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결산 1] 모비스, 쉽지만 않았던 5번째 우승

NBA / kahn05 / 2014-04-11 02:06:28
20140411 울산 모비스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울산 모비스가 역대 통산 5번째(기아 포함)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는 지난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6차전에서 창원 LG를 79-76으로 격파했다. 4승 2패를 기록한 모비스는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 연속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는 이번 우승으로 전주 KCC와 함께 역대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우승 팀이 됐다. 현대(1997~98, 1998~99)에 이어 두 번째로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았던 5번째 우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스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 ‘타짜’와 ‘득점 기계’, ‘만수’도 흠칫했다

모비스 유재학(51) 감독은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문태종(198cm, 포워드)-데이본 제퍼슨(198cm, 포워드)에 대한 수비 대책을 준비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문태종과 제퍼슨의 2대2 플레이. 유 감독은 문태종에게 이지원(188cm, 가드)-이대성(190cm, 가드)-천대현(193cm, 포워드) 등 다양한 수비수를 붙였고, 제퍼슨에게도 문태영(195cm, 포워드)-함지훈(198cm, 센터)-외국인선수 등을 붙였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문태종은 수비수를 제쳐내고 3점슛을 쏘는 능력이 있었고, 제퍼슨은 수비수가 몇 명이 달린 상황에서도 득점을 넣을 수 있는 집중력이 있었기 때문. 유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유 감독은 “(문)태종이에게 노마크로 준 적은 거의 없다. 달고 던지는데도 잘 들어간다. 역시 타짜 기질이 있다. 제퍼슨은 골을 넣는 기술이 예술이다. 헤인즈와 비교가 안 된다”며 두 선수의 능력을 극찬했다.

그렇지만 모비스는 이를 이겨냈다. 압박수비와 함정수비로 문태종과 제퍼슨을 끊임없이 압박했고, 이에 파생되는 철저한 로테이션 수비로 나머지 선수의 득점을 봉쇄했다. 천대현이 6차전 승부처에서 양우섭(185cm, 가드)의 외곽슛을 막은 것도 이러한 영향이 컸다. 유 감독은 “문태종과 제퍼슨에 대한 수비로 고민했다. 트랩을 할까말까 했는데, 시도를 했다. 바깥에서 로테이션이 좋았다”며 마지막 1분을 회상했다.

# 모비스의 공격 리바운드가 가져온 두 가지 효과

LG 김진(53) 감독은 이번 시리즈 내내 ‘제공권 싸움’을 강조했다. 수비를 잘 해놓고도 공격 리바운드를 계속 허용하며, 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것. 6차전 당시, 기자석 앞에 앉은 어느 팬도 “아! 좀! 리바운드”라는 안타까움을 표현할 정도였다. 6차전에서는 7개의 공격 리바운드 밖에 내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문태영에게 내준 3개의 공격 리바운드는 모두 모비스의 득점으로 바뀌었다.

모비스는 3차전과 6차전 외에 LG와 공격 리바운드 싸움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2차전과 3차전에서는 연달아 패했지만, 리바운드에서는 각각 18-7과 8-5로 밀리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도 2차전 직후 인터뷰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따내는 건 고무적인 부분이다. 리바운드 싸움은 몇 차전까지 가더라도, 우리가 이겨야 할 부분”이라며 공격 리바운드 가담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감독이 공격 리바운드를 강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공격 리바운드를 통해 또 한 번 공격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모비스는 실제로 공격 리바운드를 통해 많은 득점을 만들었다. 두 번째는 LG의 트랜지션 게임을 방지할 수 있다. 모든 선수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로 LG의 폭발적인 농구를 저지할 수 있었다. 모비스는 이를 통해 ‘+4’점을 얻었다. ‘4’라는 점수는 두 팀 모두에 큰 의미로 다가왔다.

# ‘캡틴’ 양동근, ‘V5’의 숨은 원동력

이번 챔프전 MVP는 문태영이 꼽혔다. 문태영은 이번 챔프전 6경기에서 평균 22.2점 8.0리바운드 2.2스틸에 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양동근은 우리 팀의 절대적인 존재이자 모비스의 심장이다. 코트에 그가 있으면, 안정감이 생긴다. 양동근은 활동적인 움직임으로 동료에게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준다. 양동근이 없으면 불안할 정도”라며 양동근의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양동근(182cm, 가드)은 이번 시리즈 내내 동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졌다. 그는 “선수들에게 가장 미안했던 챔프전이다. 인터뷰실에 왜 계속 있는지 모르겠다. 나 자신에게 창피했다. 내가 해줘야 할 부분을 못 했다. (양)우섭이의 수비가 좋았지만, 결론적으로 내가 수비를 이겨내지 못했다.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나 자신에게 도움이 많이 된 시리즈였다”며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양)동근이가 많이 뛰어줬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찬스가 생겼다. 동근이가 볼을 못 잡더라도, 스크린이나 다른 움직임을 통해 동료의 찬스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양동근의 가치를 설명한 바 있다. ‘심장’이라는 기관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끊임없이 뛰며 사람에게 생명을 공급한다. 양동근은 다른 사람의 눈에 띠지 않았지만,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모비스에 ‘우승’이라는 생명을 안겨줬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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