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시즌 최고의 시작, 크리스 폴

NBA / kj / 2010-11-26 15:53:50


올 시즌, 최고의 포인트가드를 꼽으라면 단연 크리스 폴이다. 폴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잦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 성적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문제는 팀 성적이었다. 폴의 잦은 결장은 팀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뉴올리언스 호네츠는 37승 45패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두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탈락하게 된다.

하지만 폴이 복귀한 올 시즌, 뉴올리언스는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까지 11승 3패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만큼 ‘폴 효과’가 엄청나다. 과연 폴에겐 어떤 힘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다시 최고로 올라선 폴, 그의 플레이를 집중 분석해 보았다.

픽앤롤의 귀재

최근 NBA에서 ‘픽앤롤’하면 데론 윌리엄스를 떠올리는 팬들이 많지만, 폴 역시 빠질 순 없다. 픽앤롤은 포인트가드라면 반드시 체득해야 하는 플레이이다. 거의 모든 팀의 공격이 포인트가드의 픽앤롤에 의해 파생되는 경우가 많기에 그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픽앤롤이 공격의 시작인 이유는 간단하다. 수비를 무너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픽앤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수비자의 진로를 방해할 수 있는 합법적인 플레이라고. 이 말인즉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쉽게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미스매치가 유발되고 후방 수비에도 영향을 준다. 포인트가드의 능력은 바로 여기서 갈린다. 얼마나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 여부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특히, 앞서 언급한 윌리엄스는 거의 최고 수준이다. 유타 재즈의 전설적인 선수인 ‘제2의 존 스탁턴’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폴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윌리엄스에 비해선 픽앤롤에 대한 비중이 적은 편이지만, 픽앤롤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은 폴도 만만치 않다.

특히, 폴은 오픈된 동료를 찾는 눈이 좋은 편인데 이는 픽앤롤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빛을 발한다. 대체로 픽앤롤은 그 수행 과정에서 틈(패스 경로)이 보이기 마련인데(물론 수비의 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폴은 이때를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또한, 수비가 쏠린 방향을 읽어내는 속도도 빠르다. 따라서 픽앤롤이 다소 어설프게 이뤄지더라도 정확한 패스가 나온다. 덕분에 동료는 득점 찬스를 쉽게 얻는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수혜자들은 에메카 오카포와 제이슨 스미스다. 오카포는 최근 부진에 빠지긴 했지만, 첫 8연승의 중요한 길목이었던 마이애미 히트 전에서 26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펼치는 등 마치 2007-08시즌의 타이슨 챈들러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스미스 역시 통산 최고 평균 득점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평균 출장시간은 18.9분에 불과하지만, 픽앤팝 등 중거리 게임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폴의 경기운영을 편하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건 이러한 폴의 영향력이 매 경기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점이다.



무결점의 볼 컨트롤에 의한 경기운영

폴의 또 다른 강점은 바로 드리블이다. 폴의 드리블은 단순히 잘하는 수준을 넘어 타 포인드가드들과의 차별화가 확실하다. 폴의 드리블은 낮으면서도 간결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돌파가 쉽고 방향 전환도 자유롭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폴을 특별하다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볼 키핑 능력이다. 다시 말해 효율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췄다. 폴이 대단한 이유는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할 줄 안다는 것이다.

뉴올리언스 경기를 자주 본 사람이라면 폴이 픽을 받은 후 상대 선수를 등진 채로 드리블하는 장면을 자주 봤을 것이다. 이는 사실 굉장히 위험한 플레이다. 상대 수비의 견제를 항상 주의해야만 하고 볼 컨트롤이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실책이 나올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폴은 다르다. 좀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고 여유롭게 수비 진영을 살피며 경기를 풀어나간다. 즉, 드리블에 의한 이점을 경기운영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 팀은 곤혹을 치를 수밖에 없다. 마음껏 도움 수비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엔 폴의 드리블이 너무 정확하고 유연하다. 그래서 상대 팀은 알면서도 매번 당한다.

빼어난 공격력

올 시즌 폴의 평균 득점은 16.8점이다. 이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득점이다. 이처럼 폴은 공격에 대한 재능도 뛰어나다. 포인트가드뿐만 아니라 주득점원 역할까지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포인트가드답게 득점을 올려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정확히 구분한다. 결코, 포인트가드의 룰을 벗어나면서까지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따라서 폴의 득점은 대부분 경기운영의 일환인 경우가 많다. 처음부터 득점을 노리기보다는 팀플레이 과정에서 생긴 찬스나 산발적인 수비 빈틈을 많이 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폴은 수비하기가 무척 까다로운 타입이다. 비록 슛 시도 횟수는 적으나 수비의 약점을 간파하는 능력이 좋아 미리 대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생산성도 좋다. 49.3% 야투 성공률과 46.2% 3점슛 성공률이 이에 대한 반증이다.

거기다 기술도 다양하고 슛 거리까지 길다 보니 상대 팀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폴의 패스까지 염두에 둔 채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상대 팀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한다.

시즌 전, MVP 후보를 논할 때 팬들 대부분은 케빈 듀란트나 코비 브라이언트, 혹은 드와이트 하워드나 르브론 제임스를 꼽았다. 폴을 거론하는 팬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지각변동을 일으킨 크리스 폴이야 말로 MVP 후보로 제격이다.

바스켓코리아 조지형 객원기자 / 사진 키스 앨리슨(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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