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Inside] 균열이 일기 시작한 서부 컨퍼런스의 선두그룹

NBA / Jason / 2014-03-12 18:20:21
케빈 듀란트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플레이오프 진출을 앞둔 현재, NBA는 여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뜨거운 곳은 서부 컨퍼런스다. 서부는 현재까지 40승 이상을 거둔 팀이 무려 여섯 팀이나 될 정도. 그렇다고 상위팀의 성적이 동부 컨퍼런스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 흐름대로라면 이번 시즌의 서부는 대략 50승을 거두어야만 플레이오프에 승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팀간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서부 1위에 올라 있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시작으로 9위에 머무르고 있는 피닉스 선즈까지 10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기존에는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탑시드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였고, 휴스턴 로케츠, LA 클리퍼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구도가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만 하더라도 구도가 보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후반기가 진행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졌던 구도의 틀이 깨지기 시작했다. 샌안토니오가 조용히 연승을 내달리면서 오클라호마시티의 부진을 틈타 위치를 바꾸었다. 휴스턴과 클리퍼스의 상승세 또한 만만치 않다. 여기에 포틀랜드가 잠시 삐걱하면서 상위시드에 오를 팀들의 자리싸움에 굉장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위시드다툼이 헐거워진 것도 아니다. 피닉스가 주춤하는 사이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약진했고, 기존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일찍이 40승을 선취하면서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여기에 댈러스 매버릭스까지 포함,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네 팀이 몰려 있는 형국이다.

스퍼스와 썬더의 뒤바뀐 행보

전반기가 마감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오클라호마시티와 샌안토니오의 강세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팀은 이번 시즌까지, 세 시즌째 서부를 호령하고 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선두그룹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먼저 오클라호마시티의 추락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복귀한 러셀 웨스트브룩과 함께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 중반, 웨스트브룩이 결장한 경기에서 10연승을 질주하는 등 그가 없는 17경기에서 무려 15승을 쓸어 담는 저력을 선보였다. 원맨쇼의 가까운 듀랜트의 엄청난 활약 덕에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이 빠져있음에도 꾸준히 서부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의 복귀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였던 오클라호마시티가 예상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3연패의 늪에 빠졌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덜미를 잡힌 것. 마이애미 히트와 클리퍼스에게 패한 것은 어느 정도가 이해가 되지만 5할 승률 아래에 머물렀던 동부의 약체에게 발목을 잡힐 줄은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기존의 팀에 웨스트브룩이 다시 들어와 역할을 맞추다보니 나름의 성장통을 겪은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시티는 이후 3연승을 거듭하며 우승을 향한 정조준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태평양 원정길. 오클라호마시티는 피닉스와 LA를 찾았다. 결과는 모두 패배. 피닉스 전의 패배는 어쩔 수 없었다지만, 서부 최하위 레이커스에게 진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오클라호마시티는 서부 2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어서 샌안토니오의 약진이다. 이 팀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팀 던컨이 커리어의 끝자락을 내달리고 있는 지금도 샌안토니오는 여전히 서부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후반기 성적이 3승 5패로 부진한 점도 있었지만, 그 이전에 샌안토니오의 오름세가 있었기에 자리 바꾸기가 가능했다.

샌안토니오는 전반기를 로데오트립으로 마무리했다. 샌안토니오는 뉴올리언스를 시작으로 동부를 횡단하고 오는 6연전의 가파른 일정에 돌입했다. 그리고 4승 2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이 뿐만이 아니다. 후반기도 서부 원정 3연전으로 시작했다. 그 것도 클리퍼스, 포틀랜드, 피닉스로 이어지는 플레이오프권에 속한 팀들을 연이어 상대해야만 했다.

# 샌안토니오의 로데오트립 일지

0204 뉴올리언스(승) / 0206 워싱턴(승) / 0207 브루클린(패 )/ 0209 샬럿(승) / 0211 디트로이트(패) / 0213 보스턴(승) / 0219 클리퍼스(승) / 0220 포틀랜드(승) / 0222 피닉스(패)

* 워싱턴 전 2차 연장 끝에 승리

즉, 샌안토니오는 전반기에서 후반기로 넘어서면서 원정 9연전을 치렀다. 중간에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었다지만, 그야말로 가혹하기 그지없는 여정을 보냈다. 원정길 마지막 상대인 피닉스에게 106-85로 대패하긴 했지만, 이 경기를 포함하더라도 무려 6승을 거두며 오클라호마시티를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샌안토니오는 여기서 머무르지 않았다. 피닉스 전 패배가 약이 된 탓일까? 이후 6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현재 6연승의 가파른 상승무드에 올라 있다. 지난 7일에는 마이애미를 111-87로 대파하는 등 '샌안토니오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샌안토니오는 이번 연승을 발판삼아 시즌 초반 이후 처음으로 컨퍼런스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선두그룹에 발을 들이민 클리퍼스와 로케츠

