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결산 2] 폭발적이었던 LG, 한풀이 실패 요인은?

NBA / kahn05 / 2014-04-11 02:08:28
20140411 창원 LG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LG가 결국 17년의 한을 풀지 못했다.

창원 LG는 지난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에 76-79로 패했다. LG는 이 날 패배로 2승 4패를 기록하며, 모비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LG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를 40승 14패로 마쳤다. 1997년 창단 후, 처음으로 맛본 우승 트로피였다. 울산 모비스와 승률 및 상대 전적에서 동일했지만, 상대 공방률에서 앞섰기 때문. 하지만 통합우승에는 실패했다. 모비스의 ‘경험’과 ‘관록’에 밀렸기 때문. 창원에 운집했던 6,283명의 팬은 안방에서 남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 ‘리바운드’와 ‘리바운드’, 그리고 ‘리바운드’

LG 김진(53) 감독은 이번 시리즈 내내 ‘제공권 싸움’을 강조했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다. 제공권 싸움의 핵심인 김종규(206cm, 센터)는 체력 저하로 높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데이본 제퍼슨(198cm, 포워드)과 문태종(198cm, 포워드)이 골밑에서 분전했지만, 문태영(195cm, 포워드)-함지훈(198cm, 센터)-외국인선수의 공격 리바운드 가담을 막기에는 버거웠다.

LG가 공격 리바운드에서 이긴 사례는 2차례(3차전과 6차전). 승부처에서 리바운드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모비스는 공격 리바운드 이후 대부분을 득점으로 만들었다. LG는 리바운드 실패로 단순히 2점만 잃은 것이 아니다. LG가 자랑하는 빠른 농구를 펼치지 못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한 것이다. 김진 감독도 “리바운드 실패로 우리 팀이 자랑하는 빠른 농구를 하지 못했다”며 경기력 저하의 원인을 ‘리바운드 허용’으로 꼽았다.

‘수비의 끝은 리바운드, 공격의 시작은 리바운드’라는 말이 있다. ‘리바운드’의 중요성을 강조한 어구(語句)다. LG는 ‘리바운드’ 앞에 특유의 ‘신바람 농구’를 펼치지 못했다. 물론, LG 선수단의 리바운드 의지는 돋보였다. 그렇지만 모비스의 의지가 더욱 강했다. LG는 농구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실천하지 못해, ‘플레이오프 준우승’이라는 쓴잔을 마셨다.

# 문태종-제퍼슨, 위력적이었지만...

LG와 모비스 모두에 ‘문태종-제퍼슨’은 중요한 단어였다. 문태종은 승부처에서 3점슛을 넣을 수 있고, 상황에 따라 포스트업과 돌파도 가능하다. 제퍼슨은 유연성과 탄력, 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자신이 소유한 볼을 림까지 들고 가는 능력은 대단하다. 두 선수 모두 혼자만으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 그러나 이 두 명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끊임없는 2대2 플레이로, 서로의 득점을 만들어줄 수 있다. LG의 가장 위력적인 공격 패턴이다.

유재학 감독도 이번 시리즈 내내 두 선수를 봉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유 감독은 6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4쿼터 1분을 남겨놓고 고비였다. (문)태영이가 파울 아웃당했고, (함)지훈이가 부상당했다. (문)태종이의 포스트업을 고민해야 했고, 문태종-제퍼슨의 연속되는 2대2에 고민했다”며 문태종과 제퍼슨의 위력을 설명했다.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지만, 두 선수의 능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너무 의존도가 높았다. 문태종과 제퍼슨은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 237점을 합작했다. 이들이 합작한 237점은 팀 득점(432점)의 54.8%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양우섭(185cm, 가드)이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했다. ‘어시스트 몬스터’ 김시래(178cm, 가드)의 결장도 LG에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김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고심을 많이 했다. 그러나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 ‘준우승’ 속 LG가 얻은 것은?

김진 감독이 이번 시즌 동안 가장 많이 이용한 단어는 아마 ‘어린 선수’와 ‘경험’일 것이다. LG 선수단의 대부분은 1~2년차의 신진급이 많았다. 김시래와 김종규 등 1순위 신인을 2명이나 보유했지만, 이들 역시 경험이 미천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박래훈(189cm, 가드)과 유병훈(190cm, 가드), 조상열(188cm, 가드) 등도 쏠쏠한 활약을 했지만, 승부처를 이겨낼 정도의 강심장은 아니었다.

김진 감독은 6차전 이후 인터뷰에서 “어린 선수들이 챔프전까지 올라와서 투혼을 보여줬다. 그런 부분은 칭찬해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숙제를 안고 다음 시즌을 맞게 됐다”며 선수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고, “어린 선수들이 큰 경험을 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본다. 이런 무대를 경험하며, 본인 스스로가 자신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큰 경기 경험이 다음 시즌을 치르는데 큰 자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LG는 분명 좋은 팀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 문태종과 제퍼슨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문태종과 제퍼슨에게 계속 의지할 수도 없다. 문태종은 내년이면 40살이 되고, 제퍼슨은 LG와 재계약한다는 보장이 없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또 한 번 치고 올라가야 한다. 이번 챔프전에서 쓰라린 경험을 한 LG가 다음 시즌에는 더 높은 곳으로 치고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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