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s Focus] '보스턴의 기둥으로 올라선' 제프 그린

NBA / Jason / 2013-04-07 14:31:28
20130307 Daily(Jeff Green)

[바스켓코리아=이재승 기자] 레존 론도가 시즌아웃이 됐을 때만 하더라도 보스턴 셀틱스가 이리도 잘 할지는 몰랐다. 아니 절망적이었다. 챔피언십에 대한 도전은 고사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힘겨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폴 피어스와 케빈 가넷은 고사하고 당장 론도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 제프 그린(포워드, 206cm, 106.6kg)이 나타났다. 이름부터 녹색기운이 가득한 그린(포워드, 206cm, 106.6kg)은 보스턴을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그린은 레존 론도가 부상으로 결장한 직후 페이스를 되찾더니 생애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보스턴의 중심으로 올라선 그린을 들여다봤다.

보스턴, 오클라호마시티 그리고 보스턴
그린은 지난 2007 드래프트를 통해 NBA에 발을 들였다. 그린은 당시 5순위로 현 소속팀인 보스턴에 지명됐다. 하지만 그린은 곧바로 유니폼을 갈아입어야했다. 보스턴은 그린을 지명한 즉시 그를 트레이드했다. 보스턴은 시애틀 슈퍼소닉스(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부터 레이 앨런을 데려오는 조건으로 그린을 내보냈다.

당시 보스턴은 앨런을 데려온데 이어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로부터 가넷까지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로써 BIG3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보스턴의 BIG3가 탄생하는 첫 단추가 그린의 트레이드였다.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시애틀의 샘 프레스티 단장은 팀의 리빌딩의 일환으로 젊은 선수들을 보강코자 했다. 이미 2007년 여름 라샤드 루이스(현 마이애미 히트)를 자유계약시장에서 잡지 않았고, 앨런마저 트레이드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케빈 듀랜트와 그린을 영입, 리빌딩의 기수로 삼고자 했다.

프레스티 단장의 안목은 대단했다. 그린은 트위너였지만, 팀의 퍼즐로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에이스로 성장한 듀랜트를 잘 보좌했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첫 플레이오프 나들이에 나설 때도 그린은 팀내 주력선수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그린은 지난 2010-2011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되게 된다. 그야말로 깜짝 트레이드였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그린과 함께 네나드 크리스티치, 2012 드래프트 1라운드 티켓(팹 멜로 지명 때 사용)을 매물로 보스턴의 켄드릭 퍼킨스를 전격 영입했다.

보스턴은 퍼킨스와 시즌 내 연장계약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입장조율이 쉽지 않았다. 보스턴은 퍼킨스와의 연장 계약이 실패하면서 과감히 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그 때 오클라호마시티가 손을 내밀었다. 골밑 보강이 절실했던 오클라호마시티였기에 보스턴과 즉각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고, 그린은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됐다.

힘겨웠던 보스턴 적응기
그린의 보스턴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셀틱 프라이드'라는 미명하에 진중한 팀 분위기는 그린을 더욱 위축되게 만들었다.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그린은 보스턴으로 합류하기 전까지 평균 15.2점 5.6리바운드를 올렸다. 그러나 보스턴 합류 후에는 평균 9.8점 3.3리바운드를 보태는데 그쳤다.

보스턴이 그린을 영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그린에 대한 기대치는 이와 같지 않았다.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오갈 수 있는 만큼 피어스와 가넷의 휴식시간을 잘 메워주길 바랐다. 무엇보다 달라진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 컸다. 여태 주전으로 뛰다 벤치에서 나서는 역할이 익숙지 않아보였다. 벤치에서 나서다보니 출전시간도 대폭 줄어들었다.

그린에게 악재였다. 시즌이 끝나면 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되어야 했기에 그린에겐 악재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보스턴은 그린이 BIG3와 함께하길 원했다. 그리고 지난 2011년 여름, 보스턴은 그린에게 계약기간 4년에 3,600만 달러를 안겼다. 그린으로서는 마음 편히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그린의 계약을 두고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적응이 채 끝나지 않은, 당장 팀에서 보여준 것도 없는 선수에게 많은 금액을 안겼다는 의견이 적잖았다. 하물며 다년계약이라 훗날에 어떤 부담으로 작용할지 모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절대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불안감은 금세 들이닥쳤다. 그린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심장이상증상을 보였다. 검사 결과 그린은 더 이상 뛸 수 없었다. 시즌아웃이었다. 보스턴은 시즌을 앞두고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그렇다고 당장 영입할 수 있는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보스턴의 주축으로 올라서다
그린은 절치부심 이번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 시즌을 통으로 결장했기 때문에 각오는 남달랐다. 보스턴도 지난 여름 앨런을 놓쳤지만, 공격적인 투자로 여러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다졌다. 챔피언십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보스턴은 그린이 포지션을 오가며 팀 전술의 교두보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린은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지 못했다. 실망감만 커졌다. 기복이 문제였다. 어떤 날엔 너끈히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다가도 그 다음 날엔 실망스런 행보를 보이기 일쑤였다. 자리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도리어 헤매는 모습이 역력했다.

설상가상으로 야전사령관인 론도가 시즌아웃까지 되며 보스턴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 시즌에도 유독 많았던 부상 선수들 탓에 제대로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보스턴이었기에 론도의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보스턴의 향후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보스턴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팀의 전부나 다름없었던 론도가 아웃된 탓이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 했던가? 론도가 아웃되자마자 그린이 거짓말처럼 살아났다. 그린은 3월에만 평균 17.6점 4.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4월 들어서는 평균 22.3점 7.3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만하면 에이스가 따로 없다. 보다 고무적인 것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더욱 나아지고 있다. 그린은 1월을 제외하고는 월 별로 평균 점수를 꾸준히 상승시켜왔다.

게다가 최근 페이스는 더욱 뜨겁다. 그린은 지난 3월 19일(이하 한국시간)에 벌어진 마이애미 히트와의 원정경기에선 개인 최다인 43점을 적중시켰다. 이날 이후로 그린은 꾸준히 20점에 준하는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미 14경기 연속 두 자리 수 득점행진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피어스보다 나은 느낌이다. 지난 4일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와의 경기에서는 양 팀 최다인 34점을 올리며 팀이 연패를 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지난 6일 경기에서는 비록 패했지만, 23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뽐내기도 했다.

이처럼 그린은 여러 위기들을 잘 극복하고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트레이드로 팀 환경이 바뀌고, 역할을 달라지면서 헤매기도 했다. 새로운 팀에서 자신을 입증하기엔 시간도 적었고 기회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린은 이를 잘 이겨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현재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보스턴을 논할 때 그린이 빠질 이유는 더욱 없어 보인다. 보스턴이 시즌이 끝난 후 다시금 전력을 다진다면, 우승도전은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그린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심장병으로 남모를 고통의 시간을 보냈기에 지금 그린의 활약상이 더욱 반가운지도 모르겠다.

사진 NBA Media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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