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농구를 말하다 ⑤] 이혜림 삼성생명 통역, 호주 유학을 가게 된 사연은?(1편)

KBL / kahn05 / 2014-02-06 00:00:08
20140206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이혜림 통역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경기 시간은 40분. 매 경기마다 허용되는 작전 타임 횟수는 5번(전반전 2회, 후반전 3회). 각 타임마다 주어진 시간은 60초. 그렇기 때문에, 작전 타임은 늘 긴박하다. 코칭스태프는 짧은 시간 내에 작전 타임을 지시해야 하고,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의 지시를 이해해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만큼 바쁜 사람이 또 한 명 있다. 바로 통역이다. 통역은 감독이 요구하는 짧은 지시 사항을 외국인선수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 팀의 전술과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도 잘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통역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외국인선수가 우리 나라에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게, 도우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이혜림(28) 통역(매니저 병행)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통역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유니폼을 입던 그녀, 영어 공부에 매진하다

이혜림 씨는 부산 대신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해,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2002~2004년)에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그녀는 현재 삼성생명에서 매니저와 통역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춘천 우리은행 한새의 양지희(185cm, 센터)와 구리 KDB생명 위너스의 한채진(174cm, 포워드) 등과 동기였다.

하지만 그녀는 운동을 그만 뒀다. 그리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그녀는 “어릴 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어요. 운동을 그만 두면서 영어를 배워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죠.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바로 프로에 갔기 때문에, 대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결국 해외 유학을 결심했다.

그녀의 목표는 미국이었다. 하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미국은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은 그녀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그녀는 2007년 호주로 유학을 떠났다. TAFE NSW와 UNSW에서 1년 동안 어학 연수를 했고, 이후 그 곳에 위치한 TAFE NSW에서 피트니스(체육교육학)를 전공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건강 문제로,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1년. 기회가 찾아왔다. 친정 팀인 삼성생명에서 매니저 및 통역 업무를 제의한 것. 그녀는 “선수 생활을 할 때, 외국인선수와 통역 언니가 있었어요. 대화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는 통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어요(웃음)”라고 말했다. 그렇게, 그녀는 코트로 다시 복귀했다.

20140206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이혜림 통역

# 통역이 갖춰야 할 요건 순간적인 대처 능력!

코칭스태프는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하락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작전 타임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1분.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항을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약속된 사항이나 핵심적인 부분만 전달해야 한다. 통역은 코칭스태프의 지시 사항을 외국인선수에게 전달하기 위해, 코칭스태프만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이혜림 씨는 “작전 타임 시간이 짧잖아요. 아무래도 시간이 적다 보니, 감독님께서는 요구하는 사항을 빨리 전달해야 해요. 감독님의 말을 번역하는 것과 작전을 이해시키는 것은 달라요. 제가 전달하고 나서, 선수들이 과연 제 말을 이해했을까하는 걱정도 있죠(웃음)”라며 작전 타임 때 어떤 점이 어려운지 간략하게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평소에도 콜리어 코치님과 한별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생활과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하지만, 농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죠. 한별이 같은 경우는 우리 나라에서 오랫동안 농구를 많이 해서 이해도가 빨라요”라며 커크 콜리어(53) 코치와 김한별(176cm, 포워드)이라는 동반자가 있어, 작전 타임 때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고 말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통역은 순간 대처 능력을 갖춰야 한다. 전술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또한, 통역이 해야 할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코칭스태프와 외국인선수의 의중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녀에게 통역은 천직(天職)일 수도 있다. 그녀는 다른 통역과 달리, 코트에서 직접 선수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40206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이혜림

# “성격 좋았던 앰버 해리스,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혜림 씨가 매니저 및 통역 업무를 시작한 시기는 2011~12 시즌. 그녀가 맡게 된 첫 선수는 귀화혼혈선수인 김한별이었다. 김한별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 문화를 체험한 시간은 적었다. 이혜림 씨는 김한별이 한국 문화와 한국 농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그녀는 “(김)한별이가 적응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려고 했어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많이 했죠. 제가 한별이를 맡았을 때는 한별이가 한국에 온지 많은 시간이 지난 상태여서, 한국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한 상태였죠. 한별이의 장점은 항상 배우려는 적극적인 자세에요”라며 김한별의 적극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2012~13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다시 도입됐다. 지난 시즌은 지금과는 달리, 1명의 외국인선수만 보유할 수 있었다. 용인 삼성생명은 1라운드 4순위로 앰버 해리스(196cm, 26)를 선발했다. 3라운드부터 경기에 나선 해리스는 삼성생명의 절대적인 에이스였고,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끄는데 크게 공헌했다.

그녀는 “앰버가 저한테는 사실상 첫 번째 외국인선수였어요. 앰버한테 한국 문화와 한국 농구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려고 했죠. 가끔씩 같이 놀러나가기도 했고요(웃음). 성격이 너무 좋았어요. 한국 음식도 너무 좋아했고요. 그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라며 그렇게 엠버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았다.

-> 2편에서 계속

사진 = 서수홍 기자, WKBL-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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