휴스턴과 클리퍼스의 약진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이 연거푸 승리를 거두면서 서부 컨퍼런스의 선두권 싸움에 본격적으로 불을 집혔다. 전반기 막판, 이들은 포틀랜드와 함께 상위시드를 다툴 것으로 보였다. 포틀랜드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휴스턴이 8연승을 내달리며 치솟았고, 클리퍼스 또한 꾸준히 지구 선두를 유지하면서 자리를 잘 유지했다.

클리퍼스의 소리 없는(?) 기세를 무시할 수 없다. 클리퍼스는 휴스턴의 연승에 다소 가려진 면이 없지 않았지만, 최근 8연승에 성공하며 가장 무시무시한 팀으로 뛰어올랐다. 클리퍼스는 후반기 첫 2경기를 패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했다. 수비 중심의 농구를 펼치는 샌안토니오와 멤피스에 조금 고전했다.

하지만 이후 8경기를 싹 쓸어버렸다. 클리퍼스는 이 기간 동안 무려 115.5점을 퍼부으며 상대 림을 폭격했다. 120점을 넘긴 경기가 세 차례나 있었을 정도. 심지어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에 있었던 경기에서는 시즌최다인 142점을 퍼부으며 레이커스에 맹폭을 가했다. 이로써 클리퍼스는 컨퍼런스 2위인 오클라호마시티를 2.5경기 차로 바짝 쫓았다.

여기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는 바로 블레이크 그리핀이다. 그리핀은 2월 한 달 동안 치른 11경기에서 평균 30점 10.7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연승에 가장 많은 공헌을 했다. 결국 그리핀은 서부 컨퍼런스 이 달의 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 또한 J.J. 레딕이 다시금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저말 크로포드와 데런 칼리슨이 레딕의 공백을 완벽하게 매워주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팀은 휴스턴이다. 휴스턴은 1월 말 2연패 이후 8연승을 거두었다. 이 연승을 포함한 2월 이후 성적은 18경기에서 15승 3패를 올렸다. 비록 지난 12일 오클라호마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릎을 꿇었지만, 이 경기 전까지도 5연승을 이어가는 등 남다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단연 백미는 지난 10일에 있었던 포틀랜드와의 홈경기였다. 휴스턴은 이날 시종일관 포틀랜드에 끌려 다녔다. 단 한 차례의 리드도 따내지 못했을 정도로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3쿼터가 끝났을 때만 하더라도 85-73으로 뒤져 있었기에 패색이 짙어보였다.

하지만 4쿼터에 본격적인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제임스 하든이 경기종료 직전 기적과 같은 3점슛을 터트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하든은 이날 양팀 최다인 41점을 포함하여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6스틸을 올리며 팀의 5연승을 견인했다. 제러미 린도 벤치에서 26점을 더했다.

향후 전망은?

# 순위차트(경기 격차)

스퍼스/썬더(0.5)/클리퍼스(3.0)/로케츠(3.5)

현재까지의 흐름을 반추해보면, 샌안토니오와 오클라호마시티가 아무래도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클리퍼스와 로케츠가 더 이상의 연승은 조금 힘들다고 볼 때, 벌어져 있는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클리퍼스와 휴스턴 모두 젊은 팀이다. 즉, 기세를 올렸을 때 분위기를 탄다면, 반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적인 예로 오클라호마시티가 최근 흔들리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험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위의 네 팀 모두 큰 부상자가 없는데다 설사 부상자가 나오더라도 그 공백을 무색케 할 만큼 나머지 선수들이 빠진 자리를 잘 채워왔다. 샌안토니오의 던컨과 토니 파커, 오클라호마시티의 듀랜트와 웨스트브룩, 클리퍼스와 크리스 폴과 그리핀, 휴스턴의 드와이트 하워드와 하든까지 확실한 원투펀치도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옵션까지 훌륭하다. 벤치의 전력 또한 웬만한 팀들보다 나은 구성이다.

아마 이들이 벌이는 순위싸움은 시즌 끝까지 전개되지 않을까? 더불어 순위가 어찌되든 서부 컨퍼런스 세미파이널에서 조우할 확률이 유달리 크다.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무조건적으로 만나야만 한다. 과연 결과는 어떻게 될까? 전형적인 스몰마켓의 표본인 두 팀과 신흥강호로 떠오른 두 팀의 대결이 얼마남지 않은 NBA 정규시즌을 수놓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사진 제공 =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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