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섭-이지원, 수비로 미쳐야 하는 이유

NBA / kahn05 / 2014-04-04 02:07:38
20140404 창원 LG 양우섭 울산 모비스 이지원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숨은 조력자’ LG 양우섭(185cm, 가드)과 모비스 이지원(188cm, 가드)에게 어울리는 단어다.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열린 두 차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점수 차도 크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3점(77-74, 모비스 승), 2차전에서는 6점(78-72, LG 승) 차. 경기 내내 시소 게임을 펼쳤고, 4쿼터 1~2분을 남겨놓고 나서 승부가 갈렸다.

단기전에서는 주전 외에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미친 선수’가 공격에서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수비로 주축 선수의 존재감을 줄이는 것도 시리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지난 2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모비스 유재학(51) 감독은 문태종(198cm, 포워드)을 봉쇄하기 위해 시리즈 내내 이지원과 천대현(193cm, 포워드)을 교대로 투입했고, LG 김진(53) 감독은 양동근(182cm, 가드)의 역량을 줄이기 위해 2차전에서 양우섭을 선발 멤버로 내세웠다.

이지원은 빠른 발로 문태종의 외곽 공격을 봉쇄했다. 미스 매치가 계속 발생했지만, 함지훈(198cm, 센터)-로드 벤슨(207cm, 센터) 등 골밑 자원의 도움수비가 있었다. 문태종은 챔프전 2경기 평균 14.5점을 기록했으나, 3점슛 성공 개수는 1.5개에 불과했다. 문태종을 막던 문태영(195cm, 포워드)은 이지원 덕분에 경기 초반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유재학 감독은 2차전 직전 “정규리그에서는 (문)태영이가 주로 (문)태종이를 막았다. 챔프전에서는 (이)지원이가 태종이를 막고 있다. 발이 빨라서, 태종이의 외곽 공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업을 감당해야 하겠지만, 태종이의 2점은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니다”며 문태종의 외곽 공격을 봉쇄하는 것만으로도 팀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진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태종이에 대한 공격이 잘 이뤄지려면, 외곽에서 스크린이 정확해야 한다. 그게 원활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조급하다 보니, 미스 매치도 쉽게 만들지 못했다”며 1차전 당시 문태종을 이용한 공격이 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우섭은 2차전에 나와 36분06초 동안 11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가치는 공격력보다 수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양동근의 득점을 ‘4’로 봉쇄한 것. 양동근은 2쿼터 이후 단 한 점도 넣지 못했고, 모비스의 공격은 결국 골밑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김진 감독은 “(양)우섭이가 (양)동근이 수비를 잘 해줬다. 5대5가 아닌, 1대1로 생각하라고 했다. 오늘 양동근 대신 다른 선수들이 볼을 운반하게 만든 것만으로도 성공. 양동근을 놔뒀다고 가정한다면, 오늘 경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양우섭의 수비력을 높이 평가다.

양우섭의 수비는 단순히 양동근의 봉쇄로 끝나지 않았다.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 김시래(178cm, 가드)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것. 김진 감독은 “우섭이가 수비에서 동근이를 괴롭혔고, (김)시래가 리딩을 하기 수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양우섭의 수비가 김시래의 체력 부담을 덜어줬다고 덧붙였다.

문태종과 양동근의 존재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이 크다. 두 선수를 막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양우섭과 이지원 중 누가 ‘미친 수비수’가 될지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가 될 것이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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