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을 바라보며 ②] 모비스, 반격에 필요한 조건은?
- 대학 / kahn05 / 2013-04-11 00:45:28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모비스가 4강 PO에서 전자랜드를 3-0으로 꺾었다. 13일을 쉬었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모비스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전자랜드를 압도한 모습을 보였다. 모비스는 그렇게 3년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모비스가 만날 상대는 정규리그 우승팀 SK. 모비스는 이번 시즌 SK와의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를 기록하며 SK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모비스는 과연 SK와의 마지막 승부에서 일격을 가할 수 있을까?
# 울산표짐승,라틀리프와 벤슨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모비스가 달라진 원동력은 제공권 장악에 있었다.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모비스는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격언을 누구보다 잘 수행해냈다. 특히, 로드 벤슨(29, 207cm)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4, 200cm)는 제공권 장악의 원투펀치로 모비스의 챔프전 진출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벤슨은 지난 2시즌 동안 동부를 준우승으로 이끌고, 이번 시즌 전체 2순위로 LG에 지명됐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모비스가 우승을 위해 1라운드 신인 지명권(3시즌 이내)을 LG에 내주는 출혈까지 감수하며 벤슨을 영입했다. 그러나 벤슨에게 팀 적응 과정이 필요했다. 벤슨의 적응과 함께 모비스 역시 탄탄해졌지만 정규리그 우승은 SK의 몫이었다.
라틀리프는 탄탄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한 리바운드와 궂은 일에 능한 빅맨으로 평가받았다. 잠재력이 풍부한 라틀리프였기 때문에 그에게 거는 기대는 2009~10 시즌의 브라이언 던스턴(27, 203cm),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라틀리프는 정통 빅맨으로서 언더 사이즈였고, 단조로운 공격 옵션과 기복이 심한 경기력은 유재학(50) 감독의 골머리를 썩게 만들었다.
정규리그 후반까지 이들의 역할 배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보낸 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4강 플레이오프에서 벤슨과 라틀리프는 이러한 걱정을 잠재웠다. 이들은 코트에 등장할 때마다 전자랜드의 골밑을 초토화시켰고, 경쟁이라도 붙은 듯 강력한 슬램덩크와 적극적인 속공 가담을 선보이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들의 고른 활약은 SK로서는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임에 틀림없다.
# ‘시래(時來)’의 시간(時)이 오고 있다(來)
2012년 1월, 모비스는 신인 지명 1순위의 행운을 얻게 됐다. 그 순간, 유재학 감독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리고 그는 당당하게 외쳤다. “명지대 김시래”라고 말이다.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32, 182cm)의 후계자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바람에 부응하듯, 신인 드래프트 자리에 김시래(24, 180cm)라는 유망주가 나타났다. 유재학 감독은 그를 선택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이 이번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을 수 있던 요인 중 하나는 김시래의 영입이었다. 모비스가 시즌 초반 ‘판타스틱 4’를 구축할 것이라는 예측도 김시래의 가세가 한몫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많은 이들이 김시래의 재치 있는 패싱 능력과 속공 전개로 이번 시즌 모비스의 농구가 화려해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김시래는 전혀 1순위 신인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하지 못했다. 2순위로 SK에 입단한 최부경(24, 200cm)의 활약과는 달리, 김시래는 소심한 플레이로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양동근·김시래의 투 가드 조합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었다. 김시래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양동근의 부담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하지만 그는 정규리그 후반부로 가면서 1순위 신인으로서 가치를 뽐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재치있는 패싱 게임과 스피디한 속공 전개로 농구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2득점 3.6어시스트 2.6리바운드에 1스틸을 기록하며 김시래의 첫 챔프전을 기대하게 했다. 바야흐로, 시래의 시간이 다가오는 듯했다.
# 함지훈, '계륵'으로 전락할 것인가?
모비스는 정규리그 후반부터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로드 벤슨’이라는 유재학 감독의 마지막 승부수가 조합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가 드러나고 있었다. 특히, 전자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벤슨과 라틀리프이 모두 제 역할을 해주면서 모비스에는 아무런 걱정 거리가 없는 듯했다.
그렇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고 했던가? 모비스 전력의 한 축인 함지훈(29, 200cm)이 정규리그 6라운드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정규리그에서는 더 이상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함지훈의 공백은 문태영(34, 194cm)에게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고, 모비스의 플레이오프 준비도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오히려 함지훈이 빠졌던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상승 가도를 달렸고, 문태영은 물 만난 고기마냥 자신의 득점력을 뽐내는 모습이었다. 함지훈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복귀했지만 평균 7득점 5.6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정규리그와 반대로 문태영과의 조합에 걱정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함지훈은 SK와의 5차례 경기에서 평균 10.6득점 6.4리바운드 4.6어시스트로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또한,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서 제공권 문제를 해결했다고는 하지만 SK의 장신 포워드진에 맞서기 위해서는 함지훈의 가세는 필수다. 함지훈의 가세 없이는 모비스의 ‘챔프전 우승 시나리오’도 완성될 수 없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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