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Final 4 ③] 강인한 승자, 투혼의 패자, 떠나간 레전드

대학 / kahn05 / 2013-04-09 10:44:25
20130408 FINAL 4 REVIEW 3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1위와 4위, 2위와 3위가 맞붙었던 4강 PO. 결과는 1위와 2위의 승리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이면은 그렇지 않았다. 승자와 패자, 모두 열정과 투혼이 빛났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고의 패배 의혹과 승부 조작으로 얼룩졌던 정규리그. 그러나 이번 플레이오프만큼은 그 얼룩을 지우고도 남을 값진 순간이 많았다. 이번 리뷰에서는 눈물겹게 아름다웠던 4강 플레이오프를 돌아보고자 한다.

# 명불허전(名不虛傳) 1·2위, SK·모비스

이번 시즌, SK는 지난 시즌 동부가 기록했던 최다승 타이 기록(44승 10패)을 수립했다. 5년 만의 첫 플레이오프라 많은 이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SK는 이마저 극복해냈다. 3월 19일 이후, 12일 만에 정식 시합을 치른 SK였지만 경기력의 공백도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게 SK는 정상을 향해 다시 한 번 시동을 걸고 있었다.

SK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들의 강점인 제공권과 수비에 이은 속공으로 재미를 봤다. 또한, SK 특유의 ‘토털 농구’가 빛을 발하며 가용 인원이 8명에 불과한 KGC를 서서히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SK는 2차전을 패배했지만 정신적으로 새롭게 무장하며 3~4차전을 연달아 잡아냈고, 11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모비스는 FA 문태영(34, 194cm)과 1순위 신인 김시래(24, 180cm)를 영입하며 기존의 양동근(32, 182cm), 그리고 함지훈(29, 200cm)과 함께 ‘판타스틱 4’를 구축했다. 시즌 중반, 로드 벤슨(29, 207cm)까지 영입하며 모비스는 더욱 탄탄해진 전력을 보였고, 41승 13패를 기록해 팀 내 최다승 경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SK에 막혀 목표로 했던 정규리그 우승에는 실패했다.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전자랜드를 만났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3. 모비스가 껄끄러워하던 상대였다. 모비스가 고전한 이유는 전자랜드 역시 조직적인 농구를 하는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의 모비스는 정규리그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모비스는 모든 면에서 전자랜드를 압도하며 3-0으로 승리했고, 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 눈물나게 아름다웠던 사투(死鬪), 전자랜드·KGC

이번 시즌의 전자랜드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인한 매각설이 바로 그 시작이었다. 결국, 전자랜드는 지난 해 6월 KBL의 지원금을 받아 농구단 경영을 다시 시작했다. 여러 가지 정황상, 아무도 전자랜드의 강세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33승 21패로 시즌 3위를 기록했고, 6강 PO에서 삼성을 3-0으로 압도하며 4강 PO에 진출했다.

전자랜드가 만난 상대는 모비스. 시즌 상대 전적은 3-3이었다. 충분히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너무 달라져 있었다. 전자랜드는 모든 면에서 패배했다. 결과는 0-3, 처참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의지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3차전 패배가 확정된 순간에도 모비스를 물고 늘어졌고, 마지막까지 상위권 팀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KGC는 지난 해 기적적으로 챔피언의 자리를 따냈다. 하지만 이들의 이번 시즌 역시 불안했다. KGC는 시즌이 개막하기도 전 팀 전력의 핵심이었던 오세근(26, 200cm)과 박찬희(26, 189cm)가 빠져나갔다. 이번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치던 김일두(31, 196cm)와 김민욱(23, 205cm)도 잃으며 가용 인원은 점점 줄어들었고, 주축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찾아왔다.

KGC는 6강 PO에서 오리온스를 3-2로 간신히 꺾었다. 그 과정에서 김태술(29, 182cm)과 이정현(26, 191cm)은 부상을 당했고, 양희종(29, 194cm) 역시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다. 설상가상으로 4강 PO에서 후안 파틸로(25, 196cm)마저 부상으로 잃었다. KGC는 SK를 물고 늘어졌지만 1-3으로 패배했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관중들은 그런 KGC에 기립 박수를 보냈다.

# 동시에 떠나간 레전드

이번 4강 PO가 끝나면서 우리는 3명의 레전드를 떠나보냈다. 그들은 바로 전자랜드의 강혁(37, 188cm), KGC의 김성철(37, 194cm)과 은희석(36, 189cm)이다. 이들은 모두 이번 시즌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하며 본인의 농구 인생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서장훈(39, 207cm)처럼 독보적인 선수는 아니었지만 코트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팀에 헌신을 다했던 선수들이었다.

3명의 레전드 중 가장 먼저 떠나간 이는 강혁이었다. 그는 1999년 신인 드래프트 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고, 2005~06년 삼성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공헌하며 챔프전 MVP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강혁의 2대2는 알고도 못 막을 정도로 정교했다. 2011~12 시즌부터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강혁은 지난 6일 모비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마지막 공격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며 마무리를 장식했다. 그는 모교인 삼일상고에서 제2의 농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김성철은 KGC가 낳은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는 1999년 KGC의 전신인 SBS로 입단해 팀 최초 신인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06년 전자랜드로 잠시 팀을 옮겼지만 2009~10 시즌 KGC로 복귀했다. 그는 모범적인 태도로 후배들을 이끌었고, 지난 시즌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 시즌, 후배들이 부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자 김성철은 아픈 몸으로 코트에 나서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다음 시즌 KGC의 코치로 코트에 복귀할 예정이다.

은희석은 연세대 출신으로 장신 포인트가드로 주목받았다. 그는 2000년 KGC의 전신인 SBS에 입단했다. 그 후, 그는 이번 시즌까지 안양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안양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선수다. 그는 출전 시간은 적었지만 벤치에 있는 것만 해도 후배들에게 든든한 존재였다. 그 역시 지난 시즌 팀창단 최초이자 본인의 첫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렸고, 이번 시즌 역시 후배들의 환대를 받으며 정든 코트를 떠낫다. 그 역시 KGC의 지도자로 복귀할 예정이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反)’이라는 말이 있다. ‘떠나가는 자가 있으면 돌아오는 자도 있는 법’이다. 비록 3명의 레전드가 떠나갔지만 새롭게 등장할 3명의 라이징 스타를 바라며 이번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사진 제공 = KBL(왼쪽부터 강혁, 김성철, 은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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