 자꾸 빠지는 게 문제죠. (도현)” 홍순규에게는 하도현의 이런 고충마저 행복한 고민이다. “제가 웨이트를 아무리 해도 잘 안 불어나는 타입이에요. 웨이트를 아무리 해도 살이 안 붙더라고요. (순규)”
두 선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은 또 있다. 하도현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홍순규는 고등학교에 들어서서야 농구공을 손에 잡았지만, ‘기본기’는 두 선수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혀왔다. 때문에 하도현은 매번 코트에 들어설 때마다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을 눈여겨본다. 그들의 장점을 보고 습득하기 위해서다. “제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이 하는 것 보고 배우고, 단점은 고쳐야죠. (도현)”
하도현은 최근 빅맨들에게 1:1 능력이나 드리블 등 점점 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계속 노력해서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도현)”
홍순규처럼 운동을 조금 늦게 시작한 빅맨의 경우, 골밑플레이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슛 거리가 늘어날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홍순규로선 당장은 슛과 드리블에 좀 더 중점을 맞춰 훈련할 예정이다. “슛 연습 많이 하고 있어요. 연습게임 때도 많이 쏘려고 하고 있고요. 드리블도 많이 연습해야죠. (순규)”
매일매일 부족한 부분을 찾고 그것을 메우기 위해 땀을 흘리는 두 선수는 1학년부터 베스트5 멤버로 코트 위에 선다는 점까지도 닮았다. 대개 신장과 웨이트,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는 타교의 고학년 빅맨들을 상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몸으로 직접 부딪혀서 배우는 것만큼 확실한 학습은 없다고.
“1학년부터 게임을 많이 뛰니까 다른 동년배 빅맨들에 비해 경험이 많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도현)” “잘하는 형들이랑 몸으로 부딪혀보고 농구하니까 배우는 게 많아요. 저도 이렇게 나름대로 경험이 쌓이면 (학년이)올라갈수록 많이 늘 거라고 생각해요. (순규)”
하지만 이에 따르는 고충도 있다. 지난 시즌, 홍순규가 없었던 단국대의 골밑은 하도현이 홀로 지키다시피 했다. 거의 매 경기를 풀타임 출전하다보니 지난 시즌 말에는 팔꿈치 부상을 안고 뛰어야 했다. 아프던 팔꿈치는 괜찮아졌지만 이제는 허리가 말썽이다.
“원래 고교 때부터 부상이 잦은 편이었어요. 팔꿈치는 이제 경기 뛰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요. 그런데 허리가 좋지 않아요. 그래도 경기 출전하면서 재활을 해나갈 생각이에요. (도현)”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를 참아내고 경기를 뛰어야 하는 것은, 에이스의 슬픈 숙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국대는 지금까지 전형적인 ‘에이스 농구’를 구사했던 팀이다. 작년에는 신재호(서울SK/G)가 경기당 평균득점 23.94점을 올리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에이스 한두 명에 의해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에이스 농구는 엄청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단국대는 올해 골밑의 홍순규와 박찬영(183cm, G), 최승민(181cm, G)-최승훈(180cm, G) 형제의 득점력으로 신재호의 공백을 다함께 메워나가고 있다.
덕분에 높이와 조직력이 좋아졌고, 스피드도 한층 빨라졌다. “작년이랑 비교하면 일단 (홍)순규가 들어오면서 높이가 가장 좋아졌죠. 그리고 작년보다 스피드도 좋아졌고요. 그래서 속공 들어가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어요. (도현)”
그러나 단국대는 높이 보강과 새로이 맞춰나가고 있는 세트오펜스가 무색하게, 아직 1승 7패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매년 ‘천안 더비’ 상명대에게만큼은 반드시 승리를 거뒀던 단국대가 올해 처음으로 패하면서 전국체전 티켓까지 내어주고 말았다.
“진 건 진거잖아요. 작년에 사실 상명대 이기고 했던 인터뷰에서 상명대는 저희 라이벌이 아니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져서… 저희 라이벌은 상명대가 맞는 것 같아요. 진 건 진거니까 주눅들지 말고 다시 천천히 해서 올라가자. 그런 이야기 했죠 팀원들이랑. (도현)”
하도현은 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지 위해서는 박찬영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박)찬영이형이 잘해요. 그런데 약간 기복이 있어요. 하면 잘하는데 주눅들어 있어서 자신감 찾아서 빨리 제 컨디션을 찾았으면 해요. (도현)”
홍순규에게는 주목했으면 하는 선수를 꼽아달라고 말했다. 홍순규가 주저없이 꼽은 선수는 바로 홍순규 본인. “저는 저 할래요(웃음). 저는 수비나 궂은 일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저는) (하)도현이형이랑 (박)찬영이형이 공격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궂은 일하는 빅맨입니다(웃음). (순규)”
하도현도 옆에서 홍순규에 대한 평을 덧붙였다. “(홍)순규는 다른 빅맨보다 스피드나 힘이 있는 편이라 체격이 비슷하면 밀리지 않고 끝까지 하는 근성이 있어요. 체력이 좀 약한 편이긴 한데 더 열심히 하면 계속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도현)”
단국대의 미래. 두 선수에게 이 말처럼 어울리는 수식어가 또 있을까. 두 미래에게 서로는 어떤 의미일까.
#하도현에게 홍순규란?
-‘충전기’요. 휴대폰을 충전하듯이 필요할 때 항상 옆에 있으면서 에너지를 주는 친구에요(웃음).
#홍순규에게 하도현이란?
-저는 ‘콜라’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콜라에요. 뭐 형을 제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웃음) 늘 옆에 있고, 또 없으면 찾게 되니까요.
애정어린 한 마디도 남겼다.
#도현: 남은 경기 다치지 말고, 주눅 들지 말고, 항상 하던 대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
#순규: 다치지 마세요. 워낙 많이 다치니까…….
아직 저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단국대의 미래’라는 엄청난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두 선수. 마지막으로 각오도 한 마디 남겼다.
“원래 승부라는 건 알 수 없는 거잖아요.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니까 끝까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하겠습니다. (도현)” “질 땐 지더라도 끝까지 열심해 해서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고, 이길 때 역시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해서 이기도록 하겠습니다. (순규)”
사진제공 = 바스켓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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