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샹송 안덕수 코치, "한국 농구 발전, 학원 스포츠부터 변해야"

KBL / sportsguy / 2013-09-03 09:46:35
안덕수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적 일본 지도자들은 큰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본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구단인 샹송화장품 브이 매직의 벤치는 한창 시즌 중의 WKBL을 방불케 한다.

연습 경기에서도 선수들에게 강력한 주문을 계속 불어넣고 있는 샹송의 코칭 스태프에는 낯익은 한국인이 있다. 매서운 눈매와 쩌렁쩌렁 울리는 사자후를 자랑하는 안덕수 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샹송화장품은 일본 내에서 비록 대기업은 아니지만 사장부터 여자농구에 관심과 애정이 넘쳐나는 구단이다. 우리나라에는 하은주(신한은행)가 일본에서 뛰던 시절 몸 담았던 팀으로만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 WJBL을 석권하고 있는 JX와 더불어 일본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여자 농구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가장 뛰고 싶은 팀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일본 여자농구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팀이다.

여자농구에 관심이 많은 샹송화장품은 특히 한국 농구 스타일에 매력을 강하게 느꼈고, 이러한 분위기 덕분에 샹송에서 지도자 기회를 잡은 안 코치는 벌써 7년째 이 팀의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농구선수로 활약하던 학창시절, 일본으로 유학길에 올라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했던 안 코치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연맹 사무국장을 맡던 중 샹송의 제의를 받고 일본의 대표적인 여자 농구 지도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때문에, 최근 일본 여자농구의 비약적인 성장에 대해서도 깊은 식견을 갖고 있으며, 한국 여자농구에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수준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전에 일본은 우리나라에 견줄 수도 없던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비슷한 전력을 보여주지 않습니까? 조금 더 지나면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어린 연령대로 갈 수록 일본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안 코치는 세계 무대에서 자랑스러운 성적을 거뒀던 한국 여자농구가 그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당장의 프로보다도 학원 스포츠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학원 스포츠 지도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지도자가 학교나 학부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있게 지도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그런 기반이 확고하게 갖춰져 있지 못하면, 당장의 성적과 외부적인 분위기에 휩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 볼 때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는 그런 부분입니다. 지도자가 바로 서야 좋은 선수들도 많이 배출될 수 있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안 코치는 최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일본 선수들 중에서 국내 팬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선수들로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샹송의 후지요시를 비롯해 챔피언팀인 JX의 요시다와 도카시키, 미쓰비시의 미야모토 등을 꼽았다.

이미 국가대표로 맹활약 하고 있으며 개성이 분명히 넘치는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들의 지도 방식에 맞춰서 수긍하고 배려할 줄 안다는 것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들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안 코치는 아시아쿼터 등의 제도가 도입되어 WKBL에서 일본 선수들이 활약할 기회가 만약 주어진다면, 이러한 선수들이 우리나라 농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반대로, 일본 농구계에 소개하고 싶은 선수로는 우리은행의 임영희를 꼽았다. 노장이라 불릴 나이에도 강도높은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 코치는 일본 선수들이 대부분 결혼 이후 선수 생활을 계속하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며, 결혼 후에도 더욱 일취월장하고 전성기를 보여주고 있는 임영희가 일본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현재 우리은행의 코치로 있는 전주원 코치도 일본 농구계에 꼭 보여주고 싶은 선수였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분명 뚜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여자농구는 WKBL과 WJBL이 꾸준한 교류를 통해 서로를 잘 알고 발전하는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영광을 계승하고, 맹주다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여자 농구도 일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치열한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글, 사진 = 문화저널 21 박진호 스포츠 팀장

[해당기사는 문화저널21 홈페이지에 동시 게재됩니다]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portsguy sportsguy

기자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